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퀴즈풀이/히스토리아 역사 스토리

스콜라 철학사 4 - 보편논쟁 제 3장 : <온건한 실제론>

스콜라 철학사 4 - 보편논쟁 제 3장 : <온건한 실제론>

스콜라 철학의 세 번째 시간으로 여기서는 보편논쟁 중 온건한 실제론에 대한 이야기를 하겠습니다. 이 온건한 실재론은 초기 실재론을 변형하여 약간 교황중심적인 논리로 전환한 이론을 말합니다. 대표적인 학자는 토마스 아퀴나스로, 그는 실재론의 관점에서 <아리스토텔레스>의 입장을 첨부하여 <신앙과 이성의 조화>를 끌어내였습니다.

1. 온건한 실재론의 개요

온건한 실재론이 등장한 배경은 <이슬람 세력에서의 문화 전파> 때문입니다. 유럽사회는 6세기 이후 이슬람에 빼았겼던 이베리아 반도를 되찾기 위한 시도를 여러번 했지만, 강성한 이슬람 왕조에 막혀 번번이 실패하였습니다. 그러나, 9세기 이후 이슬람 왕조가 점차 분열되어 여러 칼리프로 분열되는 시기를 맞자, 유럽은 재정복 운동을 하여 이베리아 반도를 되찾았습니다. 그런데, 이 지역을 찾고 이슬람과 교류하는 동안 <아리스토텔레스>의 원저작이 이슬람의 <아랍어>를 통하여 유럽에 차츰 전파되었습니다.

교회에서는 이 플라톤과 버금가는 대 철학자의 논리를 교부철학에 접목시키되, 정통교리에 어긋나지 않게 체계화할 의무가 생겼습니다. 기존의 실제론은 신플라톤 철학으로서 <신 = 이데아>로 접목시킨 플라톤 철학이었습니다. 신은 보편적이고 절대적인 이데아이고, 신의 존재는 누구도 실체를 알 수 없는 <동굴에서 그림자만을 보면서 느낄 수 있는> 추상적인 존재였습니다.

그런데, 플라톤과 맞먹는 아리스토텔레스의 논리는 <이데아론>이 아니라, <실제론>이었습니다. 그는 <보편>은 존재하나, 그 보편 각각에는 <개별적 개체>가 있다고 주장했었습니다. 따라서 교회에서는 이 철학 논리를 어떻게 수용할 것인가를 고민하였고, 이것을 철학적으로 완성한 사람이 토마스 아퀴나스입니다.

아퀴나스는 모든 사물에는 <초월적 보편자>가 존재하지만, 그러한 보편자를 인식하기 위해서는 <감각적인 지식>을 갖추어야 한다고 말합니다. 즉, 신앙은 절대적인 것이지만, 신앙을 알기 위해서는 신앙이 절대적이라는 <지식>을 소유하고 있어야 한다는 주장이죠. 이것은 절대적 존재인 <실재론>을 인정하면서도, 개별적 존재인 <유명론>도 수용하는 입장입니다. 따라서 이 토마스 아퀴나스의 이론을 <신앙과 이성의 조화>라는 말로 설명하곤 합니다. 사실, 신앙과 이성의 조화란 <이데아 중심의 신플라톤 철학>과 <경험중심의 아리스토텔레스 철학>의 조화를 다시 말한 것과 같습니다. 이러한 조화되어 변형된 실재론을 <온건한 실재론>이라고 하며, 이것이 중세 사회의 기본 철학이 됩니다.

여기서 한가지 키워드가 작성됩니다. 신플라톤 철학을 받아들여 이데아론을 중심에 놓는 학풍을 우리가 <실제론>이라고 부른다면, 아리스토텔레스 중심의 철학을 중심으로 개별자를 강조하는 철학은 <유명론>이 될 수 있는 것이지요. 또 실제론은 이데아와 같은 보편 관념을 중시하는 <관념론>과 연결된다면, 유명론은 개별 경험을 중시하는 <경험론>으로 연결됩니다. 실제론에 영향을 받은 후대 철학자가 철저한 기독주의자인 <파스칼>이라면, 유명론의 경험주의를 이어받은 철학자는 <로크, 베이컨> 정도가 되겠네요.

2. 토마스 아퀴나스 : 신앙과 이성을 조화시키다.

토마스 아퀴나스는 아리스토텔레스의 철학을 기존 실재론의 <플라톤 철학>과 어떻게 조화시킬까를 고민하였습니다. 그 결과, 이 과제를 합리적인 방법으로 해결하여 <스콜라 철학>을 체계적으로 완성시킵니다. 실제, 실제론과 유명론의 철학은 그 이론 본질에서 대립합니다. <신>과 중요시하는 <플라톤식 실재론>은 <자연현상>을 강조하는 아리스토텔레스식 유명론과 합치하기 어려웠습니다.

하지만, 아퀴나스는 상충하는 대립적인 의견들을 모아 변증법적인 방법으로 묶어서 해결합니다. 이러한 내용을 요약한 최대의 스콜라 저서가 바로 <신학대전>입니다. 이 신학대전에서 <신앙과 이성의 조화>를 어떻게 해내었는지 볼까요?

그 결론은 의외로 간단합니다. 한마디로 정리하면, 다음과 같은 변증법 논리로 귀결됩니다.

1. 정 : 지상에는 감각적인 경험이 있는데 이러한 경험은 중요한 것이다.(아리스토텔레스 계열의 실재론 수용)
   2. 반 : 하늘에는 신의 섭리가 있는데 이것은 지상의 경험보다 중요한 것이다.(신플라톤 학파의 유명론 수용)
   3. 합 : 감각적 경험을 통하여 신의 섭리를 더 잘 깨달을 수 있으므로 2가지는 모두 중요하다.

예를 들어볼까요? <진리>는 감각적 진리와 신의 섭리 중 어느 것이 중요할까요? 다음과 같이 정리됩니다.

1. 정 : 자연적인 경험과 진리는 항상 지상에 존재하는 것이므로 중요하다 (아리스토텔레스)
   2. 반 : 초자연적인 신의 은총은 인간의 삶에서 매우 중요하다 (플라톤)
   3. 합 : 자연의 진리는 초자연의 진리에 의해 보완되는 것으로, 신의 은총은 자연과 대립(파괴)되는 것이 아니라 자연을 완성하는 것이다.

이번에는 <행복>의 예를 들어볼까요?

1. 정 : 인간의 행복은 지상의 행복으로서 매우 중요하며, <행복>은 인간 삶의 목표이다.(아리스토텔레스)
   2. 반 : 카톨릭에서는 신의 세계로 나아가는 것이 가장 큰 행복이다 (플라톤)

   3. 합 : 자연속의 행복도 중요하나 신앙과 자애라는 카톨릭의 덕목은 더욱 중요하다

이번에는 <세속권>에 대한 예를 들어보겠습니다.

1. 정 : 국가권력은 세속의 필요에 의해 합리적으로 결정될 문제이다. (아리스토텔레스)
   2. 반 : 교회는 영적인 필요에 의해 인간을 신심으로 인도한다. (플라톤)

   3. 합 : 신과의 생활이라는 더 높은 초자연적인 목적이 있으므로, 교회는 초자연적 목적에 더욱 힘써야 한다.

토마스 아퀴나스의 이론을 결과적으로 정리하면, 실재론의 경험과 자연성을 모두 인정하여 아리스토텔레스의 철학 체계를 적극 수용하면서도, 관념론(플라톤 철학)의 주 이념인 <보편성, 초월성>이라는 것을 더 강조하고 있음을 알 수 있습니다. 이것이 바로 <온건한 실재론>이자 <신앙과 이성의 조화>된 변증법적 개념입니다.

사실 이러한 변증법적인 종합개념은 <아벨라르>가 확립하였습니다. 아퀴나스는 아벨라르 등 많은 스콜라 학자들의 영향을 받은 면도 많지요. 아벨라르는 다음 장에서 다룰 예정입니다. 그럼 다음 장에서는 <유명론>에 대한 내용을 포스팅 해보죠. 관심분야가 아닌 것을 자세히 다루려니 정말 힘드네요... 휴... 하지만, 서양중세사를 다루기로 한 만큼 빼놓을 수 없는 부분이라 전부 하나하나 짚어보려고 합니다. 유명론으로 고고!!

이 글에 대한 참고사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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