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퀴즈풀이/히스토리아 역사 스토리

중세 도시를 이끌어 간 경제의 주체 : 길드

중세 도시를 이끌어 간 경제의 주체 : 길드

이번 포스트에서는 이전 포스트였던 상업발달 부분, 중세 도시발달 부분과 연결되는 포스트로서, 중세 도시 경제의 주체였던 <길드>에 대한 이야기를 정리할까 합니다.

1. 길드가 생겨난 이유는?

길드의 발생 원인은 중세 도시들이 성립된 원인과 밀접한 관련이 있습니다. 중세의 도시들은 그 성립자체가 군주의 특허장을 받아 자치권을 획득하면서 이루어진 것입니다. 따라서 도시민들은 도시에 애착을 가지고 서로 뭉칠 수밖에 없었습니다. 도시의 분열은 곧 도시민의 몰락을 뜻하는 것이었으니까요. 그리고, 이러한 도시들은 곧 상업과 수공업을 기반으로 하였기 때문에 상공업이 최소한 유지되어야지만 도시민들은 버틸 수가 있었습니다. 상공업이 파탄에 이르는 순간 그 도시는 봉건영주에게, 혹은 교회나 국가세력에게 잡아먹히게 되는 것입니다.

하지만, 중세의 구조는 아직도 아시아의 발전된 경제체제를 따라가기에는 턱없이 부족했습니다. 중세는 도시 외의 지역은 아직도 장원으로 구성된 자급자족 사회였고, 이러한 후진적 사회 속에서 도시가 살아남기 위해서는 같은 업종의 상인끼리 배타적 유대관계를 형성해야만 했습니다.

즉, 상인들은 미약한 중세 체제 속에서 같이 살아남기 위하여 상업을 독점, 통제하면서 배타적으로 이끌어나갔고, 이러한 배타적 독점을 통해 도시 자체의 경제 수준을 어느 정도는 유지할 수 있었던 것입니다. 이러한 배타적 상업 집단을 <길드>라고 합니다.

2. 상인 길드가 생겨나다

길드 하면 보통 상인길드입니다. 상인길드는 동일한 직종을 가진 상인들끼리 서로 협조하는 체제를 이루기 위해 탄생하였습니다. 그들은 같이 살아남기 위해 공동의 이익과 안전을 최우선으로 하였습니다.

만약 어느 상인이 해적을 만나 재산을 잃었다면, 소속된 길드에서 그 상인이 최소한의 재기를 할 수 있는 금전적 지원을 해 주었습니다. 상인이 해적에게 죽었다면, 상인조합의 타 길드원들은 장례비를 지원해주고, 과부와 자식에게 경제적 지원금과 교육비를 보조해 주었습니다. 상인들은 스스로의 자식들을 길드내에서 보살피기 위하여 <조합학교>라는 것도 만들어 운영하였습니다.

만약 다른 도시의 구성원이 길드가 존재하는 도시에서 물건을 팔게된다면, 그들은 추방당하게 될 것입니다. 길드에서는 어떠한 개인플레이도 용납하지 않았고, 모든 생산과 유통이 길드에 의해 통제되었습니다.

실제 도시의 경제권을 좌지우지하면서, 도시내 모든 업무를 처리하는 행정권, 교회 및 영주세력과의 교섭권을 가지고 있었던 것은 유력 상인 길드들이었습니다. 또, 도시의 자치권을 얻기 위해 외부세력과 싸웠던 도시의 핵심 세력도 이 상인조합이었습니다. 따라서 상인길드는 도시내에서 가장 큰 발언권을 가지고 있었습니다. 그들은 점차 도시내에서 성장하여 <도시귀족>이 되었고, 이탈리아와 같은 발전된 도시국가에서는 <귀족 가문>이 되거나, 도시 독재자가 되기도  하였습니다.

3. 수공업자 길드가 활약하다

수공업자 길드는 동일업종에 종사하는 수공업자들이 다른 도시의 수공업자와의 경쟁에서 도태되지 않도록 서로 협조하려는 목적에서 탄생하였습니다. 수공업자 길드의 가장 큰 특징은 <경쟁체제가 없다>는 점입니다.

이들은 동일한 업종마다 동업조합을 만든 후 <조합의 서약>을 만들고, 모든 조합원이 지킬 것을 강요하였습니다. 이 조약을 지키지 않으면 소위 왕따 당하거나, 심지어 도시에서 추방됩니다. 일반적으로 알려진 길드 조약의 내용을 몇가지만 간추려 정리해 볼까요?

1. 회원간에는 누구도 경쟁을 해서는 안되며, 상호 협조만이 있을 뿐이다.
   2. 회원 외에 제조 물품을 다루는 자가 있다면, 매질을 한 뒤 도시에서 추방할 것이다.
   3. 회원들은 생계유지를 위한 물품 판매 외에 과도한 물품 생산으로 타회원의 생계를 참범해서는 안된다.
   4. 노동시간과 제조방법은 회원간 동일한 원칙에 의해서 정한다.
   5. 물품의 가격은 조합회의를 거쳐 결정한 뒤 적절한 선에서 일률적으로 책정한다.
   6. 물품의 품질이 떨어지는 회원이 있을 경우, 조합에서는 그 회원을 위한 보조를 실시한다.
   7. 일정 범위 내의 농촌에서는 조합과 같은 물품을 생산하는 것을 금지한다.

즉, 수공업자 길드의 특징은 철저한 공동체성을 바탕으로 한 공동 경제체제의 유지입니다. 따라서 그들은 철저한 보호주의 속에서 경제적인 통제를 스스로에게 가하고, 균등한 이익을 얻는 것을 목적으로 합니다. 이러한 체제는 그 기술의 전수에서도 엄격한 계서제를 갖습니다. 마스터(장인) - 기능공(직인) - 수련공(도제)로 서열화하여 궁극적인 목표는 해당 분야의 <마스터>가 되는 것을 목표로 한 위계질서가 있었죠.

그러나 이러한 수공업자 길드는 중세 후반기로 가면서, 도시체제에 크게 불만을 갖기 시작합니다. 그 이유는 자유경쟁과 개인의 창의성을 완전히 배재한 만큼, 기술력 향상이나 자유로운 공업체제를 실현해나갈 수 없었기 때문입니다. 그들은 점차 상인들의 상업자본에 예속되어 상인들의 돈으로 물품을 생산하는 <선대제>방식으로 규제당하는 꼴을 맞이합니다.

또 도시의 행정권을 상인조합이나, 대상인이 좌지우지하자 도시귀족이 된 상인들에게 불만을 품고 도전하려고 하는 경우도 많았습니다. 거기에 수공업자 길드 내의 불만도 있었습니다. 중세 말기가 되면 점차 마스터들도 자신들만의 특권을 주장함으로서 직인계층이 마스터가 되기 어려웠고, 이들은 마스터에게 불만을 갖기 시작합니다.

4. 길드의 문제점

길드는 초기의 도시가 주변 영주, 교회, 국가 세력에 의해 위협을 받을 때 도시를 스스로 지키고, 경제력을 유지한다는 측면에서는 긍정적이었습니다. 그들은 주변의 농촌 장원에 비해서는 상당히 상업발달을 촉진하는 진보세력이었습니다.

그러나, 문제점은 도시의 경제 규모가 커지고, 아시아 문화권과의 원거리 교역이 활성화 되야 하는 시점에서도 독점적인 경제체제를 선택함으로서 유럽의 물품이 아시아에 한참 뒤지는 결과를 가져왔다는 점입니다. 실제, 15-19세기의 유럽 물품은 아시아에 비해 턱없이 수준낮은 것이었습니다. 중국은 19세기 까지도 유럽과의 무역에 대하여, <쓸데없는 물건이지만, 오랑캐국의 성의 때문에 받아둔다>라는 전통적 조공질서의 입장이었습니다. 인도 역시 자국산 면직물보다 수준낮은 영국의 면직물을 거들떠 보지도 않았다고 합니다. 즉, 19세기 까지는 유럽의 자본이 아시아로 넘어가기만 했지, 아시아의 자본이 유럽에 들어오지 못하였습니다. 하지만, 유럽이 19세기 까지 버틴 것은 신대륙에서 흘러나오는 막대한 양의 금과 자원 때문이었죠.

이 길드체제는 프랑스 혁명기까지 유지되는데, 길드체제가 유럽에서 오래갈수록 유럽의 도시발전은 후퇴하기 시작하였습니다. 어쩔 수 없이 유럽의 공업 발전은 농촌에서 공업이 시작되는데, 이것을 <원산업화>현상이라고 합니다. 유럽은 농촌에서 제작한 수공업물을 도시자본이 사서 판매하는 <선대제도>를 실시합니다. 유럽의 산업혁명은 대부분 농촌사회에서 시작되는데, 그렇지 않은 특이한 나라는 섬나라인 <영국>입니다. 보통, 산업혁명하면 영국을 생각하고 영국과 같은 도시혁명을 생각하는데, 사실은 영국의 경우만이 특이한 경우라는 것을 알아두어야 할 것입니다.

길드체제로 도시가 경직화되면서, 농촌에서는 산업화 현상이 시작되었고, 이것은 농민층의 분해를 가져옵니다. 특히, 농촌에서는 양모를 바탕으로한 산업이 가속화되어 <양을 울타리쳐서 안에다 가둬키우는> 인클로저(in-close)운동이 시작됩니다. 이 때 농촌민들의 분화현상이 심화되어 유럽에서의 빈부차이가 차츰 사회문제로 대두됩니다.

도시에서는 상인조합을 중심으로 신분분화가 가속화되어 상층부르조아 - 중소 부르조아가 갈리고, 도시에서 상공업 주도권을 잃은 수많은 노동자들은 도시 프롤레타리아 계급을 형성하게 됩니다.

이러한 현상을 정리하자면 상업자본이 도시와 농촌을 지배하게 됨을 뜻하는데, 이러한 길드적 상업자본은 프랑스 혁명 때 국민의회의 <길드폐지안>에 의하여 사라지게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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