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퀴즈풀이/히스토리아 역사 스토리

동양사상의 이해 - 장자 2 : 그가 살았던 시대의 친구들

동양 사상의 이해 - 장자 2

 

 

장자에 대한 기록은 사마천의 사기에 상세히 언급되어 있어. 먼저 사기를 바탕으로 장자가 어떤 사람인지를 살펴볼까?

 

장자는 전국시대 송나라 땅인 '몽' 이라는 고을에서 태어났어. 기록에 따르면 제나라 선왕, 양나라 혜왕 등이 같은 시대라고 나오는데 맹자도 그들과 교류한 기록이 나오기 때문에 같은 시대의 사람일꺼야. 물론 둘이 만나서 토론했다는 기록은 없지만....

 

 

연암서가 발행한 '장자'에 수록된 장자 초상화

 

 

장자가 논쟁했다는 유명한 인물에는 혜시가 있지. 혜시는 난세를 논리정연한 철학으로 이해하려고 했던 사람이야. 고대 그리스에 소피스트가 있다는데 약간 비슷하다고나 할까?

 

고대 그리스 철학자 중에 '제논'이 이런 말을 했지. 토끼랑 거북이가 경주를 하는데, 거북이에게 약간 어드벤티지(?)를 주는 거야. 

 

자, 그럼 퀴즈!!! 거북이가 좀더 앞에서 달리면 토끼는 언제 거북이를 이길까?

 

정답은 '영원히 이길수 없다'야. 왜냐구? 토끼가 거북이 위치만큼 따라오면, 거북이는 좀더 앞으로 가 있겠지. 토끼가 또 그 위치만큼 따라가면 거북이는 아주 조금이라도 좀더 앞으로 가 있을거야. 따라서 토끼가 거북이 위치만큼 가도 거북이는 조금 더 앞으로 전진했을 것이기 때문에 토끼는 거북이를 영원히 이기지 못하는거야.

 

 

우루사 광고나 나꼼수를 봐야 이해되는....

 

 

헐..... 장난하냐구?

 

자자... 그건 서양이야기니까 진정하고, 혜시의 이야기를 들어보자.

 

하늘과 땅이 있어. 하늘은 얼마나 높을까? 정답은?

 

하늘이 높은 지는 아무도 알 수 없는거야. 왜나면, 지상의 인간들이 볼 때 하늘이 높은 거겠지. 하지만 우리가 비행기를 타던지 새를 타던지 하늘에서 지상을 본다고 생각해봐. 그 위치에서는 땅이 매우 높아 보일꺼야. 세상은 상대적으로 보면 우리가 알고 있던 지식의 범주를 초월해 버릴테니까... 그래서 하늘이 높은지 낮은지는 마음먹기에 달린 거라나, 뭐라나....

 

 

천공의 시월 - 일본은 만화가 가장 철학적인듯...

 

 

그래서 '하늘이 높다' 란 명제를 설명하려면 하늘, 땅이라는 단어를 정확히 정의내린 뒤, '하늘'은 '땅'보다 높은 곳에 있다는 법칙을 공유해야 하지. 그래서 그 법칙 안에서 문제를 해결해야 하는데, 그것을 논리학이라고 하는거야.

 

그래서 혜시는 공자가 말하는 윤리던, 한비자가 말하는 법이던 다 절대적이지는 않다고 생각해. 왜냐면 그 이름은 상대적이니까... 윤리가 뭔지, 법이 뭔지 논리적인 법칙부터 만들지도 않고선, '부모에게는 효도하고 나라에는 충성하라' 라고 떠들면, 나를 따르라라고 하는 '교주'랑 뭐가 다를까? 상황에 따라서는 국가에 충성하지 않을 수도 있고, 효도하기 위해 국가를 배신할 수도 있거든...

 

 

- 열혈강호 중 가끔 나오는 헛소리 독자페이지? -

 

 

서양 중세시대에 '사과'를 놓고 이 사과란 이름이 진짜 사과의 모습 그대로이냐, 아니면 인간이 사과란 이름을 붙여서 사용하는 허상에 불과한 것이냐.... 라는 논쟁을 한 적이 있거든. 황당하다고?

 

아니, 그 때는 '신'이 진짜 존재하냐, 신이라고 불리는 존재는 우리가 그렇게 믿고 있는 허상이냐를 이야기하고 싶었는데, 신을 놓고 장난칠 수는 없으니 사과를 가지고 장난쳤겠지.

 

 

- 장금이의 질문은 서양 철학자가 가장 답을 잘해줄 듯 -

 

 

혜시가 생각한 것은 그거야. 신이 있는지 없는지 정확히 정의부터 내리고, 그 신이 뭐하는 사람인지를 규정한 다음에 뭘 이야기 하라는 것이지. 그것이 선행되지 않은 상태에서 '국가의 발전'을 논쟁하는 게 뭐가 중요할까?

 

공자가 '효와 도덕' 이 국가의 근간이다라고 말할 때, 한비자는 '법'으로 다스리는 국가가 완벽하다고 말하고 있어. 거기에 후대 제자들은 뜬금없이 인간이 선하다, 악하다를 놓고 싸우고 있으니 뭐 하자는 걸까? 명확하게 정의되지 않은 단어들로 백날 싸워봐야 아무것도 해결될 것이 없기 때문에, '언어'적 규정이 철학의 우선이라는 거야. 흔히 '명가' 철학이라고도 하는데, 혜시는 철학자라기 보다는 '언어학자'에 가깝다고 할까?

 

 

 

그럼 정리해보자. 이렇게 논리의 달인이면서, 비꼬는 데 선수인 혜시와 논쟁을 벌인 장자 역시 성격이 그다지 광명정대(?)하지는 않았을 거야. 엄친아라기 보다는 '난 내 갈길을 갈께요' 라면서 마이 웨이를 주장하는 반항아같다고나 할까?

 

마이웨이 하면 같은 시대 유명한 인물도 있지? 바로 인도에서 당시에 활약했던 석가모니!!! 천상천하 유아독존이라고 외치면서 나의 갈길을 가련다라고 외친 분이잖아.

 

재미있는 사실은 당시 석가든, 장자든 '유아독존'을 '나'라는 뜻으로 사용하지 않았다는 점이야. 석가가 말한 '하늘 위든 아래든 나 혼자 잘났다' 는 육체의 나가 아니라 자연 속의 '나'를 뜻해. 즉, 세상 무엇이든 자연의 법칙 아래 있다라던가, 윤회나 업의 틀에서 벗어난 해탈한 나를 보라는 '친환경적인' 발언이었지. 자연속의 깨끗함을 추구하는 '유기농' 발언이야. 장자가 생각한 '내 갈길을 갈께요' 도 나 잘났어가 아니라, 깨끗한 자연 속으로 들어가겠다는 유기농 발언, 즉 무위자연을 뜻하는 같은 맥락이지.

 

 

 

 

자, 아무튼 장자가 태어난 시기는 맹자와 혜시가 같은 중국 땅을 누비고, 석가가 인도 땅을 누비던 기원전 4세기인데, 이 무렵은 중국에서 가장 혼란스러웠다는 '전국시대'가 시작된 난세였어.

 

(기원전 4세기) 송나라의 위치를 보면 안쓰럽다.

 

여기서 불교 신자들이 덤빌거리가 한가지 있네... 잠깐, 사실 석가는 역사적 자료로 보면 기원전 6세기 인물인데, 소승불교에서는 기원전 4세기 무렵을 석가 활동시기로 맞추어서 달력을 제작했어... 오해 말기를... 그래서 석가를 장자란 같은 시기 인물이라고 했는데, 석가가 기원전 6세기 인물이냐, 4세기 인물이냐는 생각보다 엄청 큰 문제야... 왜왜왜?

 

후대 중국의 당나라에서는 노자와 장자의 도교사상이 크게 유행해. 그런데 그 때 중국 불교도 종파를 만들어서 본격적으로 활동하지. 두 종교가 왕 앞에서 붙었어. 짠!!! 우리 종교가 더 좋으니, 우리꺼 국가 종교로 인정해 주세용~~~ 어떤 종교가 데스노트에 적힐 지는 왕 마음이었지!!!

 

 

 

그 싸움은 유학(성리학)이 중국과 조선을 싹쓸이 접수하기 전까지 계속 되거든. 불교랑 도교 중에 누가 더 잘나고 선배 종교일까? 그건 도교의 노자와 불교의 석가가 언제 태어났는지에 따라 달라진다구.

 

석가가 기원전 6세기 사람이면 불교가 노자, 장자보다 먼저이기 때문에 불교가 도교에 영향을 준 것이 되지. 반면, 석가가 기원전 4세기 사람이면 석가는 장자와 동문이고, 노자의 제자가 되는 거야. 따라서 노자가 죽은 뒤 인도에서 환생해서 다시 석가로 태어났다는 이론이 성립해. 도교에는 죽지 않는다는 신선사상이 있고, 불교에는 죽은 뒤 환생한다는 윤회설, 업설, 연기설이 있거든. 두 개를 합치면 두 종교 중 누가 잘났는지는 석가탄신일을 기준으로 정해지는 거지.

 

자, 여기까지 잡설을 그만하고, 이제 본격적으로 장자 이야기에 들어가자. 방금, 장자가 태어난 송나라가 중국 최고의 난세인 춘추전국시대라고 했지? 이제 그 역사적 배경으로 들어가서 장자가 어떤 철학자가 되어가는지를 탐구해 보는 거야.

 

자, 그럼 다음 이야기로 렛츠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