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퀴즈풀이/역사 사료와 데이터

한인애국단 선언문

한인애국단 선언문

  본단은 일찍부터 실행을 중하게 여기고 발언을 피하여왔다. 그런 까닭으로 이번 대련사건에 대하여도 일체 침묵을  지켰으나, 놈들 간악한 적은 여러  가지로 요언을 만들어내고 또 본단의 대련폭탄사건은 국제연맹조사 단원을  암살하려는 음모라고 선전하고  있으나, 이는 본원단으로서 용인할 수 없는 바이다. 이에 간단한 선언을 발표하여 그 진상을 밝히고자 한다.  

  본단 단원 윤봉길 의사가 분년  4월 29 홍구공원에서 왜적의 군정요인들을  살상하였으나 본단으로서는 아무 말도 발표하지 않았다.  적은 또다시 요언을 만들어내어  프랑스 조계에 사는 한국사람 전체가 이 사건의 관계자라 하고 시각을 머무르지 않고 프랑스 조계 주택에 일대 수색을 실행하고 한국인을 손에 잡히는대로 체포, 남녀노소를 분별하지 않고 정치와는 관계도 없는 사람을 11명이나 체포하고도 놈들은 이것만으로도 부족하여 대를 지어  순찰하며 극도의 위협을 보이니 프랑스 조계의 관헌들까지 갑자기 13년간의 우호적 태도를 일변하고 놈들을 도와서 한국인을 학대하기가지 되었다. 왜놈들은 다시 이 사건의 책임을 중국측에 전가하고 외교상의 구실이 되기를 바랐으니 적의 비열한 행위는 수십년 동안이나 상투적으로 해내려오는 것이다. 본단으로서도 언제까지나 함구불언의 태도만을 취할 수는 없게 된 것이다.  

  이런 까닭으로 본단 단장 김구  선생께서는 5월 10일 '홍구고원  폭탄사건'이라는 일문을  발표하여 적의 가면을 벗겨버리었다. 이에 왜적은 공포를 느끼고 체포하였던 11명의 한국인을 석방하고 혁명영수 안창호 선생 한  사람만을 억류하였다가 다시 한국 서울로  이송하여 공소제기를 준비하고 있으나 이 폭탄사건은 안 선생에게 뒤집어씌울 것도 아니요 더욱이 이 사건의 책임을 중국측에 전가시킬 수도 없는 것이다.  

  본단 단원 최홍식, 유상근 등 4의사는 본년 5월 24일  불행히도 대련서 목적을 달성치 못하고 왜적에게 체포되었으니 이에 왜인들은 또다시 요언을 사방으로 퍼뜨리어, 김구 영도의 한인애국단이 동경과 홍구공원 폭탄사건을 일으킨 뒤에 본래는 조선총독과 만주의 일본  문무장관을 암살할 계획이었으나 임시로 계획을 변경하고 국제연맹 조사단을 습격하여 이것으로써 일본을 국제적으로 곤란한 지위에 떨어뜨리고 세계전쟁을 일으키어 이 기회를 타서 한국의 독립을 완성하려는 것이며, 동단을 중국정부와  민간의 항일단체로부터 충분히 활용할 수 있는 자금을 받고 있으니 결코 이것으로 인하여 해를 입을 일은 없다. 이에 요점을 뽑아서 서서히 반박을 가해보려 한다.  

  (가) 왜적은 본단을 가리켜 싸움하기를 즐긴다 하니 우리는 인류의 진정한 행복을 위하여 싸우기를 희망할 뿐이고, 침략성을 가진 이름없는 싸움을 바라는 바가 아니다. 우리가 허다한 희생을 돌보지 않고 끝끝내  폭렬한 행동으로 대항하는 것은 우리 손에는 아무런 무기가 없고 사선을 쫓겨난 우리 한국사람인지라, 이  길을 버리고는 또 다른 길이 없는  까닭이다. 그러므로 한국의 독립이 성공되지 못하는 날까지는 이런 폭렬한 행동은 절대로 없어지지 않을 것이다.  

  (나) 본단은 왜적 이외에는 어느 나라 사람이나 다 같이 친우로 대하려 하며 절대로 이들을 해치려 하지 않으니 이것은 홍구공원의 사건이 증명하고 있는 바이다.  

  (다) 최, 유 두 의사(최홍식, 유근상을 말함)의 사명은 동북을 침략하려는 적수 즉 관동사령관 혼조, 남만철도총재 우치다, 관동청장관 야마오카 등을 죽이려 함에 있고 결코 국제연맹 조사단에 해를 가하자는 것은 아니다.  

  (라) 우리 한민족은 신성한 민족의 후예이요, 본단은 순수한  애국단체이다. 비록 죽는 한이 있더라도 왜놈들과 같은 야만적 방법을 흉내내어 국제 문제를 일으키려고 하지 않는다.

  (마) 본단은 철저한 구국단체로 오직 견고한 자립정신을 가지고 끝까지 분투할 뿐이요, 결코 어느 외국인이나 어느 외국정부에 의뢰하지 않는다. 그러나  왜인들은 이것을 모르고 요언을 만들어 이런 사실을 부인함으로써 놈들 자신의 죄상을 덮어버리려는 것이다. 기실 일본은 국제연맹 조사단에 대하여 외강내구의 태도를 가지고 극도로 이들을 염오 또는 기피하고 있으니 그중에도 현재 정부를 지배하고 있는 군벌들이 더욱 심하다. 놈들은 암암리에 파시스트 당에 명하여 조사단을 위협하려 했고, 그중에는 놈들의 사주를 받고 동 조사단에 대하여 암살을 획책한 분자도 있으니, 이에 왜놈의 정부는 몹시 낭패하여 이 죄상을 본단에 전가시키려 하는 것이다.  

  본년 7월 18일, 일본과 한국 국내의  각 신문은 다 같이 놀랄  만한 소식을 발표하였으니 이에 한국 서울 '동아일보'의 기사를 역출하면 다음과 같다.  

  동경 10일 발전-경시청 특고과에서는 수일 이래 극도의 긴장한 빛을 띄우고 있더니 15일 오전 2시 고기시 출생의 청류건호(27세)를 체포하여 방금 엄중히  취조 중인데 청류는 일직이 4일 동경에 들어오는 국제연맹조사단 일행을 살해할 계획으로 실탄을 장치한 권총 한 자루를 휴대하고 동경에 잠입하여 그 기회를  엿보고 있었다 하며 그는 우경단체에  소속하는 분자로 일찍이 조사단 출발시에 불온한 전단을 뿌린 일파와 기맥을 상통하는 자라 한다.  

  국제연맹 조사단의 임무는 일본제국주의의 만행을 철저히 조사하고 본단이 반박하는 왜놈들의 허위선전을 엄밀히 조사함에 있으니 우리로서는 동 조사단에 대하여 한국인의  분함을 직접 호소해보려 하였으나 그 시기가 적절치 못하여 그 효과를 기대하기 어려우므로 그대로 멈추었던 것이다. 그러나 우리는 동 조사단이 그들의 임무를 철저히 이행할 때는 본단의 호소함이 없다 하더라도 한국이 완전히 독립해야 한다는 필요성을  깊이 인식할 것이다. 한국은 동양평화의 관건을 쥐고 있으니 이것은  역사상으로 지리상으로 다 같이 증명되는  바이다.

그러므로 중일충돌의 영구한 해결을 희망한다면 한국문제의 완전한 해결이 없이는 성공하기 어려운 것이다. 만일 조사단이 이 중요성을 관찰하지  못한다면 그들의 일세를 놀라게 한 위대한 노력도 결국은 수포에 돌아가고 말 것이다.    

  1933년 8월 10일  

  한인애국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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