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퀴즈풀이/히스토리아 역사 스토리

스콜라 철학사 3 - 보편논쟁 제 2장 : <실제론>

스콜라 철학사 3 - 보편논쟁 제 2장 : <실제론>

스콜라 철학의 세 번째 시간으로 여기서는 보편논쟁 중 실제론에 대한 이야기를 간략히 다뤄보겠습니다.

1. 논쟁의 개요

보편논쟁이란, 중세철학의 가장 큰 핵심 논쟁입니다. 이 논쟁은 <보편>이란 것이 과연 실재로 존재하는가 - 실제론, 아니면 <보편>보다는 <개별>이 우위에 있는가 - 유명론 의 논쟁으로 압축할 수 있습니다. 이 실제론, 유명론의 논쟁은 신학적 논쟁에서 출발하지만, 교황권 강화기에는 <신권보다 강한 지상의 교황권>이라는 논리로 이용되기도 하고, 후기에는 <베이컨>, <데카르트> 등의 철학적 사유에 이용되면서 <경험론, 합리론>적 사유로 전환되기도 합니다. 그럼 여기서는 실제론을 한번 볼까요?

2. 실제론의 주장

실제론이란, <보편>적인 것은 실제 존재한다는 입장입니다. 이것은 초기 신학자들부터 계속 내려온 철학으로 플라톤과 아리스토텔레스의 <절대적 보편성>을 인정하는 입장입니다. 이 입장은 <이데아, 신>과 같은 절대적인 보편은 항상 존재하며, 개별적인 사물의 뒤에는 <보편적인> 무엇인가가 있다는 입장입니다. 즉, 이 입장에서는 보편적인 것들은 항상 형이상학적으로 존재합니다. 신의 절대적 보편성, 모든 사람에게 평등한 원죄의 보편성, 구원에 대한 믿음의 보편성 등은 원래 존재한다고 보는 것이죠. 따라서, 이 실제론의 입장에서는 <신의 섭리>에 따른 삶을 강조합니다.

중세 초기의 신학자들(교부철학자들)은 <인간의 정신을 벗어난 독립적인 보편적 진리>가 존재한다고 말하였습니다. 그 대표적인 학자가 신국론의 아우구스티누스입니다. <신국론>에서 아우구스티누스는 <지상의 불확실한 교회와 세속적 권력 보다는 하늘나라의 완성된 교회>로 가는 것이 삶의 목적이라고 하였습니다. 따라서, <하느님의 나라>로 가는 것이 지상 역사의 목적이고, 그것을 수호하여 이끄는 자들이 교부라고 생각한 것이지요. 이러한 아우구스티누스의 철학 체계를 <신플라톤 철학>이라고 합니다.

아우구스티누스는 플라톤의 이데아 철학을 인용하여, <이데아>를 <신>으로 보았습니다. 따라서, 플라톤의 <동굴의 비유> 같은 철학적 사유는 <실체를 알지 못하고, 그 그림자만 봐야 하는 신의 모습>으로 대체되었고, 신은 우리가 알수 없는 보편적인 존재가 되어 버렸습니다. 따라서 보편이 앞서 존재한 뒤에 개별자들은 신이 창조한 무엇인가로 설명되어지는 것입니다. 이것을 universaliis ante res라고 말합니다. 결과적으로 말하면, 보통 이렇게 정리하곤 합니다 .

모든 사물은 신의 정신 속에 보편적 형태로 먼저 존재한다.

3. 성 안셀무스의 실제론 확립

실제론을 학문적으로 체계화 시킨 사람은 11c 영국 캔터베리 대주교인 성 안셀무스입니다. 11c 영국사는 개별중세사에서 자세히 다루었습니다.(참고하세요) 11세기 영국은 헨리 1세의 전성기로서, 영국 국왕이 보통법을 확립하고, 교회재판권을 왕권에 귀속시키려는 시기였습니다. 헨리 1세는 교회재판권을 왕이 빼앗기 위해 안셀무스를 영국 대주교 자리에 강제로 취임시킵니다. 영국사에서 이 이야기도 유명한데, 안셀무스가 이런 저런 이유로 대주교 자리를 거부하자 왕이 안셀무스의 친구들을 동원하여 강제로 옷을 입혔다고 합니다.

그러나, 안셀무스는 취임 후 영국 국왕의 모든 명령을 거부하고, 교회를 <독자적>으로 이끌어 나갑니다. 영국 왕은 뒤늦게 이 안셀무스 취임을 후회하였지만, 이미 늦어 버렸습니다. 안셀무스는 교회재판권을 교회가 유지하는 것에 총력을 기울였죠.

이 안셀무스가 고민한 첫 번째 문제가 바로 <신앙>과 <이성>의 문제였습니다. . 안셀무스는 인간의 이성보다는 <하느님의 보편자>가 우위라는 <실제론>을 확립하였습니다. 그의 유명한 말은 다음과 같습니다.

나는 신앙을 위하여 지성을 구하는 것이 아니라 (신의 존재 자체의 보편성을) 알기 위하여 믿는다. 신은 절대적으로 완전하고, 완전하다는 것은 실재한다는 것도 포함하기 때문에 신은 존재할 수밖에 없다. 나는 신 외에 그 어떤 것에도(심지어 교황과 왕권마저도) 완전함을 허락할 수는 없다고 생각힌다.

이 말을 정리하면 실제론의 핵심이 나옵니다. 실제론의 핵심은 <신>이라는 존재의 보편자를 인정하는 논리입니다. 이 논리는 결국, 교권의 중심에는 <신>이 자리잡아야 하며, 교부, 교황, 주교 등의 존재들은 보편자인 <신>의 섭리 밑에 있다는 정치적 논리로 귀결됩니다. 안셀무스가 원한 신앙의 핵심에는 완전무결한 신만이 존재합니다. 이것은 안셀무스 이전의 초기 교부학자들로부터 내려온 전통적인 신학 체계였습니다.

그럼 다음 장에서는 초기 유명론을 역사적인 관점에서 포스팅해보겠습니다.

이 글에 대한 참고사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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