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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북조의 귀족 2 - 귀족사회로의 전환되다

동양사정리/중국사이야기 2007/04/01 22:56

남북조의 귀족 2 - 귀족사회로의 전환되다

1. 한대 호족은 <청의>를 원칙으로 하였다

원래 호족은 지방에서 대토지와 무력을 가진 세력을 뜻한다는 것을 지난 포스트에서 설명하였습니다. 이 호족들은 전한시대에는 <공동체적인 향리조직> 속에서 대두되는 향촌 세력으로서 객, 문생, 고리, 부곡 등과 연결되었고, 노비를 통해 생산력을 확보한 계층입니다. 그러나 이들은 아직 중앙관계에 진출하기에는 부족했습니다. 전한 시대 외척과 환관의 싸움이 치열하였고, 이들은 지방에서 묵묵히 세력을 키우고 있었죠.

이들은 후한 광무제 정권 이후에 크게 대두합니다. 후한 정권 자체가 호족연합정권이었기 때문입니다. 이들은 이제 <공동체적 향리조직>을 붕괴시키고, 향촌 사회의 지배자로 나서기 시작합니다. 이들은 향거리선제를 통하여 호족의 추천으로 지방 사회를 장악해 나갑니다. 보통 호족끼리 추천하여 그들끼리 지방을 해먹는다고 해서 <호족호천>이라고도 합니다. <호족은 향리를 지배한다>는 것이 후한 시대의 전반적 사회분위기였습니다.

그러나, 호족세력이 중앙에 진출하기에는 아직도 한계가 많았습니다. 중앙의 환관, 외척 세력 때문이었죠. 따라서 호족들은 부패한 중앙의 환관세력에 대하여 지방에서 호족 상호간의 유대관계를 통하여 뭉치기 시작합니다. 중앙의 환관들은 이러한 호족의 움직임을 <당파를 만들어 왕실에 대항하려는 반역의 움직임>이라고 규정합니다. 절대 호족들은 붕당을 만들수 없다는 <당인>의 논리가 여기서 나옵니다.

호족들은 이에 대하여 중앙의 환관들이 곧 부패한 <탁류>이고, 자신들의 유대는 유교적 풍속에 의한 아름다운 <청의>라고 주장합니다.

<청의>란, 독자적인 절의를 지켜나가면서 인물평가와 미풍양속을 통하여 정치를 해야 한다는 호족들의 지방 이념을 말합니다. 이 논의에 따라, 향거리선제로 추천받는 사람은 효렴, 청렴한 인물이었습니다. 물론, 그 대상은 호족이었지요.

후한 말기에 가면, 이제 <향촌 공동체적 향리조직>은 원소, 동탁, 유비, 조조 등의 청의파 호족들에 의하여 완전히 소멸됩니다. 호족들은 자신의 군대와 영지를 가지고 독자적으로 삼국시대를 열어갔습니다.

2. 구품중정법이 실시되면서 <청의>가 공론화되다

구품중정법은 삼국시대를 통일한 위나라의 건국자 <조비>가 실시한 제도입니다. 이 제도의 특징은 <청의>를 바탕으로 <호족>을 추천으로 선발하는 제도입니다. 조비는 새로운 국가에 걸맞는 인재 등용을 위한 것이었습니다. 조비는 중앙집권을 위하여 이런 제도를 마련했지만, 실제 운영에 있어서는 <호족>들이 중앙관리로 천거되어 <호족의 귀족화> 현상을 초래합니다.

구품중정법의 내용을 한번 볼까요?

이 제도는 일단 지방 현지사정에 밝은 지방 출신 고관을 <중정관>으로 임명합니다. 이 중정관이 향론(지방 여론)을 살펴서 지방의 청년을 9품으로 분류하여 향품을 매깁니다. 향품은 상, 중, 하 3단계로 나눈 뒤, 각각 상상, 상중, 상하, 중상, 중중, 중하, 하상, 하중, 하하의 9품으로 세분화하였습니다. (그냥 1-9품으로 나누었다는 설도 있습니다.) 그러나, 사마의가 실권을 잡은 이후, 서진 시대에는 중앙의 사도가 직접 9품을 매기게 되어, 중앙정부가 9품관인법을 통제하는 시기도 있었다고 합니다.

이 제도의 특징은 호족이 지방의 향리조직 대신 <향론>을 좌우하는 만큼, <호족 자제가 선발되어 고위관직의 독점>이 이루어졌다는 것에 특징이 있습니다.

이 제도로 인하여 이제 위진남북조의 사회는 <가문>을 중시하는 사회로 변질됩니다. 왜냐면, 구품중정법에 의해 관리가 되려면 <추천>이라는 것이 필수가 되어야 하는데, 이러한 추천은 <호족사회의 종족> 추천이 필요했기 때문입니다. 즉, 가문을 바탕으로 출세하는 것이므로, 개인보다 가문이 중시되었습니다. 국가는 호족이 추천한 1-9 품의 향품에 대하여 그 관품을 <추천>하는 역할 정도만 하게 됩니다. (보통 3-4품을 낮추어 승인하였다고 합니다. 지방에서 3품으로 추천받은 자는 중앙에서 7-8품 정도로 관품을 주는 식입니다.)

이 제도로 인하여 가문이나 종족이 국가와 일가(또는 개인) 사이에서 매개자 역할을 하게 되었습니다. 이러한 가문 중심으로 변화되어 호족이 중앙에 진출하게 된 변형된 호족를 중국 역사에서 <귀족>이라고 부릅니다.

사회변화

향거리선제

구품증정제

기    반

가를 중심으로 하는 향촌사회

가문, 문벌 중심의 종족사회

관리진출

가에서 국가 관리로 진출

종족의 추천을 얻어야 국가의 관리로 진출

향촌구조

개인의 능력을 바탕으로 하는 향촌사회구조

능력보다 가문, 문벌 등 종족의 배경을 바탕으로 한 호족사회체제

국가역할

국가가 관직을 하사

국가는 호족이 정한 향품에 따라 추천된 호족자제의 관품을 승인

3. 남조정권의 귀족사회

남조에서는 귀족사회가 성립될 때, 북방귀족과 낭방귀족을 차별하였습니다.

동진 정권은 북방에서 내려온 전통 귀족들을 우대하였는데, 특히 먼저 내려온 귀족(조도귀족)이 먼저 특권을 선점하여, 후에 내려온 귀족(만도귀족)보다 우위를 점하였습니다. 북방에서 내려온 귀족들은 중원에서 해왔던 방식으로 대토지 소유, 사병 보유, 종족과 영호, 노비 관계의 확립을 통해 확실하게 남조 지방사회를 장악하였습니다.

따라서 남조의 귀족사회는 먼저 남부지방을 선점한 북래귀족들을 최상으로 하여 위계질서가 잡힌 상하관계가 형성된 사회입니다. 강남 토착귀족들은 이민족 지배에 대한 반항으로, 북방에서 내려온 중화 귀족들을 받아들였지만, 점차 북방귀족들과 사회적, 경제적 격차가 벌어지기 시작하였습니다.

이러한 북방 귀족들은 중앙에서는 대대로 고관을 배출하였고, 지방에서는 대토지와 종족을 보유한 유력 가문으로서 영향력을 행사합니다. 이러한 영향력 있는 귀족들을 보통 <세족>이라고 합니다.

북방에서 내려온 귀족들은 말 그대로 <귀족적>인 생활을 지향하였습니다. 그들은 가문이 미미한 자들과는 통혼하지 않았습니다. 또 고관에 진출해도 정사를 돌보기 보다는 <북조 침입에 대비하기 위해 실권을 준 무장세력>들을 감시하는 역할 정도만 했습니다. 그들은 고관이라는 허명만 과시할 뿐, 정사는 하급관리에게 맡기고, 대토지와 종족 보존 및 노비 사역에 노력하였습니다. 따라서 남조의 사회에서는 귀족드이 시문, 예술 등에 종사하는 경우가 많았습니다. 이들은 예술을 천하게 여기지 않고, 귀족적인 것으로 여기였으며 풍류를 즐기는 것이 귀족적인 것이라 생각하였습니다.

4. 북조 정권의 귀족사회

북조는 5호 16국 이래 이민족들의 무대였습니다. 따라서 북조 치하에서 중국인 귀족들은 남쪽으로 남하하거나, 관직에 참여하려고 하지 않는 부류들이 많았습니다. 한인 귀족들은 중국인들까리 뭉쳐 전통적 화이사상 체계를 유지하려고 하였습니다. 이들은 같은 성을 <골육>이라고 부르면서, 대가족을 유지하고 문벌을 유지하려고 노력합니다.

선비족의 북위 정권은 한화정택을 쓰기 위해 한인 관료들이 필요하였습니다. 그래서 최대한 회유하여 한인호족들을 북위정권의 후원자로 활용하려고 하였습니다. 그러나, 만약 한인 귀족들이 북조 왕조를 무시하는 경우에는 가차없는 처벌을 하기도 합니다. 그 대표적인 사건이 <국사필화사건>입니다. 국사필화사건은 북위에서 자세히 다루었으므로 여기서는 넘어가겠습니다.

5. 귀족 사회가 몰락하기 시작하다.

남북조의 귀족사회가 몰락하게 되는 배경은 남조 시대를 포스팅할 때 자세히 다루었던 <후경의 난>입니다. 하지만, 귀족사회의 몰락은 귀족들 자체 내부의 모순에 기인하는 원인도 있습니다.

후한 대의 <청의>를 바탕으로 한 호족사회의 순결함은 호족들이 대토지를 가지고 중앙에 진출하여 귀족화됨으로서 무너지고 맙니다. 호족들이 귀족화되면서 특유의 효렴, 청렴, 유교적 기풍, 미풍양속이 사라졌으며, 이것은 호족의 지방 기반이 무너지는 것을 의미합니다. 호족의 지방 여론을 주도하는 객, 문생, 고리 등의 영호세력과 지방 향리 세력의 여론을 <향당>이라고 하는데, 호족은 참신함을 잃어가면서 이 <향당>을 잃게 됩니다.

특히 남조사회에서는 북방 민족과의 대결을 위해 미천한 무장 출신을 <황제로 옹립>하는 경우가 많았습니다. 황제들은 귀족권을 누르기 위하여 여러 정책을 시도합니다. 그 결과 황제권과 귀족권의 다툼이 귀족사회를 붕괴시키는 원인이 되기도 합니다

북위에서는 효문제의 성족분정령 등으로 귀족문벌 등급을 황제가 정하려는 움직임이 있었습니다. 또, 중국식 율령제도의 도입으로 문벌귀족들을 국가 관료로 편입시키려는 노력도 많았습니다.

이러한 과정을 거쳐 남북조 말기에는 귀족체제가 힘을 잃어가면서 서서히 중앙집권적 황제지배가 자리잡게 됩니다. 북주의 화북통일, 수의 중국 전테 통일은 귀족제가 몰락하는 가운데 황제권이 극강화된 면이 있습니다.

6. 어디서부터 어디까지가 귀족사회인가?

중국사에서 귀족제설은 큰 논란거리 중 하나입니다. 도대체 어디서부터 어디까지가 귀족사회인가? 이 문제를 두고 일어난 논쟁이죠.

세계사적인 보편성에 입각한 학자들은 위진남북조에서 당나라 말까지를 귀족정치라고 봅니다. 실제 위진남북조는 사회실권이 귀족에게 있었고, 이러한 귀족적 사회구조가 당나라까지 갔다가 송대 이후 황제권 강화로 귀족사회가 사대부 사회로 넘어간다는 입장입니다. 이것은 정치주체와 정치형태로만 귀족사회를 바라보는 입장입니다.

다른 입장은 귀족정치를 특수한 <위진남북조 사회>만의 현상으로 보는 입장입니다. 이 입장은 위진남북조 사회를 전반적으로 보았을 때, 귀족적인 형태가 가장 극명하다는 점에 착안한 것입니다. 귀족정치는 고대 씨족사회와도 다르며, 호족사회와도 다르며, 봉건정치와도 다른, 독특한 시대상을 보여준다고 말합니다. 이 입장은 세계사적 보편성은 무시하고, 아시아적인 특수상황만을 고려하여 <귀족사회>라는 것이 존재했음을 주장하는 것입니다.

7. 어디서부터가 봉건사회인가?

위진남북조의 귀족사회를 생각했을 때 어디서부터가 중국의 봉건사회인지에 대한 견해도 논쟁거리입니다.

기본적으로는 송대 이후를 중세사회라고 봅니다. 이것은 송대 형세호와 사대부들에 의해서 보편적 장원이 형성되었다는 입장에서 출발합니다. 호족과 귀족사회에서는 영호, 노비가 존재하였고, 노비의 사역이 중요하였으므로 고대사회로 봅니다. 송대 장원은 장원에서 반자유민이 경작을 하므로 유럽 중세 농노제와 비슷한 생산양식이 시작되었다는 점에 착안한 것이죠.

위진남북조가 중세라는 견해도 있습니다. 이 견해는 중세란 사회가 <지방분권적> 성향이 강화되는 사회라는 것에 착안한 것입니다. 위진남북조는 철저한 신분제 속에서 지방에서 대토지를 소유한 호족들이 중앙귀족화한 사회입니다. 이것에 착안하면 위진남북조를 유럽과 같은 중세사회로 볼 수 있습니다.

솔직히 말하면, 어디가 중세고, 어디가 근세인지를 따지는 것 자체가 좀 무리수라는 생각이 듭니다. 이런 식으로 시대구분을 가져다 붙이면, 주나라에서도 <봉건제도>가 있었고, 춘추전국시대도 <지방분권사회>였으니, 기원전 중국도 봉건사회가 될 수도 있겠네요. 굳이 중국사, 한국사에서 유럽 중세를 따져서 시대구분을 할 필요가 없다는 생각도 듭니다. 아시아는 그냥 아시아 나름대로의 발전양식이 있으니, 아시아 공통의 체제를 따져서 새로운 시대구분을 만드는 것이 낫지 않을까 하는 생각도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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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감사합니다. 2007/04/03 01:03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잘 읽었습니다. 관련 중국사 포스트를 제 블로그에 담아두겠습니다. 제 블로그와 가져간 포스트 목록은 메일로 보내드리겠습니다. 금지 목록이 있으시다면, 가져간 글을 삭제하갰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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