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한국사사료'와 관련있는 히스토리아의 글 목록836건

  1. 2009.12.12 현대사 사료 - 1988, 7. 7 선언(남북화해와 협력의 선언) (1)
  2. 2009.12.12 현대사 사료 - 1987, 6. 29 선언문(노태우 / 6월항쟁) (1)
  3. 2009.12.12 현대사 사료 - 1987, 6. 10 대회 결의문 (1)
  4. 2009.12.12 현대사 사료 - 1987, 6. 10 국민대회선언 (1)
  5. 2009.12.12 현대사 사료 - 권양 변호인단의 변론 요지서(부천서 성고문 사건) (1)
  6. 2009.12.12 현대사 사료 - 서울노동운동연합(서노련) 창립 선언문(1985. 8. 25) (1)
  7. 2009.12.12 현대사 사료 - 우리는 왜 민정당을 찾아왔는가...(1984. 11.14) (1)
  8. 2009.12.12 현대사 사료 - 김대중, 김영삼 8.15 공동선언 (1)
  9. 2009.12.12 현대사 사료 - 부산 미문화원 방화사건 성명서(1982) (1)
  10. 2009.12.12 현대사 사료 - 전두환 제 12대 대통령 취임사 (2)
  11. 2009.12.12 현대사 사료 - 1980. 5. 27 전두환 정권의 국가보위비상대책위원회 설치령 (1)
  12. 2009.12.12 현대사 사료 - 5. 18 광주시민군 궐기문(1980) (1)
  13. 2009.12.12 현대사 사료 - 1979. 9. 10 신민당 김영삼의 박정희 정권 타도 선언문 (1)
  14. 2009.12.12 현대사 사료 - 1979. 8. 10 YH 근로자들의 호소문 (YH 무역 여성근로자 사건) (1)
  15. 2009.12.12 현대사 사료 - 1978. 6. 27 우리의 교육지표 (1)
  16. 2009.12.12 현대사 사료 - 1977. 3. 22 민주구국헌장 (1)
  17. 2009.12.12 현대사 사료 - 1976. 3. 1 민주구국선언문(3. 1 명동사건) (1)
  18. 2009.12.12 현대사 사료 - 1974. 12. 25 민주국민헌장 (1)
  19. 2009.12.12 현대사 사료 - 1974. 4. 11 김상진 열사 양심선언문 (1)
  20. 2009.12.12 현대사 사료 - 1974. 동아일보 기자들의 언론자유수호선언 (1)
  21. 2009.12.12 1975년 긴급조치 1호 ~ 9호 문건 (3)
  22. 2009.12.12 현대사 사료 - 1973. 12.31 민주주의 회복을 위한 건의서 (1)
  23. 2009.12.12 현대사 사료 - 1973. 12.24 개헌청원운동 취지문 (1)
  24. 2009.12.12 현대사 사료 - 1972. 19.17 박정희 대통령 특별 선언문 (1)
  25. 2009.12.12 현대사 사료 - 1972. 7.4 남북 공동 성명 (1)
  26. 2009.09.24 우리의 투쟁은 멈출 수 없다. (1969.9.3 : 3선 개헌반대) (1)
  27. 2009.01.24 1971. 김대중의 후보연설(4.27 장충단 유세문) (1)
  28. 2009.01.24 전태일 유서(대통령과 근로감독관에게 보내는 공개장) (3)
  29. 2009.01.24 역사 앞에 선언한다.(1969. 3선개헌반대) (1)
  30. 2009.01.24 국민교육헌장(1968) (1)

현대사 사료

1988, 7. 7 선언(남북화해와 협력의 선언)

친애하는 6천만 동포 여러분!

나는 오늘 온 겨레의 염원인 조국의 평화적 통일을 실현해나가기 위한 새 공화국의 정책을 밝히려 합니다. 우리 민족이 남북분단의 고통을 겪어온 지 반세기가 가까워옵니다. 분단의 역사는 우리 민족에게 숱한 시련과 고난을 주었으며, 민족의 정상적인 발전을 가로막아왔습니다. 남북분단의 장벽을 허물어 번영된 통일조국을 여는 길을 개척하는 것이야말로 오늘을 사는 우리 겨레 모두에게 맡겨진 민족사의 소망이 아닐 수 없습니다. 상이한 이념과 제로 분단된 남북은 갈라진 분단, 그날부터 오늘까지 서로가 서로를 불신, 비방하며 서로를 적대시하는 고통스런 분단상황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습니다. 남북분단은 우리 민족의 의사에 의한 것이 아니었으나 민족통합은 우리의 책임아래 우리의 자주적 역량으로 이루어야 합니다.

우리는 남북간에 화해와 협력의 밝은 시대를 함께 열어가야 합니다. 이제는 민족 전체의 복지와 번영을 위해 함께 노력할 때입니다. 오늘날 세계는 이념과 체제를 초월하여 화해와 협력의 시대로 나아가고 있습니다. 나는 지금이야말로 전쟁의 위험과 대결의 긴장이 상존하고 있는 한반도에 평화를 정착하고 통일의 새로운 전기를 마련하여야 할 역사적인 시점이라고 확신합니다.

동포 여러분!

우리가 아직 비극적인 분단현실을 극복하지 못하고 있는 근본적인 이유는 남과 북이 민족공동체라는 의식을 등진 채 서로를 대결의 상대로 여겨 적대관계를 격화시켜온 데 있습니다. 우리 민족은 하나의 공동체로서 그 속에서 삶을 영위하며 겨레의 힘과 슬기를 모아 시련과 도전을 극복하면서 빛나는 역사와 문화전통을 창조해왔습니다. 따라서 남과 북이 함께 번영을 이룩하는 민족공동체로서 관계를 발전시켜나가는 것이야말로 번영된 통일조국을 실현하는 지름길인 것입니다.

이 길이 곧 민족지존의 길이며 민족통합의 길입니다. 이제 남과 북은 분단의 벽을 헐고 모든 부문에 걸쳐 교류를 실현해나가야 합니다. 상호 신뢰를 회복하고 민족적 유대를 강화해 나갈 적극적 조처를 취해나가야 합니다. 또한 대외적으로 하나의 공동체라는 인식을 바탕으로 대결의 관계를 지양해야 합니다. 북한이 책임 있는 성원으로 국제사회에 기여하고, 그것이 북한사회의 개방과 발전을 촉진하게 되기를 희망합니다. 국제사회에서 남북은 상호간에 서로의 위치를 인정하고 민족 전체의 이익을 위해 협력해야 합니다.

친애하는 6천만 동포 여러분.

나는 오늘 자주, 평화, 복지의 원칙에 입각하여 민족구성원 전체가 참여하는 사회, 문화, 경제, 정치공동체를 이룩함으로써 민족자존과 통일번영의 새 시대를 열어나갈 것임을 약속하면서 다음과 같은 정책을 추진해 나갈 것을 내외에 선언합니다.

1. 정치인, 경제인, 언론인, 종교인, 문화, 예술인, 체육인, 학자 및 학생 등 남북동포간의 상호교류를 적극 추진하며 해외동포들이 자유롭게 남북을 왕래하도록 문호를 개방한다.

2.남북 적십자회담이 타결되기 이전이라도 인도주의적 견지에서 가능한 모든 방법을 통해 이산가족들간에 생사, 주소확인, 서신거래, 상호방문 등이 이루어지질 수 있도록 적극 주선, 지원한다.

3. 남북간 교역의 문호를 개방하고 남북간 교역을 민간 내부교역으로 간주한다.

4. 남북 모두 동포의 삶의 질을 향상시킬 수 있도록 민족경제의 균형적 발전이 이루어지기를 희망하며 비군사적 물자에 대해 우리 우방들이 북한과 교역을 하는 데 반대하지 않는다.

5. 남북간의 소모적인 경쟁, 대결외교를 종결하고 북한이 국제사회에 발전적 기여를 할 수 있도록 협력하며, 또한 남북대표가 국제무대에서 자유롭게 만나 민족의 공동이익을 위하여 서로 협력할 것을 희망한다.

6. 한반도의 평화를 정착시킬 여건을 조성하기 위하여 북한이 미국, 일분 등 우리 우방과의 관계를 개선하는 데 협조할 용의가 있으며 또한 우리는 소련, 중국을 비롯한 사회주의 국가들과의 관계개선을 추구한다.

나는 이상과 같은 우리의 조치에 대해 북한측도 적극 호응해줄 것을 기대합니다. 북한측이 이에 대해 긍정적인 자세를 보여온다면 보다 전진적인 조치를 취해 나갈 것임을 아울러 밝혀둡니다.

나는 오늘의 이 선언이 통일을 향한 남북간의 관계발전에 새로운 장을 여는 계기가 되기를 바랍니다. 6천만 우리 겨레 모두가 슬기와 힘을 모은다면, 이 세기가 가기 전에 남과 북은 하나의 사회적, 문화적, 경제적 공동체로 통합될 수 있을 것입니다.

이러한 바탕 위에서 우리는 머지않아 하나의 나라로 통일하는 위험을 달성할 수 있을 것으로 확신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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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사 사료

1987, 6. 29 선언문(노태우 / 6월항쟁)

친애하는 국민 여러분!

오늘 저는 각계각층이 서로 사랑하고 화합하여 이 나라의 국민임을 자랑스럽게 여기며, 정부 역시 국민들로부터 슬기와 용기와 진정한 힘을 얻을 수 있는 위대한 조국을 건설하기 위해 비장한 각오로 역사와 국민 앞에 서게 되었습니다.

그러면 저의 구상을 주저 없이 말씀드리겠습니다. 이 구상은 대통령각하께 건의를 드릴 작정이며, 당원동지, 그리고 국민 여러분의 뜨거운 뒷받침을 받아 구체적으로 실현시킬 결심입니다.

첫째, 여야합의하에 조속히 대통령 직선제 개헌을 하고 새 헌법에 의한 대통령 선거를 통해88년 2월 평화적 정부이양을 실현토록 해야겠습니다. 오늘의 이 시점에서 저는 사회적 혼란을 극복하고, 국민적 화해를 이룩하기 위하여 대통령 직선제를 택하지 않을 수 없다는 결론에 이르게 되었습니다. 국민은 나라의 주인이며, 국민의 뜻은 모든 것을 우선하는 것입니다.

둘째, 직선제 개헌이라는 제도의 변경뿐만 아니라, 이의 민주적 실천을 위하여는 자유로운 출마와 공정한 경쟁이 보장되어 국민의 올바른 심판을 받을 수 있는 내용으로 대통령선거법을 개정하여야 한다고 봅니다. 또한 새로운 법에 따라, 선거운동, 투개표과정 등에 있어서 최대한의 공명정대한 선거관리가 이루어져야 합니다.

셋째, 우리 정치권은 물론 모든 분야에 있어서의 반목과 대결이 과감히 제거되어 국민적 화해와 대단결을 도모하여야 합니다. 그러한 의미에서 저는 그 과거의 어떠하였든 간에 김대중씨도 사면, 복권되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우리와 우리들 자손의 존립기반인 자유민주주의적 기본질서를 부인한 반국가사범이나 살상, 방화, 파괴 등으로 국기를 흔들었던 극소수를 제외한 모든 시국관련 사범들도 석방되어야 합니다.

넷째, 인간의 존엄성은 더욱 존중되어야 하며 국민 개개인의 기본적 인권은 최대한 신장되어야 합니다. 이번의 개헌에는 민정당이 주장한 구속적부심 전면확대 등 기본권 강화조항이 모두 포함되기를 기대합니다. 또한 정부는 인권침해 사례가 없도록 특별히 유의하여야 하며, 민정당은 변호사회 등 인권단체와의 정기적 회합을 통하여 인권침해 사례의 즉각적 시정과제도적 개선을 촉구하는 등 실질적 효과거양에 주력하여야 할 것입니다.

다섯째, 언론자유의 창달을 위해 관련제도와 관행을 획기적으로 개선해야 합니다. 아무리 그 의도가 좋더라도, 언론인 대부분의 비판의 표적이 되어온 언론기본법은 시급히 대폭 개정되거나 폐지하여 다른 법률로 대체되어야 할 것입니다. 지방 주재기자를 부활시키고 프레스카드 제도를 폐지하여 지면의 증면 등 언론의 자율성을 최대한 보장하여야 합니다. 정부는 언론을 장악할 수 도 없고 장악하려고 시도하여서도 아니됩니다. 언론을 심판할 수 있는 것은 독립된 사법부와 국민임을 다시 한번 상기합니다.

여섯째, 사회 각 부문의 자치와 자율은 최대한 보장되어야 합니다. 각 부문별로 자치와 자율의 확대는 다양하고 균형 있는 사회발전을 이룩하여 국가발전을 이룩하여 국가발전의 원동력이 된다고 믿습니다. 개헌절차에 불구하고 지방의회 구성은 예정대로 순조롭게 진행되어야 하고 시,도 단위 지방의회 구성도 곧이어 구체적으로 검토, 추진하여야 할 것으로 생각됩니다 학문의 전당인 대학의 자율화와 교육자치도 조속히 실현되어야 합니다. 이를 위해 대학의 인사, 예산, 행정에 대한 자율성을 보장하고 입시, 졸업제도도 그와 같은 방향으로 개선해나가야 합니다. 그리고 우수한 많은 학생들이 학비 조달에 큰 어려움이 없도록 관련제도를 보완하고 예산에 반영하여야 할 것입니다.

일곱째, 정당의 건전한 활동이 보장되는 가운데 대화와 타협의 정치풍토가 조속히 마련되어야 합니다. 정당은 국리민복을 위하여 책임 있는 주장이나 정책을 추진함으로써 국민의 정치적 의사를 형성하고 결집하는 민주적 조직체이어야 합니다. 정당이 이러한 목적에 위배되지 않는 건전한 활동을 하는 한, 국가는 이를 보호하고 육성하는 데 진력하여야 할 것입니다.

여덟째, 밝고 맑은 사회건설을 위하여 과감한 사회정화 조치를 강구해야 합니다. 이를 위해 모든 시민이 안심하고 행복한 생활을 누릴 수 있도록 폭력배를 소탕하고 강도, 절도사범을 철저히 단속하는 등 서민생활 침해사범을 척결하고 우리 사회에 잔존하는 고질적인 비리와 모순을 과감히 시정해나가야 합니다. 근거 없는 유언비어가 추방되고 '지역감정'이나 '흑백논리'와 같은 단어들은 영원히 사라져 서로 신뢰하고 사랑할 수 있는 공동체를 만들어야 합니다. 그리하여 온 국민이 안정된 사회환경 속에 안심하여서 자부심을 가지고 활기찬 생활을 할 수 있도록 해야 할 것입니다.

이러한 사항들이 오늘의 난국을 타개하고 위대한 국가로의 전진을 위한 시급한 당면과제하고 생각합니다.

국민 여러분!

역사의 단절이 아니라 지속적 발전을 바라는 여러분의 기대를 등에 업고 역사와 국민을 두려워하는 겸허한 마음으로 오늘 저는 이 제안을 감히 하는 바입니다. 저는 우국충정에서 나온 이 구상이 대통령 각하의 민주정의당 전 당원은 물론이고 국민 모두의 성원으로 꽃피울 수 있게 되리라 확신합니다.

저의 이 기본구상이 받아들여질 경우에는 앞으로 이에 따른 세부 추가사항들이 추진될 것입니다. 만의 일이라도 위의 제안이 관철되지 아니할 경우, 저는 진정당 대통령후보와 당 대표위원직을 포함한 모든 공직에서 사퇴할 것임을 아울러 밝혀두는 바입니다.

민주정의당 대표 노태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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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사 사료

1987, 6. 10 대회 결의문

우리는 오늘 6,10 고 박종철 고문치사 은폐조작 규탄 및 호헌철폐 국민대회를 맞아 아래와 같이 우리의 결의를 거듭 밝힌다.

1. 이 땅에서 권력에 의한 고문 테러 불법연행 불법연금 등 여하한 인권유린도 영원히 추방되어야 한다는 것은 그 누구도 거스를 수 없는 국민적 요구이다.그러므로 우리는 현정권하에서 지금까지 헤아릴 수 없이 자행되어온 각종 인권유린 행위의 진상을 낱낱이 파헤칠 것을 다짐함과 동시에 그같은 인권유린의 확산이 마침내 고 박종철군의 고문치사에까지 이르렀음에도 불구하고 아직도 진정으로 뉘우치고 인권유린을 발본색원할 의사를 갖고 있지 않은 현정권이 앞으로도 자행하게 될 국민의 자유와 권리에 대한 각종 침해에 대해 단호히 거부하고 항거하고 규탄할 것을 결의한다.

2. 우리는 위와 같은 불행한 사태가 소수의 정치군부세력이 국민들의 의사와는 아랑곳없이 그들의 권력을 제멋대로 휘두르며 국민 위에 군림하려고 하고 또 그 같은 독재권력을 물리적 힘으로 영속화하려는 데서 빚어진다는 범국민적 깨달음에 바탕하여 이 땅에 진정한 민주헌법을 확립하고 진정한 민주정부를 수립하기 위해 온 국민이 참여할 수 있는 평화적인 모든 수단과 방법을 총동원할 것임을 결의한다.

3. 그러므로 우리는 위와 같은 국민들의 민주화에 대한 열망을 일방적으로 짓밟고 정치군부세력의 몇몇 핵심자들끼리 독재권력을 무슨 사유물인 것처럼 주고받으려는 음모에서 비롯된 이른바 4,13호헌 성명이 무효임을 선언하며 앞으로 현행헌법에 의거한 현정권과 민정당의 일방적 정치일정의 진행을 철폐하기 위한 법국민적 운동을 더한층 가열화할 것임을 결의한다.

4. 우리는 또한 이 범국민적 민주화 대장정을 마치 불순분자의 폭력주의인 것처럼 매도하고 박정희 독재정권 이래 현정권에 이르기까지 민주화를 위해 온갖 인권유린과 투옥과 고문도 감수하고 심지어 목숨까지 바친 민주인사들을 그들이 독재권력을 유지하기 위해 전과자로 몰아놓고는 이제 다시 그 민주인사들의 범국민운동 참여를 국사범 운운하며 매도하는 현정권의 적반하장을 규탄하며 그들이 앞으로도 국민들의 민주화 열망을 계속 거부할 경우 그들을 반민주적 범죄자로 단죄할 것임을 결의한다.

5. 우리는 경찰 군인 공무원 준공무원 등 모든 공공기관에 종사하는 사람들도 국민의 일원으로서 독재권력에 무조건 맹종할 것이 아니라 그들의 행위가 국민들의 자유와 권리를 보장하고 국민들의 권익을 보호하는 행위가 아닌가를 판단하고 부당한 지시 명령에는 거부할 줄 알기를 호소하여 모든 국민들은 그들을 무조건 적대시할 것이 아니라 먼저 그들에게 우리들의 행위가 민주주의 민주헌법 민주정부를 위한 불가피한 행위임을 기회있는대로 설득함으로써 우리 국민들중 한 사람이라도 더 민주주의의 대도에 동참할 수 있는 기회를 줄 것을 결의한다.

6. 우리는 6,10대회로써 이 운동이 비로소 본격화하는 만큼 이 땅에 민주헌법이 서고 민주정부가 확고히 수립될 때까지 지칠 줄 모르게 이 운동을 전개해나갈 뿐만 아니라 그렇게 되었을 때 동장에서부터 대통령까지 국민들의 손으로 뽑게 될 수 있을 때에도 그 소중한 국민주권을 신성하게 행사할 것임을 온 국민의 이름으로 결의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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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사 사료

1987, 6. 10 국민대회선언

국민합의 배신한 4,13 호헌조치는 무효임을 전국민의 이름으로 선언한다.

오늘 우리는 전세계 이목이 우리를 주시하는 가운데 40년 독재정치를 청산하고 희망찬 민주국가를 건설하기 위한 거보를 전국민과 함께 내딛는다. 국가의 미래요 소망인 꽃다운 젊은이를 야만적인 고문으로 죽여놓고 그것도 모자라 뻔뻔스럽게 국민을 속이려 했던 현정권에게 국민의 분노가 무엇인지를 분명히 보여주고, 국민적 여망인 개헌을 일방적으로 파기한 4,13폭거를 철회시키기 위한 민주장정을 시작한다.

오늘, 광주학살에 참여한 정치군인들 사이의 요식적인 자리바꿈을 위한 영구집권의 시나리오가 수만 전투경찰의 삼엄한 엄호 속에 치러졌다. 이번 민정당 전당대회는 국민전체의 뜻을 배반한 독재자의 폭거요 요식적인 국민 기만행위에 지나지 않는다. 따라서 우리는 그와 같은 민정당의 전당대회는 독재세력의 내부행사일 뿐 국민의 민주적 여망과는 아무 관계가 없는 것임을 전국민의 이름으로 선언한다.

우리 국민은 민정당이 대단한 결단이나 되는 것처럼 강조하는 현대통령의 7년단임 공약에 큰 기대를 걸고 있지 않다. 현정권이 제1의 통치명분으로 내세워온 평화적 정권교체라는 것도 실은 현대통령의 형식적 퇴임 이후 친정체제와 수렴첨정하에 광주학살에 참여한 장성들간의 자리바꿈에 지나지 않는다는 것을 지각있는 국민이라면 상식으로 간주하고 있는 사실이다. 언젠부턴가 평화적 '정권교체'라는 말이 '정부이양'이라는 애매모호한 말로 슬쩍 둔갑해버린 것도 저들의 이러한 속셈을 잘 말해주고 있다. 그것은 군부독재의 통치를 영구화하려는 요식행위에 불과하다.

무엇보다도 우리는 이른바 4,13 대통령의 특별조치를 국민의 이름으로 무효임을 선언한다. 이 나라는 전제군주국가가 아니다. 이 나라의 주인은 국민이요, 국민이 국가권력의 주체이다. 따라서 전국민적 여망인 민주헌법쟁취를 통한 민주정부의 수립의지를 정면으로 거부한 이 폭거는 결코 인정할 수 없다.

광주학살 이후 계엄령하에서 급조된 현행헌법에서조차 대통령은 오직 헌법개정에 관한 발의권밖에 가지지 못하도록 되어 있다. 그런데도 행정부의 수반이 국민의 대표기관인 국회의 개헌논의 중지를 선언하고 이를 재개하는 자를 의법조치하겠다고 엄포를 놓은 것은 위헌적인 월권행위요, 민주주의의 요체인 3권분립을 파기한 폭군적 망동이었다. 헌법개정의 주체는 오로지 국민이다. 국민이외에 어느 누구도 이 신성한 권리를 대행하거나 파기할 수 없다.

그러므로 국민적 의사를 전적으로 묵살한 4,13 폭거는 시대적 대세인 민주화를 거스르려는 음모요 국가 권력의 주인인 국민을 향한 도전장이 아닐 수 없다. 결국 민주화를 요구하는 국민의 힘에 밀려, "여야가 국회에서 합의하면 개헌에 반대하지 않겠다"고 한 전대통령의 작년 4,30발언은 영구집권음모를 은폐하기 위한 한낱 속임수에 지나지 않았음이 분명해지고 말았다. 애초부터 개헌의 의사는 눈곱만치도 없었으며, 그동안 마치 날치기 통과라도 강행할 것 같던 내각책임제 개헌안도 국민의 대통령직선제 개헌열망을 무마하고 민주세력을 이간시켜 탄압하면서 원래의 의도인 호헌의 명분을 만들기 위한 위장전술에 지나지 않았다.

따라서 모든 국민의 기대에 찬물을 끼얹고 국민들을 한없는 배신감과 절망으로 몰아간 4,13폭거는 마땅히 철회되어야 한다. 우리는 이러한 4,13조치에 기초하여 현정권이 영구집권을 위한 시나리오를 강행한다면 국내외의 조롱과 비난을 면치 못할 것이며 돌이킬 수 없는 엄청난 사태를 스스로 잉태하는 것임을 경고해둔다.

이제 우리 국민은 이 민족의 40년 숙원인 민주화를 달성하기 위해 일어섰다. 이 민주화라는 과제가 88올림픽을 이유로 연기될 수 없다. 인류평화의 제전이요 민족의 축제가 되어야 할 88올림픽이 민주화를 늦추고 현행헌법대로 독재정권을 연장시키는 데 악용되어서는 안된다. 우리는 민주화라는 '민족적 대사'를 완수한 이후에 전국민의 압도적 지지 위에 세워진 튼튼한 민주정부하에서 다가오는 88올림픽을 민주시민의 감격과 긍지를 가지고 치러야 한다.

외세의 강점하에 반도가 분단되어 허리 잘린 통한의 삶을 살아온 지 어언 40여 년, 그동안 우리는 분단과 경제발전을 빌미로 한 독재권력에 의해 숨한번 제대로 쉬지 못하고 살아왔지만 지금 이 나라는 총칼로도 잠재울 수 없는 전국민의 민주화 열기로 노도치고 있다. 성직자 교수 법조인 작가 미술인 출판인 영화감독 의사 정치인 그리고 청년학생 노동자 농민 도시빈민 등 각계각층에서 터져나오는 양심의 소리는 독재로 찌든 조국을 흔들어 깨우고 있다.

이제 우리 국민은 그 어떠한 이유나 명분으로도 더 이상 민주화의 실현이 지연되어서는 안된다고 요구하고 있다. 분단을 이유로, 경제개발을 이유로, 그리고 지금은 올림픽을 이유로 민주화를 유보하자는 역대 독재정권의 거짓 논리에서 이제는 깨어나고 있다.

오늘 고 박종철군을 고문살인하고 은폐 조작한 거짓 정권을 규탄하고 국민의 여망을 배신한 4,13폭거가 무효임을 선언하는 우리 국민들의 행진은 이제 거스를 수 없는 역사의 대세가 되었다. 세계의 양심과 이성이 우리를 격려하고 민주제단에 피뿌린 민주영령들이 우리를 향도하며, 민주화 의지로 사기충전한 온 국민의 민주화 결의가 큰 강줄기를 형성하니 무엇이 두려운가.

자! 이제 우리의 자리를 박차고 일어나 찬연한 민주새벽의 그날을 앞당기자.

민주, 민권승리의 확신과 필승의 의지를 가지고 오늘 우리 모두에게 맡겨진 민족의 과제 앞에 힘차게 전진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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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사 사료

권양 변호인단의 변론 요지서(부천서 성고문 사건)

변호인들은 먼저 이 법정의 피고인석에 서 있는 사람이 누구인가에 대하여 이야기하고자 합니다. 권양-우리가 그 이름을 부르기를 삼가지 않으면 안되게 된 이 사람은 누구인가?

온 국민이 그 이름을 모르는 채 그 성만으로 알고 있는 이름 없는 유명인사, 얼굴 없는 우상이 되어버린 이 처녀는 누구인가. 그녀는 무엇을 하였는가.. 그 때문에 어떤 일을 당하였으며 지금 까지도 당하고 있는가에 대하여 이야기하고자 합니다. 국가가, 사회가, 우리들이 그녀에게 무엇을 하였는가에 대하여 이야기하고자 합니다.

그리고 눈물 없이는 상기할 수 없는 '권양의 투쟁'-저 처참하고 쓰라린, 그러면서도 없이 숭고하고 위대한 인간성에의 투쟁에 대하여, 그리하여 마침내 다가온 '권양의 승리' 우리 모두의 승리에 대하여 이야기하고자 합니다. 진흙탕 속에서 피어난 해맑은 연꽃처럼 오늘 이 법정을 가득히 비치고 있는 눈부신 아름다움, 그 백설 같은 순결, 어떤 오욕과 탄압으로도 끝내 꺾을 수 없었던 그 불굴의 용기와 진실을 위한 눈물겨운 헌신에 대하여 이야기하고자 합니다. 그리하여 지금 이 법정에서 이룩되어야 할 일이 무엇인지에 대하여 이야기하고자 합니다.

거듭 강조하거니와, 본 변호인단은 이 젊은이들이 노동현실에 관심을 가지고 노동현장에 뛰어들고 있는 것 자체에는 아무런 문제삼을 것이 없으며, 오히려 이 젊은이들이 보여주고 있는 놀라운 도덕적 용기야말로 우리 사회의 밝은 내일을 예감케 하는 무엇보다도 소중한 징후이며, 본의건 아니건 알게 모르게 기성사회의 부패와 사악에 동참하고 있는 우리 기성세대들 중 누구도 이 때묻지 않은 순결한 젊은이들을 일방적으로 매도하거나 단죄할 수 없다는 것을 선언합니다.

만약 정부당국이 진실로 사회의 안녕 질서와 평화를 이룩하는 데 관심을 가지고 있다고 한다면, 이 새로운 세대를 섣불리 백안시하거나 이단시하기 이전에 무엇보다도 먼저 뜨거운 애정으로 이들을 포용하여야 할 것이며, 물리적인 탄압과 처벌로 이들을 꺾으려는 헛된 시도를 할 것이 아니라 마땅히 우리 사회의 누적된 비리와 병폐를 척결함으로써 근원적인 해결을 모색하여야 한다는 것을 우리는 충심으로 권고하고자 합니다.

이 자리에 피고인으로 서 있는 권양은 이 같은 새로운 세대의 젊은이 중 한 사람입니다. 그녀는 성실한 공직자 가정의 막내딸로서 이렇다 할 생활의 어려움을 알지 못한 채 순탄한 성장과정을 밟았으며 타고난 명민한 자질로 원주여고를 수석으로 졸업하고 서울대학에 진학하였습니다. 변호인들은 당시 원주법원에 재직하였던 어떤 분으로부터, 권양이 서울대학에 합격하였다는 소식이 전해지자 법원 직원들이 권양의 부친에게 경사라고 축하의 인사를 하고 권양의 부친이 흐뭇해하던 일이 눈에 선한데 그 권양이 이런 일을 당하게 되다니 실로 감개가 무량하다고 하는 말을 들은 사실이 있습니다.

어느 모로 보나 권양은 우리 사회에서 가장 양명하고 축복 받은 환경과 여건 속에서 자라난 젊은이 가운데 한 사람이라고 말할 수 있습니다. 1979년 10월 26일 박대통령 피살소식이 전해졌을 때 당시 여고 2년생이었던 권양은 동급생들과 함께 목을 놓아 통곡을 했습니다.

그때까지만 해도 학교와 사회에서 가르친 대로 '유신만이 살 길'이며 유신만이 우리 나라의 현실에 맞는 유일한 정치체제라고 조금도 의심 없이 철석같이 믿고 있었던 이 순진한 소녀에게, 박대통령의 피살 소식은 너무나도 큰 충격이었습니다.

그러나 정작 더욱 충격이었던 것은, 박대통령이 피살된 바로 그 순간부터 아무도 더 이상 유신체제의 정당성에 대하여 말하지 않게 되었으며, 오히려 날이 갈수록 유신체제를 공공연히 비판하고 부정하는 목소리들이 높아졌으며, 엊그제만 해도 그토록 유신만이 살길이라고 외치고 박대통령을 위대한 영도자라고 추켜세우던 세상사람들이 일변하여 박대통령의 장기집권욕과 독재, 그리고 그 아래서의 부패와 비리를 거론하게 된 사실이었습니다.

국민학교 시절이래 여고 2년생이 되기까지 기성세대로부터 귀에 못이 박히게 배웠고 그래서 의심 없이 믿어왔던 것이 거짓이었으며 속은 것이었다는 이 어처구니없는 진실 앞에서, 기성세대와 사회에 대한 그녀의 신뢰는 산산조각으로 부서지고 말았습니다.

권양은 이때부터 상당히 오랜 기간동안 신문을 보지 않게 되었으며 이것이 계기가 되어 정의와 진실에 대한 관심, 정치와 사회의 현실에 대한 의식이 싹트기 시작했다고 술회하고 있습니다.대학에 진학한 후 권양은 노동자들이 아픈 현실에 대하여 알게 되었습니다. 그리하여 번민을 거듭하던 끝에 같은 세대의 다른 많은 젊은이들처럼 대학생으로서의 특권을 포기하고 스스로 노동자가 되어 노동자들의 권리를 증진시키는 데에 헌신하기로 결단을 내렸습니다.

그래서 가명으로 어떤 공장에 취업하였고 그로부터 불과 며칠만에 가명 입사 사실이 발각될까 우려한 나머지 자진 퇴사하였습니다. 이것이 권양이 한 일의 전부입니다. 변호인들은 여기에 무슨 잘못이 있는지를 묻고자 합니다. 누가, 무슨 권리로, 이러한 권양의 행위를 그 양심의 표현을 단죄할 수 있는가를 묻고자 합니다.

경찰은 아마도 이렇게 말할 것입니다. "권양은 노동현장에 취업하였기 때문에 구속된 것이 아니라, 취업과정에서 주민등록증 변조 등 범법행위를 하였기 때문에 구속된 것이다." 그러나 이것은 사실일는지는 몰라도 진실은 아닙니다.

우리는 문귀동이 당초에 그토록 당당하게 범행사실을 부인하고 나서고, 만천하를 상대로 감히 터무니없는 조작된 알리바이까지 들고 나오면서 권양을 조사한 회수와 시간 등 가장 기초적인 사실에부터 거짓말을 일삼고, 심지어는 후안무치하게도 권양을 상대로 명예훼손죄와 무고죄로 고소까지 제기하는 것을 보고, 이것이 과연 막강한 경찰조직의 뒷받침을 배경으로 삼지 않고서도 있을 수 있는 일인가, 문귀동 한 개인의 결단만으로 가능한 일인가하는 의혹을 품지 않을 수 없었습니다. 아니나다를까, 우리의 이러한 의혹은 검찰수사과정에서 명백한 현실로서 입증되었습니다.

경찰은 그 명예와 위신의 실추를 막기 위하여 성고문의 범행을 은폐하려고 하였던 것인지 모르겠으나, 이제 경찰의 명예와 위신은 정작 성고문 범행 자체보다도 오히려 그 범행을 은폐하려 들었던 경찰의 부도덕성 때문에 여지없이 실추되었습니다.

경찰이 그 실추된 명예와 위신을 조금이라도 회복하려면, 지금이라도 이 같은 범행은폐의 과오에 대하여 국민과 권양 앞에 사과하고 경찰조직 내부의 성고문 범행 관련자는 물론이요 그 범행은폐 책동에 공모 가담하였던 일체의 관계자들도 남김없이 적발하여 지위 고하를 막론하고 의법 처단하여야 할 것이며, 우리는 바로 이것이 경찰에 요구합니다. 만약 경찰이 이것을 끝내 거부할 때에는 우리는 경찰에 대하여 도덕적 파산을 선고하지 않을 수 없게 될 것입니다.

범죄수사의 주체이며 인권옹호 직무의 담당자인 검찰은 무엇을 하였는가-이것을 생각할 때에는 우리들 변호인들은 분노보다도 먼저 슬픔이 앞선다는 것을 고백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우리는 검찰이 이 성고문 사건의 수사에 있어서 전례 없이 진지하고 성실한 자세로 진실을 추구한 사실을 알고 있으며 그 노고가 많았던 것을 인정합니다.

이 사건에서 검찰은 인천지검의 수사인력을 총동원하다시피 하여 사건당사자인 권양과 문귀동, 그리고 43명의 참고인들을 상대로 연일 불철주야로 집중적인 조사를 전개하였습니다. 그 결과 검찰은 문귀동과 부천서 간부진 및 형사들이 조작해낸 모든 거짓 진술들을 낱낱이 타파하였고 권양의 모든 주장이 진실임을 더 이상 의심할 여지가 없을 정도로 명백하게 드러내었습니다.

그런데 "폭언, 폭행은 있었으나 성모욕은 없었다"는 검찰 수사결과 발표는 대체 어떻게 된 일입니까? 서울고등법원 재정신청 사건 재판부는 다른 독자적인 증거조사는 일절 시행하지 않은 채 오로지 검찰수사기록에만 의거하여 앞서 말씀드린 바와 같이 문귀동의 성추행 사실을 인정하였습니다.

우리는 권양의 변호인들로서, 언론에 대하여 우선 무엇보다도 권양의 명예회복을 위한 조치를 취할 것을 요구합니다. 검찰발표 내용이나 '공안당국의 분석'내용이 전혀 터무니없는 것으로 드러났음을 분명히 밝혀주기를 요구합니다.

그동안의 모든 편파보도를 시정하고 권양을 근거 없이 비방, 중상하는 숱한 기사들이 보도된 경위를 일일이 해명할 것을 요구합니다. 어떤 어려움이 있더라도 이것을 해낼 때에만 언론은 자신이 그동안에 권양에게 가한 부당한 박해, 한 연약한 처녀로서는 감당할 수 없을 정도로 엄청난 박해에 대하여 책임을 면제받을 수 있게 될 것이며, 무엇보다도 언론 스스로의 존재이유를 되찾을 수 있게 될 것입니다.

이제 이 사건을 계기로 하여 우리는 국가와 권력의 존립 근거에 대해 근본적인 물음을 제기하지 않을 수 없게 되었다고 생각합니다. 국가란 그 구성원인국민의 인간적인 존엄과 가치를 보장하고 실현하기 위해서만 존재할 정당한 이유를 지니는 것입니다. 만약 국가의 공권력이 거꾸로 국민의 인간적 존엄성을 훼손하고 인간적 가치의 실현을 제약하는 파괴적힘으로 작용하게 된다면, 그 같은 공권력은 더 이상 존재하여야 할 의의를 상실하게 되는 것입니다.

이 성고문은 사건의 진전과정을 통하여 우리는 우리 국가와 사회의 모든 기성의 권력과권위들이 심각한 도덕적 위기에 봉착하고 있음을 똑똑히 볼 수 있었습니다. 이제까지 우리가 경찰과 검찰과 사법부 그리고 언론에 대하여 말한 것은 우리 국가와 사회가 권양에게 가한 온갖 부도덕하고 비열한 박해와 일단에 지나지 않는 것이며, 우리가 봉착하고 있는 전반적인 도덕적 위기의 한 징후에 불과한 것이었습니다.

본 변호인단은 확신하거니와 이 도덕적 위기야말로 그 어떤 군사적, 정치적 혹은 사회 경제적 위기보다도 앞서는 우리 국가와 사회의 가장 근본적인 위기인 것이며, 이것이 정당하게 극복되지 아니하는 한 우리들과 우리 자녀들의 앞날은 실로 암담한 것이 될 것입니다.

바로 이러한 위기의 순간에 권양은 하나의 기적으로 우리에게 다가왔습니다. 지난 7월 7일 변호인들이 인천 소년교도소로 그날까지 열흘째 단식을 계속하고 있던 권양을 찾아갔을 때, 권양은 배가 쓰리고 머리가 어지럽다고 하면서도 "이 분노를 그대로 삭힐 수가 없다. 차가운 교도소 마룻장을 베고 숨이 끊어지는 그 순간까지도 진실을 밝혀 내고야 말겠다."고 말했습니다.

이 목숨을 건 진실에의 열정 하나만으로 권양은 끝내 이 불의한 세상의 온갖 권세를 이겨내었습니다. 권양이 그토록 열망하였던 진실, 다시는 이땅의 딸들이 자신과 같은 불행을 겪는 일이 없어지도록 하기 위하여, 국가 공권력에 의하여 인간의 존엄성이 이처럼 여지없이 짓밟히는 사태가 더 이상 지속되지 않도록 하기 위하여 권양이 그토록 밝히려고 열망하였던 진실은 마침내 그 모습을 드러내었습니다. 이 진실을 밝히기 위하여 권양이 바친 그 모든 눈물겨운 희생과 헌신은 우리 나라 인권의 역사에서 두고두고 뜨거운 감사의 정과 더불어 기억될 것입니다.

권양은 우리에게 '진실에의 비밀은 용기뿐'이라는 교훈을 온몸으로 가르쳐주었습니다. 우리는 이제 이미 이 혼탁하고 타락한 세대의 신화가 되어버린 권양의 투쟁에서, 일찍이 김수영 시인이 노래하였듯이 '어째서 자유에는 피의 냄새가 섞여 흐르는가'를 배웠습니다.

권양이 처음으로 우리에게 다가왔을 때는 슬픔과 절망으로 왔으나, 이제 우리는 가슴 가득한 기쁨과 희망으로 권양의 승리에 대하여 증언하고자 합니다. 우리는 권양이 이미 도덕적인 승리를 거두었다고 말한 바 있으나 이제 머지 않은 장래에 현실적으로도 완벽한 승리를 거두게 될 것을 믿어 의심치 않습니다. 이 엄청난 사건의 진실은 만천하에 낱낱이 공개될 것이며, 그 진실을 왜곡하고 은폐하려 들었던 모든 어리석고 비겁한 책동은 하나도 남김없이 타파될 것입니다.

이 진실의 최종적인 승리를 위하여 지금 이 자리에 선 우리 모두는 권양이 우리에게 바친 헌신에 만의 일이라도 보답할 수 있도록 각자의 최선을 다할 것을 약속하여야 한다고 믿습니다.

이제 저 잔혹하였던 여름과 가을을 지나 권양은 이 법정에 섰습니다. 우리가 마지막으로 눈물로써 호소하고자 하는 것은 빛나는 영혼의 아름다움을 간직한 순결 무구한 처녀는 이 시대의 모든 죄악과 타락과 물의를 속죄하는 재물로서 역사의 제단 앞에 스스로를 받쳤으며, 우리들 중 그 누구도 이 시대에서 가장 죄가 없는 이 처녀는 더 이상 단 한시라도 차디찬 감옥 속에 갇혀 있게 하는 죄악에 공범자가 되어서는 안된다는 사실입니다.

우리의 권양, 온 국민의 가슴 속 깊은 곳에 은밀하고 고귀한 희망으로 자리잡은 우리의 권양은, 즉각 석방되어야 합니다

변호사 고영구 변호사 김상철 변호사 박원순 변호사 이돈명 변호사 이상수 변호사 조영래
변호사 조준희 변호사 홍성우
변호사 황인철 변호사 손태봉 변호사 황산성 변호사 이태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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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노동운동연합(서노련) 창립 선언문(1985. 8. 25)

우리는 오늘 노동자가 우리 민족의 역사를 창조하는 진정한 주인이며, 노동자가 억압받지 않는 사회를 건설하는 것이야말로 노동운동의 궁극적인 과제임을 선언한다.

그러나 지난 70여년 동안 일본 제국주의 침략과 독재정권의 탄압으로 노동자의 생존권은 철저히 유린되어왔다. 특히 80년 광주민중의 민주화투쟁을 짓밟고 올라선 군사독재정권은, 외세를 등에 업고 독점재벌과 결탁하고 '농산물수입정책'과 '임금동결정책'을 강행함으써 이 땅의 노동자, 농민을 절망 속으로 몰아넣고 있다.

지난 70년대를 돌이켜볼 때 우리의 선배 노동자들은 민주노조를 통하여 생존권 요구투쟁을 전개해왔으니 개별사업장 단위의 투쟁을 통해서는 독재정권의 폭압을 이겨낼 수 없었다.

이러한 한계를 극복하기 위하여 지난 2년간 우리들은 노동악법의 테두리를 과감히 벗어나서 청계피복노동조합을 복구하였으며 노동운동 탄압저지 투쟁위원회와 구로지역 노조민주화 투쟁위원회연합을 결성하여 연대투쟁의 새로운 가능성을 제시하였다.

대우 어패럴을 중심으로 한 6월 노동자 연대투쟁은 우리 노동자들이 각성하여 단결될 때 얼마나 큰 힘을 발휘할 수 있는지를 실천적으로 확인하는 중요한 계기가 되었으며, 어떠한 합법적인 민주노조도 용납되지 않는 현재의 탄압상황 아래서는 새로운 형태의 대중조직을 건설하지 않고서는 노동운동의 궁극적인 목표를 실현할 수 없다는 사실을 철저히 깨닫게 하였다.

이에 우리는 서울노동운동연합의 결성을 통하여 모든 민중, 민주운동세력과 굳건히 연대하여, 이 땅의 1천만 노동자에게 부과된 역사적 책무를 수행하고자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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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왜 민정당을 찾아왔는가...(1984. 11.14)

민정당은 작금의 학생운동이 이 땅의 참된 민주주의의 실현을 위해 사회의 아픔을 대변하려는 대다수 학생의 지난한 몸부림임에도 불구하고, '소수', '극렬'로 매도하면서 독재정의 구축의정치적 희생물로 악용하고 있다. 그것은 그들이 국민적지지 없이 물리적으로 등장한 독재정당으로 다가오는 총선을 앞두고 또 한번 이 땅에 암울한 민주주의의 죽음을 장기화하려는 음모의 일환이다.

지난 11월 3일 우리 민주화투쟁 학생연합(이하 민투학련)은 이 땅의 암울한 현실이 전두환 독재정권과 독재정당인 민정당에 의해 자행되는 민주, 민족의 탄압에 근거하고 있음을 직시하고 학생들이 민주화투쟁의 결집체로 민투학련의 창립을 선언한 바 있다.

이제 우리는 한걸음 더 나아가 이 땅의 참된 민주주의를 짓밟고 있는 민정당에 그 모든 책임을 묻고자 한다.

1. 노조탄압 중지하고 노동악법 개정하라

이미 우리 민투학련은 이 땅의 노동자의 대다수가 기본급 10만원도 채 못되는 월급으로 주린 배를 채우는 뼈아픈 노동현실을 위한 긴급한 대책으로 최저임금제 실시, 즉각적인 임금인상, 노조탄압중지 등 노동삼권 보장 등을 요구한 바 있으며, 대우 어패럴, 협진전자, 유니전자 등에서 자행된 무자비한 폭력적 탄압과 음해공작 등의 노조탄압을 즉각적으로 중지할 것을 요구한 바 있다.

"우리는 기계가 아니다""근로기준법을 준수하라"는 피맺힌 외침과 더불어 전태일 열사가 우리 곁을 떠난 지 어언 14년! 세계 최장 노동시간(주당 53.7시간), 10만원 미만의 임금, 산업재해가 빈발하는 노동환경 등은 주지의 사실이며, 무엇보다도 피로 물들여진 청계피복노조 합법성 쟁취대회와 민한당사에서 노조를 지키려고 절규하던 대우 어패럴 노동자들이 한맺힌 분노에서 절감할 수 있지 않은가.

그럼에도 감히 '이념정당''책임정당'을 자처하던 정당은 이 땅의 노동현실을 위해 한 일이 무엇인가? 얼마나 큰 고통에서 처절하게 시달렸기에 노동자들이 절규하며 민한당사로 달려갔을까? 민정당은 책임정당은 커녕 국회가 국민의 대변자가 되는 최소한의 참된 민주주의를 부정하는 반민중적 독재정당임을 이제 또다시 명백히 드러낸 것이 아닌가?

2. 파쇼 악법 폐지하고 전면해금 실시하라

대부분의 정치인들은 총칼의 위협 속에서 정치피규제자로 묶어둔 채 등장한 군부외생정당 민정당은 다가오는 총선을 앞두고까지 '선거일정''해금''선거제도'등의 조작을 통해 희대의 조직적 부정선거를 꾀하고 있다. 비중있는 정치인들을 정치규제에 묶어두고 있는 작금의 상태에서 어찌 생존권 요구와 민주화 요구가 총선을 통해 실현될 수 있겠는가?

게다가 표현의 통로를 막고 있는 언론기본법, 민주적 표현단체의 결성을 막고 있는 집회 및 시위법, 국민의 의사와 상관없이 여당이 동반당선과 안정선 확보를 위한 전국구 2/3부여 등 잘못된 선거법 등의 제반 반민주적 장애가 존재하는 가운데 어찌 총선을 통한 민주화에 실낱같은 희망이라도 걸 숙다 있겠는가?

감히 '정권창출 정당'을 자칭한 민정당이 경찰, 군부의 물리력과 집권정당이라는 이점에도 불구하고 전면해금없이 총선을 치르려는 것은 자신들의 국민적 지지의 전무함을 두렵게 의식하며 독재정당을 구축하려는 음모에 다름 아니지 않은가! 더욱이 이제 막 군복을 벗은 군부 내 실력자를 당내의 불협화음에도 불구하고 낙하산식 공천을 강행하는 것은 민정당이 군부 정치 개입의 통로임을 확증하는 것은 아닌가?

집권 4년간 민정당 이, 장사건, 정래혁 사건 등에서 추악한 부정부패상을 보여준 것 외에 한 일이 무엇인가? 재벌과 외세의 탐학 앞에 민중과 민주를 내던진 것 외에 한 일이 무엇인가! 추곡가격과 임금을 동결시킨 것 외에 한 일이 무엇인가!

3. 학원탄압 중지하고 폭력경찰 물러가라

지난 11월 5일 군부독재정권 퇴진 궐기대회에 참가하려다 불법연행된 학생들 중 서대문 경찰서 등에서 폭력경찰에 의해 민주적인 여학생들이 발가벗긴 채 유방을 주물리는 등 온갓 희롱을 당하고 심지어는 만취된 전경들에 의해 무참히 추행당한 사실은 이 땅의 상아탑의 현주소를 말해주고 있다.

또한 경희대 총장실에서 발견된 문교부의 학원문제 지침서는 시위주동 학생에 대한 탄압과 체육대생의 반 시위테러를 지시한 학원탄압 실상인 것이다.11월 3일 동대회에 참가했던 정종욱(고대 2학년)군이 식물인간이 되어 기관지 절개로 호스를 통해 겨우 산다. 생명을 유지하면서도 두 눈을 부릅뜨고 참된 민주주의의 실현을 부르짖고 있다. 그가 가슴속에 품고 있는 민주화의 의지를 우리 민투학련은 모든 학생과 함께 공감하며 작금의 반민주적, 반민중적 책임을 독재정당 민정당에게 묻고자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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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대중, 김영삼 8.15 공동선언

민주화 투쟁은 민족의 독립과 해방을 위한 투쟁이다

친애하는 국민 여러분.

우리는 이민족의 지배와 탄압으로부터 벗어나 해방의 기쁨을 만끽했던 8,15기념일을 서른 여덟 번째 맞습니다. 과연 해방의 감격과 그 진정한 의미가 오늘에 되살려지고 있는지에 대하여 국민여러분과 함께 살펴보고자 합니다. 그 해방의 진정한 의미가 오늘에 어떻게 재현되어야 하는지에 대하여 뜨거운 호소의 말씀을 드리고자 합니다.

해방 이후 우리가 맞이하였던 8,15 기념일은 한 번도 우리 모두의 축제로 되지 못하였습니다. 8,15의 축제와 그 의미가 날이 갈수록 의도적인 퇴색과 축소의 과정을 반복하고 있는 현실이 우리로 하여금 해방의 진정한 의미를 거듭 되새기게 하고 있습니다. 일제하 그 캄캄한 암흑 속에서 우리 민족이 한결같이 소원했던 해방과 독립은 이민족의 굴레로부터 벗어남은 물론, 민족이 모두 함께 탄압과 수탈이 없이 인간답게 살 수 있는 민족, 민주국가 사회의 진정한 의미와 목적이 있었던 것입니다. 그러나 우리는 해방 후 국토와 민족의 분열이라는 아픔과 동족상잔이라는 비극을 맛보아야 했습니다. 이것이 8,15가 우리 민족성원 모두의 축제가 되지 못하게 한 빌미가 되고 있습니다.

갈라진 국토의 반쪽 저편에서는 장기 공산독재가 민중을 짓누르고 있으며, 끝내는 세습제까지 운위되고 있어 해방된 민족의 자존심과 영예를 부끄럽게 하고 있습니다. 다른 반쪽 이쪽에서는 민족정기가 간데없이 친일 민족반역자들까지 민중 위에 군림하여 자유당 백색독재를 이룩하다가 마침내 4,19학생혁명으로 붕괴되어 비로소 민족정기와 존엄, 그리고 인간다운 삶을 위한 민주주의에의 전망이 섰지만, 5,16군사쿠데타로 민주주의에의 희망은 차단되고 같은 민족에 의한 억압이 계속되어왔습니다.

일제 36년의 절반에 해당되는 18년간의 장기독재에 이 나라 국민은 신음하여 왔습니다. 1979년의 10,26사태로 오랜 억압의 세월이 가고 민주화의 밝은 날이 다가오는가 싶더니 80년 5월 27일의 군사쿠데타로 우리 국민은 또 다시 동족의 독재정권에 짓밟혀야 했습니다. 저 처참했던 광주의거는 민족분단 후 이 민족이 겪은 최대의 수난이었고, 그것이 동족에 의한 것이었다는 데서 유린과 국민탄압의 역사가 해방 이후의 역사를 축제의 역사로 되지 못하게 하고 있습니다.

이민족의 탄압에 못지 않은 독재권력에 의한 민중탄압이 계속되는 상황속에서 우리 국민은 진정한 해방의 기쁨과 그 의미를 확인할 수 없었던 것입니다. 그뿐만 아니라 우리를 지배하고 탄압했던 일제는 지금도 이 땅을 활보하고 있으며, 그들의 지지와 지원으로 독재권력의 자기 유지를 획책하는 세력이 우리를 지배하고 있습니다. 해방의 의미가 의도적으로 축소되고 퇴색되는 원인과 독재권력의 성격과는 이와 같은 함수관계에 있는 것입니다.

친애하는 국민 여러분.

치욕의 역사는 일제 36년으로 끝난 것이 아니라 해방 후 38년 동안 계속 되고 있습니다. 인간의 기본적 인권과 자유, 인간다운 삶이 보장되는 사회를 우리의 손으로 건설하지 못하는 한 우리는 진정한 해방을 결코 맛볼 수 없는 것입니다. 그런 의미에서 민족의 해방과 독립을 위한 투쟁은 지금도 계속되어야 하고 또한 계속되고 있는 것입니다. 민주화투쟁은 바로 민족의 해방을 위한 투쟁 그 자체이며 그것을 완결하는 투쟁입니다.

우리는 독재권력의 민중에 대한 탄압이 그 질이나 양에 있어 일제시대보다 더하다는 예기를 듣는 경우가 많습니다. 일제가 우리 민족을 탄압하기 위해 동원하였던 법과 제도와 그 수법이 오늘의 독재권력에 의하여 그대로 재현되고 있으니 그 말이 결코 과장이나 거짓이 아닌 것입니다. 권력의 획일성과 국민에 대한 추종의 강요가 그러하며 국민에 대한 기만정책이 또한 그러합니다. 자유와 정의와 진리를 외치는 사람들에 대한 탄압이 그러하며 농민소외 정책과 근로자와 노동운동에 대한 억압이 또한 그러합니다. 일제의 민중탄압의 체제와 독재권력의 그것을 비교 연구한다면 아마도 그 내용과 수법이 동일한 데 놀라지 않을 수 없을 것입니다.

여기에 우리의 민주화투쟁이 민족의 해방과 독립을 위한 투쟁의 연장선 위에 서 있어야 할 까닭이 있습니다. 우리의 민주화투쟁은 독립과 해방을 위한 투쟁이 민족을 위한, 민족에 의한, 민족을 위한 전체민족의 투쟁이어야 했듯이 전체국민의, 국민에 의한, 국민을 위한 투쟁이 되어야 하는 것입니다. 오직 민족의 해방과 독립이 우리 민족의 절대적인 목표였던 것과 마찬가지로 민주화 그 자체가 투쟁의 목표요 대안인 것입니다.

독립운동가들의 해방과 독립을 위한 투쟁이 자신을 버리고 더 큰 나, 즉 민족과 나라를 위해 자신을 바치는 투쟁이었듯이 우리의 민주화투쟁도 나를 버리고 조국의 민주주의를 위해 자신을 던지는 투쟁이어야 합니다. 민주주의를 위해서는 나 자신을 버리고, 나의 모든 것, 나의 욕망, 나의 생명까지도 던질 수 있어야 합니다.

민족의 독립을 위해서는 전체민족이 하나가 되어 투쟁하여야 했듯이 민주주의를 위한 투쟁에서 우리는 혼연일체 하나가 되어야 합니다. 해외투쟁과 국내투쟁이 하나가 되어야 하며, 또한 국내와 해외에서 하나가 되어야 합니다. 독재권력에 의하여 희생당하고 있는 모든 사람들의; 고통을 나의 것으로 해야 하며, 그 고통을 기꺼이 떠맡아 지거나 나누어 저야 합니다. 우리는 자기 희생과 헌신적인 이해와 긍휼히 여기는 정신을 통하여 올바른 도덕성으로 하나가 되어야 합니다.

민족의 독립과 해방이 어느 누구의 도움보다도 바른 민족성원 자신의 주체적인 힘으로 쟁취되어야 하듯이 우리의 민주화투쟁도 오직 우리의 창조적인 민주역량으로 이룩하는 것이어야 합니다. 세계의 양심이 우리를 지원할 것이나 그것은 보완적인 것일 뿐, 이 나라의 민주화를 이룩하여 인간다운 삶의 터전을 만들 수 있는 것은 바로 우리 자신뿐임을 명심해야 할 것입니다.

민주투쟁의 승리의 날에 우리는 민주투쟁에서 숨지거나 자신의 모든 것을 던진 사람들을 민족의 해방과 독립을 위해 투쟁했던 애국선열들의 반열에 올려놓아야 할 것입니다. 앞으로 이룩될 민주주의는 민주주의를 위해 싸웠고, 싸우다 죽어간 모든 사람들의 피나는 고통 위에서 이룩되는 것이 될 것입니다. 이 모든 것이 우리의 확고한 신념이 되고 몸에 밴 덕성이 되어야 합니다.

친애하는 국민 여러분.

우리는 이와 같은 원칙 위에서 독재권력에 결연히 맞서야 합니다. 현독재정권은 입으로는 민주를 말하나 뒷전으로는 자신들의 권력의 강화와 영구화를 획책하고 있습니다. 그들은 겉으로는 화합을 말하나 속으로는 분열을 음모하고 있습니다. 그들은 앞에서는 정의를 말하나 뒤로는 엄청난 불의와 부정을 자행하고 있습니다. 장영자 사건이나 삼보증권 사건, 그리고 권력 주변에서 일어나고 있는 불의와 부정이 그것을 말해주고 있습니다. 최근의 대형 사건, 사고들의 폭력성이나 잔인성은 목적을 위해서는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는 현정권의 속성과 깊은 연관이 있습니다.

그들은 오직 권력의 유지를 위해서만 존재하고 거짓과 폭력으로 지탱하며 독선과 불의로 자신들의 특수한 이익만 도모합니다. 그들은 권력의 유지를 위해서라면 어떠한 일도 저지를 수 있는 비이성적 집단이며, 반민족, 반민주 집단인 것입니다. 현정권은 유신체제하에서 민중을 탄압했던 중추세력으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그들에게서 권력의 장악과 유지에만 그 목적이 있을 뿐 나라의 안보도, 국민의 안전도, 나라의 위신과 민족의 존엄도 그들의 안중에는 없습니다.

우리의 민주화 투쟁이 결코 정권투쟁이 아니라 민주구국의 투쟁이 될 수밖에 없는 것도 이 같은 현정권의 성격에서 연유하는 것입니다. 지금 나라와 겨레의 운명과 존엄은 독재정권 아래서 전례없는 위기를 맞고 있습니다. 이러한 위기의 절정에서 과연 우리가 할 수 있는 일이 무엇인지에 대하여 각자 냉철한 반성과 점검이 절실히 요청되는 것입니다.

정치인 여러분.

우리는 얼마나 오랫동안 국민의 기본권과 자유가 숨쉬는 민주주의를 갈망하여왔습니까. 진실로 나라와 겨레의 운명을 걱정하고 국민의 아픔을 같이하고자 한다면 현정권의 자기 합리화를 위해 분배된 특권에 편승하여 안일을 탐하고, 자신의 양심을 팔거나 속여서는 안될 것입니다. 어떠한 입장, 어떠한 상황 속에서도 민주주의자로서의 늠름한 정치인의 모습을 보여주어야 할 것입니다. 현정권이 강요하고 있는 그 규격과 틀로부터 탈출하여 민주화를 향한 시대적 사명에 함께 합류하여야 할 것입니다.

민주주의가 움직일 수 없는 우리들의 신념이요, 사명이며, 시대적 요청임을 군사독재 권력의 눈과 귀로 하여금 똑똑히 보고들을 수 있도록 외쳐야 합니다. 나의 침묵이 독재권력에 굴종이 되고, 그것이 자손만대에 걸쳐 자신의 치욕이 된다는 사실을 똑똑히 기억합시다. 독재적이며 비민주적인 규범, 예컨대 정치풍토 쇄신에 관한 특별조치법 같은 것에 얽매여서는 안됩니다. 그 법은 정의와 양심에 반하는 소급입법이며 그것이 반민주주의적인 것은 유신독재 아래 고난을 겪었던 수많은 동지들, 즉 애국적 민주인사들이 피규제의 대종을 이루고 있는 것으로도 충분히 증명되는 것입니다.

지금 여러분은 정의와 양심의 편에 서느냐, 아니면 불의와 폭력의 편에 서느냐 하는 준엄한 선택의 기로에 서 있습니다. 민주주의를 갈망하는 국민과 함께 자랑스러운 역사의 편에 서주시기 바랍니다.

언론인 여러분.

여러분은 언제부터인가 관제언론의 하수인으로 전락하였습니다. 여러분은 한 마디 정의의 목소리를 싣지 못하며 사회의 구석구석에서 들려오는 민중의 신음소리를 취재하지 못합니다. 한마디로 진실을 기록하지 못하고 있습니다. 그리하여 민주주의와 정의와 양심을 외치는 사람들 앞에서 여러분은 주눅들어 있습니다.

그러나 여러분과 우리를 갈라놓은 것은 독재권력이지 여러분 자신이 아닙니다. 우리는 그것을 압니다. 그렇다고 여러분의 책임이 면제되는 것은 아닙니다. 자유언론인 그것을 실천하고 지키려는 사람들의 끈질긴 집념과 투쟁과 자유언론에 대한 신앙으로써만 가능합니다. 자유언론을 스스로 실천하고 쟁취했을 때만 여러분은 양심의 평화를 얻을 수 있을 것입니다. 또한 비록 쓰지는 못하더라도 고통받는 형제들이 있는 곳에 항상 여러분의 모습이 있어 여러분의 취재 수첩으로 뒷날 역사의 증언을 할 수 있도록 준비해야 할 것입니다.

법관 여러분.

최근 민주주의를 외치는 정의로운 학생들에 대하여 중형을 선고하고 선량한 학생과 시민을 국가보안법 위반으로 단죄하는 여러분의 마음이 결코 평안치 못하다는 것을 잘 압니다. 여러분의 아픔에 앞서 시대의 아픔과 피고인들의 통분이 있다는 것을 알아야 합니다. 사법권의 독립은 모든 유혹과 위협을 극복하고 정의에 따라 판결할 때 비로소 수호되는 것입니다. 정변이 있거나 정권이 바뀌어도 의연히 흔들림 없이 존재하는 사법부이기를 바랍니다. 그러나 그렇게 될 수 있게 하는 것은 여러분이 정의롭게 사법권을 보위하고 법의 존엄과 정의를 스스로 지킬 때 비로소 가능한 거입니다.

친애하는 국민 여러분.

민주주의만이 이 나라를 위기에서 구해 줄 수 있습니다. 민주주의의 실현만이 갈라진 민족이 함께 합쳐지는 통일로 가는 길입니다. 이산가족의 만남이 슬픔으로 끝나는 것이 아니라 환호로 끝나기 위해서는 한국의 민주화를 통해 통일을 앞당기는 길이 있을 뿐입니다. 관제 공산주의자가 만들어져 남편과 아내가, 자식과 아버지가 헤어져야 하는 비극이 지금 이 순간도 속출하고 있습니다. 법정과 감옥에 가보면 그 슬픈 참상이 거기에 벌어지고 있는 것입니다.

민주정부를 수립함으로써만이 농민과 근로자가 소외되고 억압받지 않는 나라의 경제를 이룩할 수 있습니다. 가진 사람과 없는 사람의 위화감과 분열을 없게 할 수 있습니다. 민주체제 아래서만이 학생들과 노동자와 농민이 인격적 주체로서 자신의 권익을 주장하고 발양할 수 있습니다.

민주주의를 실현시킴으로써만이 나라의 위신과 민족의 존엄을 국제사회에서 회복시킬 수 있습니다. 불의하고 부도덕한 정권은 남에게 얕보일 뿐만 아니라 국제사회에서 부정과 불의를 저지르게 되는 것입니다. 지금도 계속되고 있는 쌀 도입과 관련된 추문이 그것을 밑받침하고 있습니다.

유신정권 이래 국제사회에서 저질러지고 있는 추태로 인하여 한국국민이 국제사회에서 얼굴을 들 수 없는 것도 바로 독재정권의 현실적 존재로 인한 것입니다. 민주화로써만이 이 사회에, 지역에 내재하는 모든 불균형과 그릇된 감정을 씻어낼 수 있습니다. 오직 민주화로써만 화해의 정치를 이룩할 수 있고 사랑의 사회를 건설할 수 있습니다. 민주화로써만 교육의 비인간화가 시정되고 야만적 고문이 영원히 청산될 것입니다. 민주화를 통해서만 자유, 정의, 진리, 양심을 지키는 모든 사람들의 고통이 치유될 수 있으며, 삼켜졌던 말을 되찾아 인간답게 말하고 살 수 있습니다

우리의 민주화투쟁의 제일의 과업은 어떠한 법률로 처벌되었건 모든 정치범과 양심범의 석방과 복권, 제적된 학생과 교수의 복학과 복직, 유신시대 이래 언론계에서 타의로 추방된 모든 언론인의 복직과 통폐합된 언론의 원상회복과 언론 자율성의 회복, 그리고 정치활동 규제에 묶여 있는 모든 정치인과 민주시민이 자유스럽게 정치활동을 할 수 있도록 하는 일입니다.

또한 소위 국가보위 입법회의에서 제종 또는 개정된 반민주적 악법 및 유신체제 이래의 독재적 법률의 철폐와 개정을 이룩하는 일입니다. 우리는 이러한 민주화와 동시에 헌법을 국민적 합의에 따라 개정, 자유로이 선거를 통하여 국민에 의한, 국민의정부를 선택하고 구성할 수 있어야 합니다. 비록 독재의 사슬에 묶여 있어 오늘의 현실이 암담한 것처럼 보이지만, 전채 다수 국민이 뜻을 다하고 마음을 다하여 민주화를 향하여 단결하여 투쟁한다면 우리는 이러한 민주화의 과업을 이룩할 수 있습니다. 하느님의 정의와 세계와 인류의 양식이 우리와 함께 있으며, 역사와 진리가 또한 우리와 함께 있습니다.

지금 이 시점에서 제일 두려워해야 할 것은 독재와 억압 그 자체가 아니라 민주화에 대한 우리의 희망을 포기하는 일입니다. 내일에의 꿈이 없는 민족은 가장 불행한 민족입니다. 우리는 확고한 신념으로 민주조국에의 희망과 튼튼히 결합되어 있어야 합니다.

민주주의를 위해 하나되고 그 희망으로 뭉친다면 우리는 마침내 이 땅에 모두의 환호 속에 민간정부를 우리의 손으로 세우게 될 것입니다. 억압은 전멸되고, 우리 모두는 새로운 민주적 인간상으로 구원될 것이며, 그것이 민족해방과 독립을 위한 투쟁을 오늘에 다시 계승시키며, 그것을 완성하여야 하는 시대적 사명에 부응하는 일이 될 것입니다. 우리 국민은 이미 이승만 정권이나 박정희 정권과 같이 민주주의에 대한 국민의 염원을 배반한 독재정권을 결코 용납하지 아니한 민주역량을 가진 국민입니다. 이같이 자랑스런 국민 앞에 우리는 정치인으로서 부끄러운 마음 금할 길이 없습니다.

1980년 봄 온 국민이 한결같이 열망하던 민주화의 길에서 우리는 당시 야당 정치인들로서 하나로 되는 데 실패함으로써 수백수천의 민주국민이 무참히 살상당하는 사태에 이르게 되고, 계속 국민의 수난이 연속됨은 물론 민주화의 길을 더욱 멀게 한 사태를 막지 못한 데 대한 책임을 면할 길 없습니다. 이제 국민 앞에 자책과 참회의 뜻에서, 그리고 온 국민의 민주화에 대한 열망 앞에서 우리 두 사람은 백의종군하는 자세로 하나가 되어 손잡고 우리 민족사의 지상과제를 향하여 함께 나아가려 합니다.

국민 여러분. 우리들의 부족하였음을 너그러이 용서해주시고 여러분의 민주전열에 전우로 받아주시기 바랍니다. 우리 두 사람은 오로지 국민의 한 사람으로서, 국민과 함께 그 뜻을 받들어 민족과 민주제단에 우리의 모든 것을 바칠 것을 엄숙히 맹세하는 바입니다. 그 성스러운 싸움과 승리의 현장에서 뜨겁게 만납시다. 우리는 승리할 것입니다.

워싱턴에서 김대중, 서울에서 김영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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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 미문화원 방화사건 성명서(1982)

미국은 더 이상 한국을 속국으로 만들지 말고 이 땅에서 물러가라

우리의 역사를 돌이켜보건대, 해방 후 지금까지 한국에 대한 미국의 정책은 경제수탈을 위한 것으로 일관되어왔음을 알 수 있다. 소위 우방이라는 명목하에 국내 독점자본과 결탁하여 매판문화를 형성함으로써, 우리 민족으로 하여금 그들의 지배논리에 순응하도록 강요해왔다. 우리 민중의 염원인 민주화, 사회개혁, 통일을 실질적으로 거부하는 파쇼 군부정권을 지원하여 민족분단을 고정화시켰다. 이제 우리 민족의 장래는 우리 스스로 결단해야 한다는 신념을 가지고, 이 땅에 판치는 미국세력의 완전한 배제를 위한 반미 투쟁을 끊임없이 전개하자. 먼저 미국문화의 상징인 미국문화원을 불태움으로써 반미 투쟁의 횃불을 들어, 부산시민에게 민족적 자각을 호소한다.

'살인마 전두환 북침준비 완료'

1. 민주주의를 원하는 광주시민들을 무참하게 학살한 전두환 파쇼정권을 타도하자.

2. 최후발악으로 전두환 군부정권은 무기를 사들여 북침준비를 이미 완료하고 다시 동족상잔을 꿈꾸고 있다.

3. 진정한 통일을 원하는 민주시민들을 탄압 구속한 채, 허울 좋은 통일 정책으로 더 이상 국민을 기만하지 마라.

4. 한일경제협력 등 한국경제를 일본에 예속시키는 일체의 경제협상을 즉각 중단하라.

5. 88올림픽은 한국경제를 완전히 파탄나게 할 것이므로 그 준비를 중단하라.

6. 노동자, 농민, 시민들은 더 이상 비참한 가난 속에서 시달릴 수 없다.

7. 미국과 일본은 더 이상 한국을 속국으로 만들지 말고 이 땅에서 물러나라.

8. 전두환 파쇼정권에 아부하는 관제언론 어용지식인들은 자폭하라.

9. 졸업정원제, 교수추천제 등으로 학원을 통제하고 있는 5, 30 교육정책을 즉각 철폐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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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두환 제 12대 대통령 취임사

우리는 오늘 시련으로 얼룩졌던 구시대를 청산하고 창조와 개혁과 발전의 기치 아래 새 시대를 꽃피우는 제5공화국의 영광스러운 관문 앞에 모였습니다.

본인은 민족의 역사에서 참으로 중대하고 획기적인 이 전환의 시기에 본인에게 대통령이라는 막중한 소임을 맡겨 준 국민 여러분에게 깊은 경의를 드리는 바입니다. 이번 제12대 대통령선거를 통하여 국민 여러분이 본인에게 압도적인 성원을 보내 주신 것은 본인에게 있어 무한한 영광일 뿐 아니라 본인의 책임을 더욱 무겁게 하는 채찍질이 되고 있습니다.

본인은 나에게 맡겨진 역사적 대임을 성실히 수행하기 위해 나의 모든 것을 나라와 겨레에 바침으로써 여러분의 기대에 보답할 것을 5천만 동포에게 엄숙하게 서약하는 바입니다.

조국은 현재를 사는 우리 세대의 것만이 아니며, 우리의 조상들이 피땀 흘려 우리에게 물려준 최고의 가치일 뿐 아니라 우리와 우리의 후손들이 영원히 살아갈 역사의 보금자리입니다.

역사를 돌이켜볼 때 우리 민족은 이 땅 위에 반만년 면면히 역사를 영위하면서 외침 등 숱한 도전과 시련을 극복하고 독창적 문화를 꽃피워왔습니다. 생각해보면 아시아 대륙의 숱한 강대한 민족이 흥망성쇠를 거듭하였으며, 수많은 민족이 이미 그 역사와 문화를 소멸하고 말았으나 우리 민족은 빛나는 문화전통과 동질성을 지키고 발전시켜 찬란한 동아시아 문화의 창조에 크게 공헌하여왔습니다. 그러나 본인은 우리 민족의 역사가 얼마나 약소의 비애와 망국의 한을 간직하고 있는가를 또한 잘 알고 있습니다.

우리는 지난날의 치욕을 잊어서는 안됩니다. 우리가 우리 조국의 진정한 주인이 되기 위해서는 마음이 살아 있어야 하며, 국민의 마음이 흔들릴 때마다 치욕의 역사로 우리 자신을 채찍질해야 합니다. 우리는 또다시 조국이 침몰되는 것을 허용할 수 없습니다. 그러므로 우리는 일체의 만심과 안일에서 깨어나야 하겠습니다.

본인은 지난번 국정지표로 민주주의의 토착화, 복지사회의 건설, 정의사회의 구현, 교육 혁신과 문화창달을 제시하였습니다. 이 같은 4대 지표가 앞으로 본인의 재임기간 동안에 기초를 더욱 굳게 다져 튼튼한 뿌리를 확실히 내릴 수 있도록 본인은 있는 힘을 다할 것입니다.

제5공화국 헌법에 의해 선출된 대통령이 오늘 취임식을 가짐으로써 새공화국이 명실상부하게 출범하였습니다. 체제논쟁을 불러일으켰던 구헌법은 이제 우리의 헌정에서 자취를 완전히 감추었습니다. 그러나 우리는 새헌법이 실시되고, 새정부가 출범한다고 해서 그것이 곧 새 시대라고 자만할 수는 없습니다. 새 헌법, 새 정부와 함께 '새로운 상황'이 전개되어야만 우리는 진정한 새 시대를 꽃피웠다고 할 수 있을 것입니다.

우리가 펼쳐야 할 새로운 상황은 구헌법 구정부 등의 구시대적 논리, 그리고 그와 관련된 일체의 진통과 애증으로부터 결별할 것을 우리들에게 엄숙히 요구하고 있습니다. 그러한 터전 위에서 새로운 가치를 정열적으로 추구해나가는 창조의 의지, 비생산적 비능률적 독소를 제거하고 국가사회에 새로운 활력소를 주입하려는 개혁의 의지, 훌륭한 전통과 민족적 정통성을 살찌워가는 발전의 의지를 함께 모아가야 하겠습니다. 이것은 역사의 전환기를 맞는 우리의 공고한 시대정신으로 승화되어야 할 것입니다.

본인은 주어진 임기 동안에 국민 모두가 오랫동안 갈구하는 희망하고 요청해온 이 세 가지의 해방을 쟁취하기 위하여 본인이 가지고 있는 모든 능력과 충정을 다 바쳐 일할 것을 이 자리에서 분명히 밝혀두는 바입니다.

한반도의 평화정착과 평화통일의 필요성에 관해서는 그동안 수차 강조한 바 있으므로 오늘은 생활의 질 문제에 관해 언급을 해볼까 합니다.

북한주민은 지난 36년간 내부의 종적인 비교만 할 수 있었을 뿐 외부세계와의 횡적인 비교는 할 수 없는 처지에 놓여 있습니다. 그들은 최소한의 자유도 맛볼 수 없는 상황에 놓여 있기 때문에, 자유를 갈구조차도 못하는, 인간의 존엄성과 가능성이 완전히 박탈된 비극적인 생활을 하고 있는 것입니다. 즉 정치, 경제, 사회, 문화, 인도적인 측면에서 북한주민의 생활의 질은 전세계에서 유례를 찾아보기 어려운 참담한 것으로서 동족인 우리들로서는 이에 대한 무한한 동정을 금할 수 없습니다.

본인의 1,12 제의도 통일에 접근하기 위한 것이었음은 물론 북한 주민의 인간성과 생활의 질이 향상되도록 북한의 개방을 촉구하고자 하는 데 그 뜻이 있었던 것입니다. 결론적으로 전쟁의 두려움에서 해방이 되어야만 민족 전체의 생활의 질도 개선 향상될 수 있다고 볼 때, 남북상호간의 신뢰 조성은 매우 긴요한 문제이며, 따라서 본인은 이 자리에서 1,12 제의의 수락을 다시 한번 북한당국에 대하여 촉구하는 바입니다.

둘째, 빈곤으로부터의 해방은 우리 민족 대대의 숙제이자 염원입니다. 부존자원이 없는 우리 민족은 역사적으로 빈곤을 숙명처럼 체험하여왔습니다. 그러다가 지난 10여 년간 국민의 피땀 어린 노고로 큰 성과를 쌓아올려 우리는 개발도상국 중에서 성장과 분배면의 모범 국가가 되다시피한 것이 사실입니다.

기업인은 기업인의 윤리를 지켜야 하고 근로자와 농민, 그리고 소비자도 성장과 성숙의 80년대가 요구하는 시민으로 의무와 책임을 다해야 할 것입니다. 정부는 이 사회의 그늘에 드리워 있는 절대빈곤을 퇴치하고 국민 전체의 기본수요를 충족시키는 데 정책의 우선 순위를 둘 것입니다. 그러나 국민의 이해와 호응이 없는 정책은 공론에 불과한 것이기 때문에 여러분의 적극적인 협조가 있기를 기대하는 바입니다.

셋째, 정치적 탄압과 권력남용이 이 땅에 다시는 반복되지 않도록 본인은 법으로 국정을 집행하고 법으로 정부를 이끌어갈 것을 분명하게 밝혀두는 바입니다. 헌법에 충실하고 모든 법령을 지키는 것은 바로 정치적인 탄압과 권력남용으로부터 해방을 촉진하는 첩경이 될 것입니다. 특정인을 위한 법의 개정은 무슨 일이 있어도 있어서는 아니 되며, 특정 이익단체를 위한 권력남용도 철저히 배제되어야 할 것입니다. 국법을 엄격하게 준수하는 정부의 모범과 더불어 또 한편으로 국민 모두가 법을 지키는 일이 매우 중요하다는 것을 강조해주고자 합니다.

우리는 이와 같은 3대고통으로부터의 해방을 확고한 우리의 것으로 함으로써 비로소 근대적인 산업민주국가의 기틀을 굳건히 하고, 그 위에서 국민의 복지를 기약할 수 있는 유산을 후손에게 넘겨줄 수 있다고 확신합니다.

본인은 자신에게 엄격하고 타인에게 성실, 정직한 한 인간으로서, 그리고 나라의 지속적인 전진을 바라는 대한민국의 한 국민으로서 우리의 숙제인 평화적 정권교체의 전통을 꼭 확립하고야 말 것임을 분명하게 밝혀두는 바입니다. 우리가 지향하는 것은 생명력이 넘치는 개방사회이며 인간의 존엄성과 가치의 능력을 존중하면서 개인의 자유와 이익을 최대로 보장하는 자유민주주의입니다.

우리는 다양한 의견을 대화로 조정하고 종합함으로써 그것을 민족의 압력으로 승화시켜나가야 하겠습니다. 갈등과 파쟁보다는 화해와 토론을 통해 총의를 창출해내야 하며 그것은 새 역사의 조류를 굵게 하고 힘차게 하는 동력이 될 것입니다. 총의의 형성이 아니라 그것을 방해하려 하거나 그 외곽에서 방관하려는 자세는 민족사의 전진을 위해서 아무런 보탬이 되지 못할 것입니다.

국민여러분!

우리는 이제 새 역사의 첫발을 내딛고 있습니다. 우리는 목표에 와닿은 것이 아니라 목표를 향해 지금 출발하고 있는 것입니다. 우리는 이제 겨우 국가적 난국을 극복한 단계이며 모든 것은 이제부터가 시작입니다.

본인은 나에게 절대적인 지지를 보내 준 국민 여러분의 명령에 충실할 것이며 여러분과 본인의 삶의 터전인 이 나라의 성장과 성숙을 위해 충실할 것입니다. 본인은 본인이 공약한 새 시대의 전개에 충실할 것이며 본인이 발의하고 공포한 헌법에 대해 충실할 것입니다. 그리고 정직을 생활신조로 삼아온 하나의 자연인으로서 자신의 신조에 충실하고자 합니다.   (이하 생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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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사 사료

1980. 5. 27 전두환 정권의 국가보위비상대책위원회 설치령

제1조(설치).

비상계엄하에서 계엄법 제9조 및 제11조의 규정에 의하여 계엄업무를 지휘감독함에 있어서 대통령을 보좌하고 국가를 보위하기 위한 국책사항을 심의하기 위하여 대통령소속하에 '국가보위비상대책위원회(이하 '비상대책위원회'라 한다)'를 설치한다.

제2조(구성).

비상대책위원회는 국무총리, 부총리 겸 경제기획원장관, 외무부장관, 내무부장관, 법무부장관, 국방부장관, 문교부장관, 문화공보부장관, 중앙정보부장, 대통령비서실장, 계엄사령관, 합동참모회의의장, 각군 참모총장 및 국군보안사령관과 대통령이 임명하는 10인 이내의 위원으로 구성한다.

제3조(회의소집).

대통령은 비상대책위원회의 의장이 되며, 의제를 선정하여 소집하고 이를 주재한다.

제4조(상임위원회의 설치).

비상대책위원회의 위임에 따라 제1조에 규정된 사항의 기획과 집행의 조정 및 통제를 하기 위하여 비상대책위원회에 국가보위비상대책 상임위원회(이하 '상임위원회'라 한다)를 둔다.

제5조(상임위원회의 구성).

1. 상임위원회는 위원장과 30인 이내의 위원으로 구성된다.

2. 상임위원회 의장은 비상대책위원회 위원 중에서 대통령이 지명하며, 상임위원회 위원은 대통령이 임명, 또는 위촉한다.

제6조(분과위원회의 설치).

1. 상임위원회의 사무를 분장, 처리하기 위하여 상임위원회에 분과위원회를 둘 수 있다.

2. 상임위원회에 두는 분과위원회의 종류와 그 분장 사무는 상임위원회가 대통령의 승인을 얻어 이를 정한다.

제7조(운영세칙).

이 령에 규정된 이외에 비상대책위원회 운영, 기타 필요한 사항은 비상대책위원회가 이를 정한다.

부칙(시행일). 이 령은 공포한 날로부터 시행한다.

1980년 5월 27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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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 18 광주시민군 궐기문(1980)

우리는 왜 총을 들 수밖에 없었는가?

먼저 이 고장과 민주주의를 수호하기 위해 피를 흘리며 싸우다 목숨을 바친 시민, 학생들의 명복을 빕니다.

우리는 왜 총을 들 수밖에 없었는가?

그 대답은 너무나 간단합니다. 너무나 무자비한 만행을 더이상 보고 있을 수만 없어서 너도나도 총을 들고나섰던 것입니다. 본인이 알기로는 우리 학생들과 시민들은 과도정부의 중대 발표와 또 자제하고 관망하라는 말을 듣고 학생들은 17일부터 학업에, 시민들은 생업에 종사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정부당국에서는 17일 야간에 계엄령을 확대 선포하고 일부 학생과 민주인사, 정치인을 도무지 믿을 수 없는 구실로 불법연행했습니다. 이에 우리 시민 모두는 의아해했습니다. 또한 18일 아침에 각 학교에 공수부대를 투입하고 이에 반발하는 학생들에게 대검을 꽂고 "돌격, 앞으로"를 감행하였고, 이에 우리 학생들은 다시 거리로 뛰쳐나와 정부당국의 불법처사를 규탄하였던 것입니다.

그러나, 아! 이럴 수가 있단 말입니까? 계엄당국은 18일 오후부터 공수부대를 대량 투입하여 시내 곳곳에서 학생, 젊은이들에게 무차별 살상을 자행하였으니! 아! 설마! 설마 했던 일들이 벌어졌으니, 우리의 부모형제들이 무참히 대검에 찔리고, 귀를 잘리고, 연약한 아녀자들이 젖가슴을 잘리우고 차마 입으로 말할 수 없는 무자비하고도 잔인한 만행이 저질러졌습니다. 또한 나중에 알고 보니 군당국은 계획적으로 경상도 출신 제7공수병들로 구성하여 이들에게 지역감정을 충동질하였으며, 더구나 이놈들을 3일씩이나 굶기고 더군다나 술과 흥분제를 복용시켰다 합니다.

시민여러분!

너무나 경악스런 또 하나의 사실은 20일 밤부터 계엄당국은 발포명령을 내려 무차별 발포를 시작했다는 것입니다. 이 고장을 지키고자 이 자리에 모이신 민주시민여러분! 그런 상황에서 우리가 할 수 있는 일이 무엇이겠습니까? 묻고 싶습니다. 우리는 더 이상 당할 수만은 없었습니다. 그래서 우리는 이 고장을 지키고 우리 부모형제를 지키고자 손에 손에 총을 들었던 것입니다. 그런데도 정부와 언론에서는 계속 불순배, 폭도로 몰고 있습니다.

여러분!

잔인무도한 만행을 일삼았던 계엄군이 폭돕니까? 이 고장을 지키겠다고 나선 우리 시민군이 폭돕니까? 아닙니다. 그런데도 당국에서는 계속 허위 날조, 유포하는 데 혈안이 되어 있습니다.

민주시민 여러분!

우리 시민군을 절대 믿어주시고 협조해주시기 바랍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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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79. 9. 10 신민당 김영삼의 박정희 정권 타도 선언문

1. 야당말살 정치음모를 고발한다

나는 오늘 민사법원의 신민당에 대한 결정은 야당을 말살하여 정권의 영구화를 기하려는 박정권의 부도덕한 정치 음모에 사법부가 하수인 노릇을 하여 이루어진 비극적인 소산으로 규정하여 역사와 국민 앞에 고발, 규탄하는 바이다.

나는 이 나라 사법부가 영원히 씻을 수 없는 죄과를 역사 위에 저질렀으며 이로써 이 나라 법원은 마침내 권력의 하수인으로 전락된 추악한 모습을 만천하에 드러내어 이 나라의 양심적인 법관까지도 국민 앞에 얼굴을 들 수 없는 자기학대를 하였다. 이는 오늘의 유신체계가 있는 한 자식을 길러 법관을 시킬 의욕을 상실케 하는 충격적인 사법부재의 사태에 이르렀음을 뜻하는 것으로 국민과 더불어 개탄하지 않을 수 없다.

나는 한 마디로 말해서 이 결정은 정치권력의 지시에 의하여 재판이라는 요식만 갖춘 정치조작극일 뿐만 아니라 원칙적으로 정당의 지도기능을 지방법원의 일개 판사가 마음대로 정지시킬 수 있는 재판이란 있을 수 없으며 헌법의 이익을 이루는 정당의 지도기능이 민사소송의 대상이 될 수 없기 때문에 이를 인정할 수 없다. 만일, 입장을 바꾸어 일개 판사가 공화당 총재 박정희씨에 대하여 전당대회를 오랫동안 열지 않아 당헌을 위배하였다 하여 공화당총재가 아니라는 결정을 해서 통고하였을 때 박정희 총재는 그것을 인정하고 승복하겠느냐고 묻고 싶다.

2. 관제야당 만들려는 폭거다.

나는 내가 총재로 당선된 뒤 우리 당이 맹렬하게 민주회복 투쟁을 전개하여 국민의 절대적인 지지와 국제사회의 관심을 집중시키자 공화당 정권은 정권안보에 불안을 느낀 나머지 선명야당을 말살하고 관제야당을 만들려는 쿠데타적인 폭거를 자행한 것으로 단정한다. 이는 또한 나 개인에 대한 정치보복인 동시에 민주회복을 열망하는 모든 국민에 대한 도전적인 정치탄압으로서 이와 같은 정권말기적 정치조작은 멀지 않아 역사의 준엄한 심판을 받을 것이다.

3. 정권담당 능력 없음을 고백하였다.

긴급조치를 4년이 넘도록 계속하면서 야당탄압, 언론탄압, 학원탄압, 종교탄압, 근로자의 노동운동 탄압, 무자비한 인권탄압을 자행하여 정권을 지탱해온 박정권이 이제 긴급조치 가지고도 부족하여 삼척동자까지도 그 속을 들여다 볼 수 있는 정치재판으로 차기 집권 대체정당으로 공인된 야당을 수중폭파시키겠다는 것은 박정권 스스로 힘의 한계를 드러내어 정권을 이 이상 담당할 능력이 없음을 국민 앞에 고백한 것이다.

박정권은 18년이나 장기집권을 하고도 정치의 안정은 물론, 민생의 안정마저도 이룩하지 못하고 철저한 독재와 만성적인 부정부패만 가중시켜왔는데 이제 와서는 일당독재를 구축하여 일인체제의 영구화를 노리는 망동을 저지른다는 것은 절대로 용납할 수 없다.

4. 범국민적 항쟁, 박정권 타도선언

나는 지난 선거에서 1.1%를 이겨 신임을 얻은 야당의 총재로서 또 그동안의 투쟁으로 국민 절대다수의 지지를 받는 국민적 공당의 총재로서 민주회복을 바라는 모든 계층의 국민의 힘을 집결하여 범국민적 항쟁을 할 것이며, 이 항쟁을 통하여 박정권의 타도운동을 전개할 것을 선언한다.

나는 여기서 박정희 대통령의 하야를 강력하게 요구한다. 나는 국립경찰을 폭도로 전락시켜 심야에 신민당사를 습격하여 잠자던 여공들을 강제로 끌어내다가 김경숙양을 죽이고 현역 국회의원과 취재기자들에 폭행을 가하여 중상을 입혔는데도 국민 앞에 사과 한 마디 없고 폭력 경찰을 한사람도 잡아내지 않는 불법, 무법정권이 박정권임을 다시 한번 지적한다.

문부식 민주전선 주간을 구속시킨 데 이어 비서실장인 김덕룡까지 구속시키는 등 일련의 폭력정치를 다시 한번 규탄하면서 이와 같은 폭력정치로부터 나라와 국민을 구한다는 신념으로써 가능한 모든 것을 총동원하여 박정권 타도운동을 전개할 것을 다짐한다. 민주회복을 바라는 국내외 국민 각계층의 용기있는 참여와 성원을 호소해 마지않는다. 우리 국민은 일인체제하에서 18년을 살기에도 지쳤는데 일당독재하에서 살기를 강요당하는 오늘의 중대한 국면에 처해서도 궐기하지 못한다면 우리 모두가 함께 역사의 죄인이 된다는 것을 잊지 말아야 할 것이다.

5. 유신헌법의 정당성 인정 못한다.

5,16 군사쿠데타로 집권하여 정권의 자리에 앉은 박정권은 3선개헌을 불법으로 강행하였으며 소위 10월 유신도 불법으로 강행하였다. 헌법상 대통령에게 국회해산권이 없었음에도 불구하고 계엄령을 선포, 탱크를 들이대고 국회를 해산한 가운데 행정부 일방적으로 소위 '유신헌법'을 만들었던 것이다.

따라서 나는 소위 유신헌법은 원천적으로 합법적인 정통성을 인정할 수 없다. 그 유신헌법에 의해서 두 차례에 걸쳐 실시된 소위 '대통령선거'라는 이름의 집권연장의식은 선거라고 할 수 없다. 우리 국민은 강요된 99%의 찬성보다는 자유의사에 의한 51%의 지지가 훨씬 값진 민주주의임을 알아야 할 것이다.

나는 국민이 4년마다 원하는 정권을 자유롭게 선택할 수 있으며 믿을 수 없는 정권은 자유롭게 몰아낼 수 있는 권리를 가질 수 있고 사법부가 행정부의 간섭을 받지 않고 독립성을 지키면서 양심대로 재판할 수 있는 민주체제를 회복할 수 있는 헌법개정만이 모든 문제의 근원적인 해결책임을 다시 한 번 강조한다.

6. 불행한 역사에 대한 책임은 박정권에

나는 이 땅에 다시는 4, 19와 같은 비극적인 사태가 없어야 되며 정치보복이 없는 사회가 뿌리내려야 된다는 차원에서 박정희 대통령 스스로가 평화적으로 정권이양 준비를 갖추라고 여러 차례 권고하여왔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박정권은 나의 애국적인 충고의 진의를 이해하지 못하고 쿠데타적인 폭력정치의 수법을 계속 동원해서 이미 국민의 신임을 잃은 정권을 구차하게 지탱하려는 것은 스스로 불행의 길을 선택하는 것이다. 나는 앞으로 이 나라에 불행한 역사가 되풀이되더라도 그것은 박정권이 자초한 것이므로 그 책임은 어디까지나 박정권에 있다는 사실을 분명히 한다.

7. 말기적 발악 앞에 단결로 대응하자

나는 여기서 당원동지 여러분의 적극적인 협조를 당부하면서 만의 하나라도 박정권의 정치 조작극에 승복하겠다는 사람이 당내에 있다면 이는 우리의 동지가 아니라 민주회복을 저해하는 민중의 공적이 된다는 것을 경고해둔다. 우리는 공화당정권의 정권 말기적인 발악 앞에 단결로써 대응해야할 것이다.

8. 군은 국민을 위해 존재한다.

나는 이 기회에 국군장병 여러분에게 당부해둔다. 군은 국가와 국민을 위해 존재하는 것이지 결코 특정정권을 위해 군이 존재하는 것이 아니다. 또 국군은 국민의 아들 또는 딸로서 자유와 평화를 지켜 국민이 불안 없이 살 수 있게 하는 것이 지고의 가치임을 명심하여 본연의 임무에 충실해주기 바란다.

이제 박정권을 지지하는 국민은 박정권 밑에서 치부하고 잘사는 극소수 특권층밖에 없으며 모든 근로자, 농민, 종교인, 지식인 등 국민 절대다수가 박정권의 퇴진과 민주회복을 열망하고 있음을 나는 확신한다. 때문에 우리의 박정권 타도운동은 반드시 승리할 것으로 믿는다.

나는 박정권이 앞으로 우리에게 가해올 박해의 수법을 다 알고 있다.

첫째, 우리 당의 내부분쟁을 조장해서 국민 앞에 집안싸움하는 신민당이라는 비판을 받도록 작용할 것이다.

둘째, 폭력배를 동원해 당사에 난입시켜 당내 혼란을 부각시킬 것이다.

셋째, 전당대회를 열도록 작용할 것이다.

넷째, 이 김영삼의 목숨까지 노리는 온갖 방법을 다 동원하여 범국민적 호응 속에 진행되고 있는 민주회복 투쟁의 예봉을 꺾으려 할 것이다.

그러나 박정권의 작태는 이미 국민이 다 들여다보고 있기 때문에 아무런 실효가 없을 것이며 나는 어떤 박해에도 굴하지 않고 신명을 내놓고 싸울 것이며, 이로 인한 어떠한 희생도 받아들일 각오가 되어있다. 정의가 우리에게 있기 때문에 민주회복이라는 역사적 과업은 반드시 성취될 것으로 확신하는 바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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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79. 8. 10 YH 근로자들의 호소문 (YH 무역 여성근로자 사건)

각계각층에서 수고하시는 사회인사 여러분께 저희들의 애타는 마음을 눈물로 호소합니다.

거리에 내쫓긴 저희들은 어디로 가란 말입니까? 배고픔과 무서움에서 벗어날 수 있는 길은 정녕 없다는 말입니까. 전에도 몇 부의 호소문이 나간 바와 같이 경영진의 경영부실로 인하여 많은 근로자들이 생존권마저 박탈당하게 되고 생계에 위협을 받게 되었습니다.

저희 회사는 1969년에 왕십리에서 10여 명의 종업원들로 시작하여 1970년에는 4천여 명의 종업원들로 늘어 국가발전을 위해 우리가 할 수 있는 한 열심히 일하여왔고 수출실적이 많아 석탑산업훈장까지도 받은 바 있습니다.

그러나 그렇게까지 열심히 일해온 대가가 지금에 와서는 먹을 것은 물론 잠자리마저 빼앗긴 채 길거리로 내동댕이쳐진다면 그 누가 마음놓고 열심히 일할 수 있겠습니까?

각계각층에서 수고하시는 사회인사 여러분!

저희들은 모두 시골의 가난한 농부의 자식들로서 일찍이 고향과 부모 곁을 떠나 냉대한 사회에 뛰어들어 산업의 역군들로서 열심히 일해왔습니다.

배우지 못했다고 사회의 천대를 받고 멸시를 당하면서도 못 배운 저희들만 원망하며 저희 동생들이 나같이 되지 않게 하기 위해서 조금의 월급이나마 용돈을 줄여가며 저축하면서 동생들의 학비를 보태주고 또 부모님의 생계와 약값을 보태준다는 뿌듯한 기쁨으로 신념과 긍지를 가지고 일해왔습니다.

수출실적이 높으면 나라도 더욱 발전할 수 있고 선진국 대열에 서게 된다는 국민학교 시절의 배운 것을 더듬으며 우리는 더욱 더 잘사는 나라를 기대하며 열심히 일해왔습니다만 뜻하지 않은 지난 3월 30일 폐업공고에 놀라지 않을 수 없습니다.

우리는 우리의 요구가 정당하니만큼 끈질긴 투쟁에 폐업철회는 되었지마는 정상화는 되지 않아 초조하고 불안한 상태 속에서도 회사를 살리고 저희들도 조금 더 살아보겠다고 열심히 일해 왔습니다.

그러나 몇 달이 지난 지금 정상화는 말도 비치지 않았으며 우리에게 가져다 준 것은 죽음보다 더한 두 번째의 폐업공고가 붙은 것입니다. 오갈 데 없는 저희들은 무엇을 먹고 어디서 살란 말입니까? 동생들의 학비와 부모님들 약값은 어떻게 해야 된단 말입니까. 우리 문제가 해결되지 않는다면 저희들은 '죽음의 길'을 택할 수밖에 없습니다.

"정상화 아니면 죽음이다"라는 동지들의 피맺힌 구호를 생각합니다. 저는 일자리만 주시고 생계를 이어갈 수 있게만 해달라는 것입니다. 그 외에 더 바랄 것도, 요구하지도 않을 것입니다.

각계각층에서 수고하시는 사회인사 여러분!

저희들을 살려주세요. 지금은 다른 기업들도 불황으로 인하여 문 닫는 회사가 너무나 많습니다. 그러나 우리 문제는 그 이유와는 다른 전혀 불황이 아니라는 것을 밝혀드리고 싶습니다. 회장인 장용호씨가 미국으로 건너가 15억 원이라는 어마어마한 돈을 외화 도피시킴으로써 일어난 문제를 어찌 불황이라고 하겠습니까?

각계각층에 계시는 사회인사 여러분!

어제보다는 오늘, 오늘보다는 내일이 점점 심각하게 되어가고 문 닫는 회사들과 많은 실직자가 생기는 지금에 저희 3백 20명마저 직장을 잃고 거리에 내동댕이쳐진다면 약하고 먹을 것 없는 저희들은 죽으란 말입니까. 어디 가서 살길을 찾으란 말입니까.

각계각층에 계시는 사회인사 여러분!

저희 근로자들이 신민당에 올 수밖에 없었던 것은 회사, 노동청, 은행이 모두 문제를 해결할 수 없다기에 오갈 데 없었기 때문입니다. 악덕한 기업주는 기숙사를 철폐하고 밥은 물론 전기, 수돗물마저 먹을 수 없었을 뿐 아니라 6일 새벽 4시경 여자들만 잠자고 있는 기숙사 문을 부수고 우리 근로자를 끌어내려 했습니다.

이렇게 약자만이 당해야 하는 건가요. 저희들의 회사가 정상화되어 일만 할 수 있게 해주십시오. 그리하여 저희들이 바라는 이 나라의 산업역군으로서 희망을 가지고 살아가게 해주세요. 저희들의 근본문제 해결은 조흥은행이 책임을 져야 합니다. 왜냐하면 YH무역(주)의 모든 주식 및 공장을 압류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해결이 아니면 우리는 여기서 죽어 나갈 수밖에 없습니다. 저희들의 이 호소가 꼭 이루어지기를 간절히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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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78. 6. 27 우리의 교육지표

정의롭고 평화로운 사회, 한 마디로 인간다운 사회는 아직도 우리 현실에서 한갓 꿈에 머물고 있다. 따라서 이러한 현실을 바로 알고 그것을 개선할 힘을 기르는 일이야말로 인간다운 인간을 교육하는 일이다.

그러나 이러한 교육 역시 이 사회에서는 우리 교육자들의 꿈에 머물고 있다. 사람이 사람을 마구 누르고, 자손 대대로 물려준 강산을 돈을 위해 함부로 오염시키는 풍조가 만연한 가운데 진실과 인간적 품위를 존중하는 교육은 나날이 찾아보기 어려워가고 있다.

무상의 의무교육은 빈말에 그치고 중고등학교에 진학한 학생들도 과밀교실과 이기적 경쟁으로 몸과 마음을 동시에 해치고 있으며 재수생 문제와 청소년 범죄는 이미 걷잡을 수 없는 사회문제가 된 지 오래다. 그리고 온갖 시련과 경쟁 끝에 들어간 대학에서는 진실이 외면되기 일쑤고 소중한 인재가 번번이 희생되고 교육적 양심이 위축되는 등 안타까운 수난을 거듭하고 있다.

대학인으로서 우리의 양심과 양식에 비추어볼 때 오늘날 교육의 실패는 교육계 안팎의 모든 국민으로 하여금 자발적 일치를 이룩할 수 있게 하는 민주주의에 그러한 실패를 집약한 본보기인바, 행정부의 독단적 추진에 의한 그 재정경위 및 선포절차 자체가 민주교육의 근본정신에 어긋나며 일제하의 교육칙어를 연상케 한다.

뿐만 아니라 그 속에 강조되고 있는 형태의 애국애족 교육도 그냥 지나칠 수 없는 문제를 안고 있다. 지난날의 세계역사 속에서 한때 흥하는 듯하다가 망해버린 국가주의 문화에서 조상의 빛난 얼을 찾는 것은 잘못이며, 민주주의에 굳건히 바탕을 두지 않은 민족중흥의 구호는 전체주의와 복고주의의 도구로 떨어질 위험이 있다. 또 능률과 실질을 숭상한다는 것이 공리주의와 권력에의 순응을 조장하고 정의로운 인간과 사회를 위한 용기를 소홀히 하는 결과가 되어서는 안된다.

민주주의 교육이 선행되지 않은 애국애족교육은 진정한 안보에도 도움이 되지 않는다. 민주주의의 실천이 결핍된 채 민주주의보다 반공만을 앞세운 나라는 다 공산주의 앞에 패배한 역사를 우리는 알고 있지 않은가?

이 땅에 인간다운 사회를 실현하고자 하는 우리는 격동하는 국내외의 역사 속에서 그 어느 때보다도 슬기롭게 생각하고 용기 있게 행동할 사명을 띠고 있다. 이에 우리 교육자들은 각자가 현재 처한 위치나 기타 인생관, 교육관, 사회관의 차이를 초월하여 다음과 같은 우리의 교육지표에 합의하고 그 실천을 다짐한다.

1. 물질보다 사람을 존중하는 교육, 진실을 배우고 가르치는 교육이 제대로 이루어지기 위하여 교육의 참헌장인 우리의 일상생활과 학원이 아울러 인간화되고 민주화되어야 한다.

2. 학원의 인간화와 민주화의 첫걸음으로 교육자 자신이 인간적 양심과 민주주의에 대한 현실적 정열로 학생을 가르치고 그들과 함께 배워야 한다.

3. 진실을 배우고 가르치는 일에 대한 외부의 간섭을 배제하며, 그러한 간섭에 따른 대학인의 희생에 항의한다.

4. 3,1 정신과 4,19 정신을 충실히 계승전파하여 겨레의 숙원인 자주평화통일을 위한 민족역량을 함양하는 교육을 한다.

1978년 6월 27일

전남대 교수 일동

김두진, 김정수, 김형곤, 명노근, 배영남, 송기숙,

안진오, 이방기, 이석연, 이홍길, 홍승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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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77. 3. 22 민주구국헌장

우리들의 발언과 행동은 극도로 제약되어 있다. 지난 76년 11월이래 특히 금년 2월과 3월에 걸쳐 전국을 삼엄한 사찰, 경계망이 펼쳐지고, 다수의 성직자들을 포함한 각계각층의 민주시민들이 정보원과 경찰에 의해 납치, 연금 되고 민주주의를 위하여 계획된 집회와 발언은 완전히 봉쇄되고 있다. 이것은 지금 우리 민중 사이에 새로이 높아가고 있는 민주주의에의 열정을 입증해주는 동시에 우리 민주화 투쟁에 가해지고 있는 탄압이 얼마나 가혹한 것인가를 말해주는 것이다. 숨통이 막힐 것 같은 이러한 조건 아래서 우선 연락이 닿을 수 있었던 시민들만이 이 문서에 서명하였다.

우리는 이 문서가 시민들 사이에 널리 전파될 수 있기를 희망하며 그것을 위하여 많은 사람들의 보이지 않는 노력이 있기를 간절히 희망한다.

1. 3, 1민주구국선언과 1, 23 원주선언은 모든 민중의 선언이다. 우리는 민중의 선언을 탄압하는 법정에서 선언에 참여한 인사들과 함께 서 있음을 자처한다. 3, 1 민주구국선언 피고인의 상고이유서는 바로 민주주의를 갈망하는 모든 민중의 역사와 진리의 법정에의 항고이유서이다.

2. 최근 한반도를 둘러싸고 나타나고 있는 모든 사태와 징후-미군 철수 논의와 인권문제와 뇌물스캔들 등 국제 선린관계의 파탄-는 오로지 현정부의 독재와 인권유린에서 비롯되는 것으로 현정부에 그 책임이 있다. 우리는 모든 민중의 진정한 단결을 확보할 수 있는 민주주의의 회복과 실현이 미군철수에 선행되어야 할 사명임을 직시한다.

3. 이 시점에서 현정부가 민족사적 도전을 극복하기 위하여 할 수 있는 모든 것은

(ㄱ) 유신헌법과 긴급조차의 철폐와 무효선언,

(ㄴ) 모든 정치사범의 완전한 인권회복과 비민주적 제도와 법의 폐지

(ㄷ) 고문, 사찰 등 폭압과 정보정치의 종식,

(ㄹ) 언론, 학원, 종교의 자유 및 사법권 독립의 보장,

(ㅁ) 노동자, 농민 등 모든 민중의 생존권의 보장,

(ㅂ) 국내외적으로 부정, 부패의 척결과 정당하고도 공개적인 선린외교의 자세확립을 지체없이 실천에 옮기는 일이다.

4. 인류의 평화와 공동선을 지향하는 우리는 인간의 존엄과 권리와 그것을 위한 노력에는 국경이 있을 수 없다는 확신을 갖고 있다. 한국의 민주화는 한반도의 평화를 위한 길일뿐만 아니라 세계의 평화를 위한 길이기도 하다. 그러므로 민주주의와 인권의 증진을 위한 한국민의 고난에 찬 노력에 자유와 평화를 사랑하는 세계의 모든 민중들이 함께 연대하는 것은 인간으로서의 당연한 권리이며 의무이다.

5. 민주주의와 민족의 자주성과 민족통일을 위하여 싸우는 것은 오늘날 각계각층의 모든 민중에게 있어서 최대의 책무이다. 노동자, 농민, 봉급생활자, 공무원, 정보원, 학생, 종교인, 지식인, 중소상공업자 등 인간으로서의 자존심과 자유와 생존의 권리를 짓밟히고 있는 모든 민중들이 최선의 민주국민으로서의 태도를 분명히 하기를 호소한다.

우리는 이 문서를 우리 자신이 범국민적인 민주국민연합을 이룩하기 위하여 노력하겠다는 약속으로 삼는다.

민주주의 만세!

1977년 3월 22일

윤보선, 정구영, 윤형중, 천관우, 정일형, 양일동, 함석헌, 지학순, 박형규, 조화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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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76. 3. 1 민주구국선언문(3. 1 명동사건)

오늘로 3,1절 쉰일곱 돌을 맞으면서 우리는 1919년 3월 1일 전세계에 울려 퍼지던 이 민족의 함성, 자주독립을 부르짖던 아우성이 쟁쟁히 울려와서 이대로 앉아 있는 것은 구국선열들의 피를 이 땅에 묻어버리는 죄가 되는 것 같아 우리의 뜻을 모아 '민주구국선언'을 국내외에 선포하고자 한다.

8, 15 해방의 부푼 희망을 부수어 버린 국토분단의 비극은 이 민족에게 거듭되는 시련을 안겨주었지만 이 민족은 끝내 희망을 버리지 않았다. 6, 25동란의 폐허를 딛고 일어섰고, 4, 19 학생의거로 이승만 독재를 무너뜨려 자유민주주의에 대한 신념을 가슴가슴에 회생시켰다.

그러나 그것도 잠깐, 이 민족은 또다시 독재정권의 쇠사슬에 매이게 되었다. 삼권분립은 허울만 남고 말았다. 국가안보라는 구실아래 신앙과 양심의 자유는 날로 위축되어가고 언론의 자유, 학원의 자주성은 압살 당하고 말았다.

현정권 아래서 체결된 한일협정은 이 나라의 경제를 일본에 완전히 예속시켜 모든 산업과 노동력을 일본 경제침략의 희생물로 만들어버렸다.

눈을 국외로 돌려보면 대한민국은 국제사회에서 보기도 초라한 고아가 되고 말았다. 한반도에서 UN의 승인을 받은 유일한 합법정부라는 말도 이제는 지난날의 신화가 되고 말았다. 동,서 양진영 사이에 결정적인 쐐기를 박고 세계사에 새 힘으로 대두한 제3세계를 거들떠보지도 않고 서방세계만 의존하다가 서방세계에마저 버림을 받고 말았다.

현정권은 이 나라를 여기까지 끌고 온 책임을 져야 할 것이다, 국내의 비판적인 세력을 탄압하다가 민주국가들의 신임을 잃게 된 것을 통탄히 여겨야 하며, 제3세계의 대두와 함께 UN이 변질되었다는 것을 탓하기 전에 긴 안목으로 세계사의 흐름을 쳐다보지 못한 것을 스스로 탓해야 할 것이다.

우리의 비원인 민족통일을 향해서 국내외로 키우고 규합하여 한걸음 한걸음 착실히 전진해야 할 이 마당에 이 나라는 1인 독재 아래 인권은 유린되고 자유는 박탈당하고 있다. 이리하여 이 민족은 목적의식과 방향감각, 민주주의에 대한 신념을 잃고 총파국을 향해 한 걸음씩 다가서고 있다.

우리는 이를 보고만 있을 수 없어 여, 야의 정치적 전략이나 이해를 넘어 이 나라의 먼 앞날을 내다보면서 '민주구국선언'을 선포하는 바이다.

1. 이 나라는 민주주의 기반 위에 서야 한다.

민주주의는 대한민국의 국시다. 따라서 대한민국의 정통성은 공산주의 정권과 치열한 경쟁에 뛰어든 이 마당에 우리가 길러야 할 힘은 민주역량이다. 국방력도, 경제력도 길러야 하지만 민주역량의 뒷받침이 없을 때 그것은 모래 위에 세운 집과 같다.

그러면 민주주의란 무엇인가? 그것은 남의 나라에서 실천되고 있는 어떤 특정한 제도를 말하는 것이 아니라 한 사회를 형성한 성원들의 뜻에 따라 최선의 제도를 장만하고 부단히 개선해가면서 성원 전체의 권익과 행복을 도모하는 자세요, 신념을 말한다.

그러므로 민주주의는 '국민을 위해서'보다는 '국민에게서'가 앞서야 한다. 무엇이 나라와 겨레를 '위해서' 좋으냐는 판단이 '국민에게서' 나와야 한다는 말이다. 그 판단에 귀를 기울이지 않고 국민을 위한다는 생각만으로 민주주의는 결코 이루어지지 않는다.

그것으로 민주주의가 이루어진다고 생각하는 것은 명령과 복종을 민주주의라고 착각하는 일이다. 국민은 복종을 원하지 않고 주체적인 참여를 주장한다. 국민은 정부를 감시하고 비판할 기본권을 포기할 수 없다. 그것은 민주주의를 포기하는 길이기 때문이다.

그러므로 우리는 국민의 자유를 억압하는 긴급조치를 철폐하고 민주주의를 요구하다가 투옥된 민주인사들과 학생들을 석방하라고 요구한다. 국민의 의사가 자유로이 표명될 수 있도록 집회, 출판의 자유를 국민에게 돌리라고 요구한다.

다음으로 우리는 유신헌법으로 허울만 남은 의회정치가 회복되어야 한다고 주장한다. 자유로이 표현되는 민의를 국회는 법제정에 반영시켜야 하고, 정부는 이를 행정에 반영시켜야 한다. 이것을 꺼리고 막는 정권은 국민을 위한다면서 실은 국민을 위하려는 뜻이 없는 정권이다.

셋째로 우리는 사법부의 독립을 촉구한다. 사법권의 독립 없이 국민은 강자의 횡포에서 보호받을 길이 없기 때문이다. 그러므로 사법부를 시녀로 거느리는 정권은 처음부터 국민을 위하려는 뜻이 없다고 보아야 한다.

2. 경제입국의 구상과 자세가 근본적으로 검토되어야 한다.

경제발전이 국력배양에 중요하다는 것을 우리는 잘 안다. 그렇다고 경제력이 곧 국력인 것은 아니다. 그런데 현정권은 경제력이 곧 국력이라는 좁은 생각을 가지고 모든 희생시켜가면서 경제발전에 전력을 쏟아왔다.

그런데 그 결과는 어떠한가? 국민경제의 수탈을 바탕으로 한 수출산업은 '74년, '75년 두 해에 40억 불이라는 엄청난 무역적자를 내었고, 그 적자폭은 앞으로 줄어들 가망이 없다. 1975년 말 현재 우리 나라의 외채 총액은 57억 8천만 불에 이르렀다. 차관기업들이 부실기업으로 도산하고 난 다음 이 엄청난 빚은 누구의 어깨 위에 메워질 것인가?

노동자들에게 노조 조직권과 파업권을 박탈하고 노동자, 농민을 차관기업과 외국자본에의 착취에 내어 맡기고 구상된 경제입국의 경륜은 처음부터 국민을 위하는 것이 아니었다. 국민의 경제력을 키우면서 그 기반 위에 수출산업을 육성하지 않는 것이 잘못이었다. 농촌경제의 잿더미 위에 거대한 현대산업을 세우려고 한 것이 망상이었다.

차관에만 의존한 경제체제는 처음부터 부패의 요인을 안고 있었다.이대로 나간다면 이 나라의 경제파국은 시간문제다. 현정권은 이 나라를 경제파탄에서 건질 능력을 잃은 지 오래다. 경제 부조리와 부패는 권력구조의 심장부에서 발달되었기 때문이다. 사태가 이에 이르고 보면 박정권은 책임을 지고 물러날 밖에 다른 길이 없다. 경제파국을 미연에 방지하여 국제사회에서 아주 신임을 잃지 않도록. 차관상환의 유예를 차관국가들과 은행들에 요청하기 위해서라도 정권교체는 불가피하다는 판단이다.

만약 그럴 겸허와 용기가 없다면 심장이라도 도려내는 심정으로 경제입국의 구상을 전적으로 재검토하라고 우리는 촉구한다. 실정을 정당화하지 말고 솔직히 승인하라. 국민의 국세 부담력을 무시하고 짜여진 팽창예산을 지양하라. 부의 재분배를 철저하고 과감하게 실천하여 국민의 구매력을 키우라. 그래야 공산주의의 온상이 되는 부익부 빈익빈의 부조리 현상이 시정되고 자유 민주주의에 대한 국민의 신뢰가 회복될 것이며, 북녘 공산정권에 대해선 민족통일의 주도권을 잡게 될 것이다.

3. 민족통일은 오늘 이 겨레가 짊어진 최대의 과업이다.

국토분단의 비극은 해방 후 30년 동안 남과 북에 독재의 구실을 마련해 주었고, 국가의 번영과 민족의 행복과 창조적 발전을 위해서 동원되어야 할 정신적, 물질적 자원을 고갈시키고 있다. 외국의 군사원조 없이 백만을 넘는 남북한의 상비군을 현대무기로 무장하고 이를 유지한다는 일은 한반도의 생산력과 경제력만으로는 도저히 감당할 수 없는 일이다. 더욱 참을 수 없는 일은 우리의 문화창조에 동원되어야 할 이 겨레의 슬기와 창의가 파괴적으로 낭비되고 있다는 사실이다.

그러므로 민족통일은 지금 이 겨레가 짊어진 지상과업이다. 5천만 겨레의 슬기와 힘으로 무너뜨려야 할 절벽이다. 어떤 개인이나 집단이 민족통일을 저희의 전략적인 목적을 위해서 이용한다거나 저지한다면 이는 역사의 준엄한 심판을 면치 못할 것이다. 민족통일의 기회는 남과 북의 정치가들의 자세 여하로 다가질 수도 있고 멀어질 수도 있다. 진정 나라와 겨레를 위한다면 변해가는 국제정세를 유지해가면서 때가 왔을 때 이를 놓치지 않고 과감하게 잡을 수 있는 용기를 가져야 한다.

이때에 우리에게는 지켜야 할 마지막 선이 있다. 그것은 통일된 이 나라, 이 겨레를 위한 최선의 제도와 정책이 '국민에게서' 나와야 한다는 민주주의의 대헌장이다. 다가오고 있는 그날을 내다보면서 우리는 민주역량을 키우고 있는가, 위축하고 있는가?

승공의 길, 민족 통일의 첩경은 민주역량을 기르는 일이다. 이것이야말로 우리 5천만 온겨레가 새 역사 창조에 발벗고 나서는 일이다. 이것이야말로 민주주의와 공산주의의 틈바구니에서 당한 고생을 살려 민주주의의 진면목을 세계 만방에 드날리는 일이다. 이것이야말로 통일된 민족으로, 정의가 실현되고 인권이 보장되는 평화스런 나라 국민으로 국제사회에서 어깨를 펴고 떳떳이 살게 하는 일이다.

민주주의 만세!

1976년 3월 1일

함석헌, 윤보선, 정일형, 김대중, 윤반웅, 안병무, 이문영, 서남동, 이우정
문동환,  함세웅,  안병무, 정태영, 김승훈, 장덕필, 김택암, 안충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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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74. 12. 25 민주국민헌장

우리는 자유와 평화와 정의를 사랑하고 압제와 불의를 거부하는 민주국민이다. 우리는 독재를 반대하며 정보정치를 배격한다. 우리는 민주주의를 역행하는 모든 법적 제도적 장치를 거부하며 그 타파를 위하여 투쟁한다.

국민이 언론과 신앙의 자유의 누리고 공포와 불신, 결핍으로부터 해방된 민주사회의 건설이 우리의 나아갈 길이다. 침묵과 방관은 방자한 권력의 존속과 팽창을 조장하는 것이므로 이 같은 권력에 저항하는 것은 민주국민의 권리이며 의무이다.

부정과 부패는 민주국민의 공적이요, 민주사회의 독소이다. 자주자립의 국민경제확립과 그 균형발전은 민주주의의 실현의 토대이다. 모든 국민은 각자의 정당한 권익옹호를 위해 단체를 구성하고 가입할 수 있으며 인간의 존엄성에 상응하는 생활을 보장받아야 한다.

민주주의의 확립과 신당은 우리에게 주어진 사명이다. 우리는 민주주의의 실현만이 국민의 연대와 발전을 이룩하는 길이요, 국제사회에서 국가의 위신을 높이고 인류의 진보에 이바지하는 길이며, 갈라진 민족이 다시 평화로운 통일에 이를 수 있는 길임을 확신한다.

우리는 천부의 양심에 따라 의를 행함에 떨쳐 일어나 국가와 국민의 운명을 가름할 이 땅의 민주건설을 위하여 언제 어디서나 거국적인 민족, 민주의 국민운동에 헌신한다.

강령 삼장

1. 우리의 민주화 투쟁은 시대적 양심의 소명이며 민주국민으로서의 의무요, 정당한 권리의 행사이다. 우리의 투쟁은 두려움 없이 비폭력, 평화적인 방법으로 전개한다.

1. 주권자인 우리들 민주국민은 부당한 권력의 자기 존속을 위한 어떠한 음모와 횡포에 대하여도 비타협 불복종의 정신으로 대처한다.

1. 평화의 양심을 사랑하는 우리는 국내의 모든 민주역량과 상호연계를 강화하고 단결하여 통일되고 조직된 힘으로 그릇된 권력에 대항한다.

1975년 3월 1일

민주회복국민회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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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74. 4. 11 김상진 열사 양심선언문

더 이상 우리는 어떻게 참을 수 있으며 더 이상 우리는 그들에게서 무엇을 바랄 수 있겠는가? 어두움이 짙게 덮인 저 사회의 음울한 공기를 헤치고 죽음의 전령사가 서서히 우리에게 다가오는 것을 우리는 직시하고 있다.

무엇을 망설이고 무엇을 생각할 여유가 있단 말인가! 대학은 휴강의 노예가 되고, 교수들은 정부의 대변자가 되어가고, 어미닭을 잃은 병아리마냥 우리들은 반응없는 울부짖음만 토하고 있다. 우리의 주장이 결코 그릇됨이 아닐진대, 우리의 주장이 결코 비양심이 아닐진대 우리는 어떻게 더 이상 자존을 짓밟혀, 불명예스런 삶을 계속할 것인가. 우리를 대변한 동지들은 차가운 시멘트 바닥위에 신음하고 있고, 무고한 백성은 형장의 이슬로 사라져가고 있다. 민주주의란 나무는 피를 먹고 살아간다고 한다.

들으라, 동지여!

우리의 숭고한 피를 흩뿌려 이 땅에 영원한 민주주의의 푸른 잎사귀가 번성하도록 할 용기를 그대들은 주저하고 있는가! 들으라! 우리는 유신헌법의 잔인한 폭력성을, 합법을 가장한 유신헌법의 모든 부조리와 악을 고발한다. 우리는 유신헌법의 비민주적 허위성을 고발한다. 우리는 유신헌법의 자기중심적 이기성을 고발한다.

학우여! 아는가! 민주주의는 지식의 산물이 아니라 투쟁의 결과라는 것을!

금일 우리는 어제를 통감하기 전에, 내일을 체념하기 전에 치밀한 이성과 신념으로 이 처참한 일당독재의 아성을 향해 불퇴전의 결의로 진격하자. 민족사의 새날은 밝아오고 있다.

그 누가 이날의 공포와 혼란에 노략질 당하기 바라겠는가? 우리 대한학도는 민족과 역사 앞에 분연히 선언한다.

이 정권이 끝날 때까지 후퇴치 못하고 이 민족을 끝까지 못살게 군다면 자유와 평등과 정의를 뜨겁게 외치는 이 땅의 모든 시민의 준열한 피의 심판을 면치 못하리라.

역사는 이러한 사태를 원치 않으나 그러나 우리는 하나가 무너지고 또 무너지더라도 무릎꿇고 사느니 서서 죽을 것임을 재천명한다. 탄압과 기만의 검은 바람이 불러오는 것을 보라. 우리는 이제 자유와 평등의 민주사회를 향한 결단의 깃발을 내걸어 일체의 정치적 자유를 질식시키는 공포의 병영국가가 도래했음을 민족과 역사 앞에 고발코자 한다.

이것이 민족과 역사를 위하는 길이고 이것이 영원한 사회정의를 구현하는 길이라면 이 보잘 것 없는 생명, 바치기에 아까움이 없노라(양심이 가리키는 방향이고 내 양심이 지향하는 길이겠습니다. 나의 앞으로의 행동에 대해서 여러분은 조금도 동요하지 말고 완전한 이성을 되찾아서 우리가 해야 할 바를 갖다가 명실상부하게...)

저 지하에선 내 영혼에 눈이 뜨여 만족스런 웃음 속에 여러분의 진격을 지켜보리라. 그 위대한 승리가 도래하는 날!  나! 소리없이 뜨거운 갈채를 만천하에 울리게 보낼 것이다.

1975년 4월 11일 9시

김상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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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사 사료

1974. 동아일보 기자들의 언론자유수호선언

한국기자협회는 최근 각사 기자들이 벌인 언론자유수호선언의 내용을 전적으로 지지하고 앞으로 각 언론기관의 일선기자들이 이번 선언에서 천명한 사항을 실천할 수 있도록 뒷받침할 것을 밝힌다.

또 최근 동아일보와 한국일보의 발행인, 편집국장, 실무 책임부장 등이 제작과 관련하여 정보부에 연행을 당하였고 이러한 사실을 보도하기 위해 일선기자들이 집단으로 투쟁해야 했던 사건은 실로 오늘의 우리 언론에 얼마나 부조리가 만연해 있는가를 드러낸 것이라 아니할 수 없다.

이러한 사태를 가져온 것은 각 회원사의 기자들이 선언문에서 명백히 밝힌 대로 언론에 대한 외부의 부당한 간섭에서 비롯되는 것이며 언론 내부에서도 경영진과 편집진의 사고와 호흡이 일치되지 못한 데도 원인이 있음을 지적하지 않을 수 없다.

우리는 71년도, 73년도와 최근에 일어나고 있는 각사 기자들의 언론자유수호운동이 이러한 부조리를 척결하기 위한 기자들의 일관된 투쟁의 일환이라 보며 다음 사항을 결의한다.

1, 우리는 71년 5월 15일에 채택한 언론자유수호 행동강령을 재확인한다.

1. 전국 언론기관 경영진은 기자들이 이러한 언론자유 수호운동을 적극 뒷받침할 것을 촉구한다.

1. 우리는 각사 기자들의 결의를 뒷받침하기 위한 구체적인 방안으로 한국기자협회 내에 언론자유 침해에 대한 특별대책위원회를 설치할 것이다.

1. 각 언론기관은 보도의 자유가 침해당하는 사건과 이에 관련된 언론기관 및 단체의 대응책을 빠짐없이 보도할 것을 요구한다.

- 한국기자협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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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75년 긴급조치 1호 ~ 9호 문건


【긴급조치 1호(1974. 1. 8) : 8. 23. 오전 10시】

1. 대한민국 헌법을 부정, 반대, 왜곡, 또는 비방하는 일체의 행위를  금한다.
2. 대한민국 헌법의 개정 또는 폐지를 주장, 발의, 제안 또는 청원하는 일체의 행위를 금한다.
3. 유언비어를 날조, 유포하는 일체의 행위를 금한다.
4. 위의 1.2.3.호에서 금한 행위를 권유, 선동, 선전하거나 방송, 보도, 출판, 기타의 방법으로 이를 타인에게 알리는 일체의 언동을 금한다.
5. 이 조치에 위반하는 자와 이 조치를 비방하는 자는 법관의 영장 없이 체포, 구속, 압수, 수색하며 15년 이하의 징역에 처한다.
  * 이 경우에는 15년 이하의 자격정지를 병과 할 수 있다.
6. 이 조치에 위반한 자와 이 조치를 비방하는 자는 비상군법 회의에서 심판, 처단한다.
7. 이 조치는 1974년 1월 8일 17시부터 시행한다.  

【긴급조치 2호(1974.1.8 오후 5시)】

  대통령 긴급조치 위반자를 심판하기 위한 고등 군법회의와 비상 보통 군법회의의 설치 및 구성에 관한 내용.

【긴급조치 3호(1974. 1. 14)】

1. 저소득층의 부담을 경감하기 위하여
   가. 근로 소득세, 사업 소득세 및 주민세를 1974년 1월부터 12월까지 면세 또는 대폭 경감한다.
   나. 국민 복지 연금 및 교원 연금제도의 실시를 1년간 연기한다.
2. 버스 등의 대중 교통수단의 요금 인상을 최소한으로 억제하기 위하여 통행세를 감면한다.
3. 농가 소득의 증대와 적정 미가의 유지를 위하여 1973년산 미곡 수매 가격을 가마당 500원씩 인상하여 그 수매량을 대폭 늘리고 이미 정부가 수매 완료한 분에 대해서도 동액을 추가 지급한다.
4. 영세민의 취업 기회를 보장하기 위하여 긴급 취로 대책비 1백억원을 확보한다.
5. 중소 상공업에 대하여 특별저리 금융자금 3백억원을 지원하고 이에 필요한 예산 조치를 한다.
6. 임금의 우선변제제를 신설시행하고 임금채불, 부당해고, 및 근로조건의 악화를 방지하기 위하여 악덕 기업가에 대하여는 가중처벌 할 수 있도록 조치한다.
7. 재산세의 면세점을 인상하고 각종사치성입장세, 보석, 테레비전, 냉장고, 고급주류, 고급주택, 자가용승용차에 대한 조세를 중과한다.
8. 유류를 절약하기 위하여 휘발유에 대한 세율을 인상한다.
9. 공무원의 급여 인상과 급여 체계의 조정을 앞당겨 1974년 2월부터 실시한다.
10. 이사의 조치와 아울러 정부의 관계 각 부처는 다음 사항을 지체 없이 추진할 것을 지시한다.
이하 각 세부항은 생략함.

【긴급조치 4호(1974. 4. 3) 8.23. 오전 10시 해제】

1. 전국 민주청년학생총연맹(민청학련)과 이에 관련되는 제단체(이하 '단체'라 한다)를 조직 하거나 또는 이에 가입하거나 단체나 구성원의 활동을 찬양, 고무또는 이에 동조하거나 그 구성원과 회동 또는 통신 기타의 방법으로 연락하거나, 그 구성원의 잠복, 회합 그밖의 활동을 위하여 장소, 물건, 금품 기타의 편의를 제공하거나, 기타 방법으로 단체나 구성원의 활동에 직접 또는 간접으로 관여하는 일체의 행위를 금한다.
2. 단체나 구성원의 활동에 관한문서, 도서, 음반 기타 표현물을 출판, 제작, 소지, 배포, 전시 또는 판매하는 일체의 행위를 금한다.
3. 제 1항 2항에서 금한 행위를 권유, 선동또는 선전하는 일체의 행위를 금한다.
4. 이 조치의 선포 전에 제 1항 내지 제 3항에서 금한 행위를 한 자는 1974년 4월 8일까지 그 행위 내용의 전부를 수사, 정보기관에 출석하여 숨김없이 고지하여야 한다. 위 기간 내에 출석, 고지한 행위에 대하여는 처벌하지 아니한다.
5. 학생의 정당한 이유 없는 출석, 수업 또는 시험의 거부, 학교관계자 지도 감독하의 정상적 수업, 연구활동을 제외한 학교내외의 집회, 시위, 성토, 농성 기타 일체의 개별적 집단적 행위를 금한다. 비 정치적 행위는 예외로 한다.
6. 이 조치에서 금한 행위를 권유, 선동, 선전하거나 방송, 보도, 출판 기타 방법으로 타인에게 알리는 일체의 행위를 금한다.
7. 문교부 장관은 대통령 긴급조치에 위반한 학생에 대한 퇴학 또는 정학의 처분이나 학생의 조직 결사 기타 학생단체의 해산 또는 이 조치 위반자가 소속된 학교의 폐교 처분을 할 수 있다.
8. 제 1항 내지 제 6항에 위반한자, 제 7항에 의한 문교부장관의 처분에 위반한자 밎 이 조치를 비방한자는 사형, 무기 또는 %년 이상의 유기 징역에 처한다.
9. 이 조치에 위반한 자는 법관의 영장 없이 체포, 구속, 압수, 수색하며 비상 군법회의에서 심판, 처단한다.  
10. 비상군법회의 검찰관은 대통령 긴급조치 위반자에 대하여 소추를 받지 아니한 때에도 압수한 서류 또는 물품의 국고귀속을 명할 수 있다.
11. 군 지역 사령관은 서울 특별시장, 부산시장또는 도지사로부터 치안 질서 유지를 위한 병력 출동의 요청을 받은 때에는 이에 응하여 지원하여야 한다.
12. 이 조치는 1974년 4월 3일 22시부터 시행한다.

【긴급조치 5, 6호는 1, 4호 해제 및 유보 조치】

【긴급조치 7호(1975. 4. 8)】

  고려대학교에 대한 휴교와 교내에서의 일체의 집회 시위 금지
1. 75년 4월 8일 하오 5시를 기해 고려대학교에 휴교를 명한다.
2. 동교내에서 일체의 집회. 시위를 금한다.
3. 제 1.2호를 위반한 자는 3년 이상 12년 이하의 징역에 처한다.
   이 경우에 10년 이하의 자격정지를 병과 할 수 있다.
4. 국방부 장관은 필요하다고 인정할 때 병력을 사용하여 동교의 질서를 유지할 수 있다.
5. 이 조치에 위반한 자는 법관의 영장없이 체포. 구금. 압수 수색 할 수 있다.
6. 이 조치에 반한 자는 일반법원에서 관할 심판한다.
7. 이 조치는 75년 4월 8일 하오 5시부터 시행한다.

【긴급조치 8호(7호 해제조치)】

【긴급조치 9호(1975. 5. 13)】

1. 다음 각호의 행위를 금한다.
  가. 유언비어를 날조, 유포하거나 사실을 왜곡하여 전파하는 행위
  나. 집회, 시위 또는 신문, 방송, 통신등공공전파 수단이나, 문서, 도서, 음반 등 표현물에 의하여 대한민국 헌법을 부정, 반대, 왜곡 또는 비방하거나 그 개정 또는 폐지를 주장, 청원, 선동 또는 선전하는 행위
  다. 학교당국의 지도, 감독하에 행하는 수업, 연구 또는 학교장의 사전 허가를 받았거나 기타 의례적, 비정치적 활동을 제외한 학생의 집회, 시위 또는 정치관여행위
  라. 이 조치를 공연히 비방하는 행위
2. 제 1에 위반한 내용을 방송, 보도 기타의 방법으로 공연히 전파하거나, 그 내용의 표현물을 제작, 배포, 판매, 소지 또는 전시하는 행위를 금한다.
3. 재산을 도피시킬 목적으로 대한민국 또는 대한민국의 재산을 국외로 이동하거나 국내에 반입될 재산을 국외에 은익 또는 처분하는 행위를 금한다.
4. 관계문서의 허위기재 타 부정한 방법으로 해외 이주의 허가를 받거나 국외에 도피하는 행위를 금한다.
5. 주무부 장관은 이 조치 위반자, 범법 당시의 그 소속학교, 단체나 사업체 또는 그 대표자나 장에 대하여 다음 각호의 명령이나 조치를 할 수 있다.
  가. 대표자나 장에 대한 소속 임직원, 교직원 또는 학생의 해임이나 제적의 명령
  나. 대표자나 장, 소속 임직원, 교직원이나 학생의 해임이나 제적의 조치
  다. 방송, 보도, 제작, 판매 또는 배포의 금지 조치
  라. 휴업, 휴교, 정간, 폐간, 해산 또는 폐쇄의 조치
  마. 승인, 등록, 인가, 허가 또는 면허의 취소 조치
6. 국회의원이 국회에서 직무상 행한 발언은 이 조치에 저촉 되더라도 처벌하지 아니 한다. 다만, 그 발언을 방송, 보도 기타의 방법으로 공연히 전파한 자는 그러하지 아니한다.    
7. 이 조치 또는 이에 의한 주무부 장관의 조치에 위반한 자는 1년 이상의 유기 징역에 처한다. 이 경우에는 10년 이하의 자격 정지를 병과한다.
   미수에 그치거나 예비 또는 음모한 자도 또한 같다.
8. 이 조치 또는 이에 의한 주무부장관의 위반한 자는 법관의 영장 없이 구금, 압수 또는 수색 할 수 있다.
9. 이 조치 시행 후 특정 범죄 가중 처벌등에 관한 법률 제 2조(뇌물 죄의 가중 처벌)의 죄를 범한 공무원이나 정부기관기업체의 간부직원 또는 동법 제 %조(국고 손실)의 죄를 범한 회계 직원등에 대하여 동법 각조에 정한 형의 수뇌액 또는 국고 손실액의 !0배에 해당하는 벌금을 병과한다.
10. 이 조치 위반의 죄는 일반 법원에서 심판한다.
11. 이 조치 시행을 위하여 필요한 사항은 주무부 장관이 정한다.
12. 국방부 장관은 서울 특별시장,부산시장 또는 도지사로 부터 치안 질서 유지를 위한 병력 출동 요청을 받을 때에는 이에 응하여 지원 할 수 있다.
13. 이 조치에 의한 주무부 장관의 명령이나 조치는 사법적 심사의 대상이 되지 아니 한다.
14. 이 조치는 1975년 5월 13일 15시부터 시행한다.

이 글에 대한 참고사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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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73. 12.31 민주주의 회복을 위한 건의서

항상 국정에 분망하신 각하께 삼가 경의를 표합니다.

위 기명자들은 1973년 12월 13일 회합하여 현하시국에 관한 의견을 교환한 결과 다음과 같은 합의를 보았기에 이를 정책수립에 참고하여주시도록 각하께 간청허가로 하였습니다.

1. 현시국은 민주주의 체제를 근본부터 또한 제도적으로 회복하여 억눌린 국민의 자유를 소생시키지 아니하고는 중대한 민족적 위기를 초래할 위험이 있다고 보는바 이에 대한 각하의 적절한 조처를 기대하는 바입니다.

2. 정상적인 민주주의 체제로의 회복후에는 적어도

     - 가. 국민의 기본권을 철저하게 보장할 것.

     - 나. 삼권분립의 체제를 재확립할 것.

     - 다. 공명선거에 의한 평화적 정권교체의 길을 열 것.

위의 각 조항이 포함되어야 한다고 믿습니다.

위 3개항의 배경을 약간 부연하여 망하고자 합니다.

1, 평시, 전시를 막론하고 국가의 유지발전에 가장 필수적으로 되는 것이 국민의 단결이며 그 단결은 국민의 자발적인 참여를 바탕으로 함으로써 비로소 저력을 발휘할 수 있을 것입니다.

현재 국민 저변에 확산되어 있는 불안감, 불신감이 심각해 이와 같은 단결을 기하기가 매우 어렵게 되어 있는 점에 깊은 배려가 있기를 바랍니다.

2, 북한과의 대화 확대는 북한의 기본입장이 공산주의에 있을 것인 이상 우리 대한민국의 기본입장은 인간의 존엄과 자유를 바탕으로 한 민주주의를 떠날 수 없을 것입니다. 남북관계에 있어서의 우위확보는 오직 다양하고 탄력성 있는 국민의견의 결집만이 이를 가능케 하는 것으로 믿습니다.

3, 우리 대한민국은 과거 우호관계가 없었던 국가들에게 문호를 개방하는 가운데서라도 기본적으로는 자유민주진영의 대열을 이탈할 수 없습니다. 그러므로 만일 국내적인 민주체제를 갖추지 못하는 경우에는 국제적 고립을 면치 못할 것입니다.

4, 정상적인 민주체제의 회복 후에 대한 다수 국민의 희망은 행정상의 방침변경과 같은 일시적인 시책으로 무마되기는 어렵고 국가의 기본체제에 대한 근본적인 반성과 시정이 제도적으로 구현되어야 할 정도로 심각하다고 판단합니다. 이점에 대하여 특히 깊은 통찰이 있기를 바라 마지않습니다.

5, 이와 같은 우리 의견을 각하께 직접 건의하는 것은 현행헌법의 규정으로나 우리 나라의 현실상황으로나 각하의 결단에 의해서만 그 실현이 가능하기 때문입니다. 내외의 정세가 다단한 오늘날 민주주의 체제의 근본적인 회복만이 우리 대한민국의 활로라고 믿는 위 기명자들의 충정을 이해해주시기를 바랍니다.

1973년 12월 31일

김수환, 김재준, 김홍일, 김관석, 백낙준, 유진오, 이병린, 이인,
이정규, 이희승, 천관우, 한경직, 함석헌, 계훈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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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73. 12.24 개헌청원운동 취지문

개헌청원운동 취지문

- 민주주의 회복, 현행헌법 개정을 요구하는 청원운동을 전개하며 -   헌법개정 청원 운동 본부

오늘의 모든 사태는 궁극적으로 민주주의를 완전히 회복하는 문제로 귀착된다. 경제의 파탄, 민심의 혼란, 남북긴장의 재현이란 상황 속에서 학원과 교회, 언론계와 가두에서 울부짖는 자유화의 요구 등이 모든 것을 종합하면 오늘의 헌법하에서는 살 수가 없다는 것으로 요약된다.

그러나 오늘의 헌법은 그 개정의 발의권이 사실상 대통령에게만 속해 있는 것이다. 이에 우리 국민은 이와 같은 헌법개정 발의권으로부터의 소외를 극복하고 우리들의 천부의 권리를 제시하는 방법으로 대통령에게 현행 헌법의 개정을 요구하는 백만 인 청원운동을 전개하는 바이다.

이 운동은 우선 우리들 모두의 내 집안에서부터 시작하여 학원과 교회 그리고 각 직장과 가두에서 확대될 것이다.

청원내용

현행헌법을 개정하여 현행헌법이 이전의 민주헌법 본래의 모습을 되찾는다.

1973년 12월 24일

서명자(서명 순)

장준하, 함석헌, 법정, 김동길, 김재준, 유진오, 이희승, 김수환, 배낙준, 김관석,
안병무, 천
관우, 지학순, 김지하, 문동환, 김찬국, 문상희, 백기완, 이병린,
계훈제, 김홍일, 이인, 이상은,
이호철, 이정규, 김윤수, 김승경, 홍남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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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사 사료

1972. 10.17 박정희 대통령 특별선언

친애하는 국민 여러분!

나는 우리 조국의 평화와 통일, 그리고 번영을 희구하는 국민 모두의 절실한 염원을 받들어 우리 민족사의 진운을 영예롭게 개척해나가기 위한 나의 중대한 결심을 국민 여러분 앞에 밝히는 바입니다.

지금 우리를 둘러싼 국제정세는 심대한 변화를 일으키고 있습니다.

나는 인류의 평화와 번영을 위해 긴장완화의 흐름에 긍정적인 자세로 임해야 한다는 것을 이미 오래 전부터 밝힌 바 있습니다. 그러나 긴장완화의 본질은 아직까지도 열강들의 또하나의 새로운 문제해결 방식에 지나지 않으며, 이 지역에서는 불행하게도 긴장완화가 아직 정착되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나는 보고 있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긴장완화라는 이름 밑에 이른바 열강들이 제3국이나 중소국가들을 희생의 제물로 삼는 일이 충분히 있을 수 있다는 점을 우리는 경계해야 할 것입니다.

지금 우리 한반도를 둘러싼 열강들의 기존 세력균형 관계에는 커다란 변화가 일고 있습니다. 나는 이 변화가 우리 안전보장에 직접적 또는 간접적으로 위험스러운 영향을 끼치게 될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왜냐하면 그 같은 변화는 곧 아시아의 기존질서를 뒤바꾸는 것이며 지금까지 이곳의 평화를 유지해온 안보체제마저도 변질시키려는 커다란 위협을 내포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그 누구도 이 지역에서 다시는 전쟁이 재발하지 않을 것이라고 장담할 수 없는 것이 또한 우리의 솔직한 현황인 것입니다.

국제정세가 이러할진대 작금의 변화는 확실히 역사상 그 어느 때보다도 뚜렷하게 우리의 운명은 우리 스스로의 힘으로 지키고 개척해나가지 않을 수 없다는 것을 엄숙히 가르쳐주고 있습니다. 이 같은 상황속에서 전화의 재발을 미연에 방지하고 평화로운 조국통일의 길을 모색하기 위해 우리는 27년간의 기나긴 불신과 단절의 장벽을 헤치고 하나의 민족으로서 남북간의 대화를 시작한 것입니다. 이 대화는 결코 우리가 지금까지 추구해 온 기본 정책을 근본적으로 뒤바꾸려는 것이 아닙니다. 오히려 우리가 오래도록 추구해 온 평화통일과 번영의 터전을 굳게 다져나가려는 민족적 결의의 재천명인 것입니다.

지금부터 2년 전인 1970년 8월 15일 나는 광복절 제25주년 경축사를 통해 조국의 평화통일을 위한 기반조성과 관련하여 북한 당국자들에게 무력과 폭력의 포기를 요구하고 그 대신 남과 북이 각기 평화와 번영을 위해 선의의 경쟁을 할 것을 제안한 바 있습니다. 그로부터 2년이라는 시일이 지난 오늘 남북 사이에는 많은 사태의 진전이 이루어졌습니다. 금년 5월 2일 이후락 중앙정보부장이 나의 뜻에 따라 평양을 방문하여 북한의 최고 당국자들과 만나 조국의 평화통일 방안을 포함하는 남북간의 현안문제들에 관하여 서로 의견을 교환한 뒤 지난 7월 4일에는 역사적인 남북공동성명이 서울과 평양에서 동시에 발표되었습니다.

남북적십자회담은 우리 대한적십자사의 제의에 따라 예비회담이 작년 9월 20일부터 판문점에서 개막된 뒤 금년 8월 11일 그 대단원을 이루어 본회담을 각기 평양과 서울에서 개최한 바 있으며, 제3차 본회담이 금년 10월 24일 평양에서, 그리고 제4차 본회담이 금년 11월에 서울에서 계속 열리게 되어 있습니다.

이제 남북간에는 남북조절위원회와 남북 적십자회담이라는 서로 차원을 달리한 두 개의 대화의 길이 마련되어 있습니다. 그러나 이 대화도 위헌이다 위법이다 하는 법률적 또는 정치적 시비마저 없지 않습니다.

친애하는 국민 여러분!

남북간의 이 대화는 흩어진 가족을 찾아야겠다는 1천만 동포의 대화이며, 전쟁의 참화를 방지하고 조국을 평화적으로 통일해야 하겠다는 5천만 민족의 대화입니다.

우리는 조국의 강토 위에서 다시는 동족상잔의 비극적인 총성이 들리지 않게 하겠으며 흩어진 1천만의 이산가족은 한시바삐 재결합되어야 하겠으며 분단된 조국은 기어코 평화적으로 통일해야 하겠습니다. 이 모든 것은 우리 민족의 긍지와 명예를 위하여 마땅히 성취되어야 할 우리 민족의 대과업인 것입니다. 이 민족의 과업을 이룩하기 위해서는 비록 이념과 체제가 다르다 하더라도 우리는 북한 공산주의자들과 대화를 계속해나가야 한다는 것이 나의 소신입니다.

나는 한반도의 평화, 이산가족의 재결합, 그리고 조국의 평화통일, 이 모든 것이 민족의 소명에 따라 남북의 성실한 대화를 통해서만 이루어질 수 있는, 진정으로 민족중흥의 위대한 기초작업이며 민족웅비의 대설계라고 믿습니다.

그러나, 국민 여러분!

지금 우리의 주변에서는 아직도 무질서와 비능률이 활개를 치고 있으며 정계는 파쟁과 정략의 갈등에서 좀처럼 헤어나지 못하고 있습니다. 그뿐 아니라 이 같은 민족적 대과업마저도 하나의 정략적인 시비거리로 삼으려는 경향마저 없지 않습니다. 이처럼 민족적 사명감을 저버린 무책임한 정당과 그 정략의 희생물이 되어온 대의기구에 대해 과연 그 누가 민족의 염원인 평화통일의 성취를 기대할 수 있겠으며 남북대화를 진정으로 뒷받침할 것이라고 믿겠습니까?

우리는 지금 국제정세의 거센 도전을 이겨내면서 또한 남북대화를 더욱 적극적으로 과감하게 추진해나가야 할 중대한 시점에 처해 있습니다. 이같은 시점에서 우리에게 가장 긴요한 것은 줄기찬 예지와 불퇴전의 용기, 그리고 철통같은 단결이며 이를 활력소로 삼아 어렵고도 귀중한 남북대화를 굳게 뒷받침할 수 있는 모든 체제의 시급한 정비라고 믿습니다.

우리 헌법과 각종 법령 그리고 현체제는 동서 양극 체제하의 냉전시대에 만들어졌고, 하물며 남북의 대화 같은 것은 전연 예상치 못했던 시기에 제정된 것이기 때문에 오늘과 같은 국면에 처해서는 마땅히 이에 적응할 수 있는 새로운 체제로의 일대 유신적 개혁이 있어야 하겠습니다.

국민 여러분!

이제 일대 개혁의 불가피성을 염두에 두고 우리의 정치현실을 직시할 때 나는 정상적인 방법으로는 도저히 이 같은 개혁이 이루어질 수 없다는 판단을 내리게 되었습니다. 오히려 정상적인 방법으로 개혁을 시도한다면 혼란만 더욱 심해질뿐더러 남북대화를 뒷받침하고 급변하는 주변정세에 대응해나가는 데 아무런 도움이 될 수 없다고 믿었기 때문입니다. 따라서 나는 국민적 정당성을 대표하는 대통령으로서 나에게 부여된 역사적 사명에 충실하기 위해 부득이 정상적 방법이 아닌 비상조치로서 남북대화의 적극적인 전개와 주변정세의 급변하는 사태에 대처하기 위한 우리 실정에 가장 알맞은 체제개혁을 단행해야 하겠다는 결심을 하기에 이르렀습니다.

나는 오늘 이 같은 결심을 국민여러분에게 솔직히 알리면서 나의 충정에 대하여 깊은 이해를 구하고자 하는 것입니다.

이번 비상조치는 결코 한낱 정권의 입장에서가 아니라 국권을 수호하고 사상과 이념을 초월한 성실한 대화를 통해 전쟁재발의 위험을 미연에 막고 나아가서는 5천만 민족의 영광스러운 통일과 중흥을 이룩하려는 실로 우리 민족의 운명과도 직결되는 불가피한 조치라고 확신합니다.

이에 나는 평화통일이라는 민족의 대염원을 구현하기 위하여 우리 민족진영의 대동단결을 촉구하면서 오늘의 이 역사적 과업을 강력히 뒷받침해주는 일대 민족 주체세력의 형성을 촉진하는 대전기를 마련하기 위해 다음과 같은 약 2개월간의 헌법 일부 조항의 효력을 중지시키는 비상조치를 앞에 선포하는 바입니다.

1, 1972년 10월 17일 19시를 기하여 국회를 해산하고 정당 및 정치활동의 중지 등 현행헌법의 일부조항 효력을 정지시킨다.

2, 일부 효력이 정지된 헌법조항의 기능은 비상국무회의에 의하여 수행되며 비상국무회의의 기능은 현행 헌법의 국무회의가 수행한다.

3, 비상국무회의는 1972년 10월 27일까지 조국의 평화통일을 지향하는 헌법개정안을 공고하며 이를 공고한 날로부터 1개월 이내에 국민투표에 부쳐 확정한다.

4, 헌법개정안이 확정되면 개정된 헌법절차에 따라 늦어도 금년 연말 이전에 헌정질서를 정상화시킨다.

친애하는 국민여러분!

나는 지금 이상과 같은 비상조치를 국민여러분에게 선포하면서 이 나라의 자유민주주의를 더욱 건전하고 알차게, 그리고 능률적인 것으로 육성, 발전시켜야겠다는 나의 확고한 신념을 밝혀두고자 합니다.

우리는 자유민주 체제보다 더 훌륭한 제도를 아직 갖지 못했습니다. 그러나 아무리 훌륭한 제도라 하더라도 이를 지킬 수 있는 능력이 없을 때에는 이 민주체제처럼 취약한 체제도 또한 없는 것입니다.

나는 지금 우리 민주체제에 그 스스로를 지켜나가며 더욱 발전할 수 있는 활력소를 불어 넣어주고 이를 바탕으로 하여 남북대화를 굳게 뒷받침해 줌으로써 남북대화를 평화통일과 번영의 기틀을 마련하고자 이 개혁을 단행하는 것입니다. 조국의 통일과 번영을 바라는 그 마음으로 우리 국민 모두가 한마음 한뜻이 되어 이 비상조치를 지지할 것으로 믿기 때문에 나는 앞에서 밝힌 제반개혁이 공약한 시일 내에 모두 순조로이 완결될 것으로 믿어 마지않습니다.

그러나 만일 국민여러분이 헌법 개정안에 찬성치 않는다면 나는 이것을 남북대화를 원치 않는다는 국민의 의사표시로 받아들이고 조국통일에 대한 새로운 방안을 모색할 것임을 아울러 밝혀 두는 바입니다.

이번 비상 조치는 근본적으로 그 목적이 제도의 개혁에 있는 것입니다. 따라서 국민의 일상 생업과 활동에는 아무런 지장이나 변동도 없을 것을 확실히 밝혀둡니다.

모든 공무원들은 국민에 대한 공복으로서의 사명감을 새로이 하고 맡은 바 직책에 가일층 충실할 것을 촉구합니다. 정부는 국민의 명랑한 생활을 보장하기 위해 사회질서 확립에 각별한 관심을 기울일 것이며, 경제활동의 자유 또한 확고히 보장할 것입니다. 새마을운동을 국가시책의 최우선 과업으로 정하며 이 운동을 통해 모든 부조리를 자율적으로 시정하는 사회기풍을 함양하여 과감한 복지균점 정책을 구현해나갈 것입니다.

그리고 이번 비상조치에 따라 개혁이 진행중이라 하더라도 한반도의 평화화와 민족의 지상과제인 평화통일을 위한 남북대화는 계속 추진하겠다는 것이 정부의 입장임을 아울러 밝혀두는 바입니다.

친애하는 국민여러분!

나는 이번 비상조치의 불가피성을 다시금 강조하면서 오늘의 성급한 시비나 비방보다는 오히려 민족의 유구한 장래를 염두에 두고 내일의 냉엄한 비판을 바라는 바입니다.

나 개인은 조국통일과 민족중흥의 제단 위에 이미 모든 것을 바친 지 오래입니다.

나 개인은 이 특별선언을 발표하면서 오직 민주제도의 건전한 발전과 조국통일의 영광된 그날만을 기원하고 있으며 나의 이 기원이 곧 우리 국 모두의 기원일 것으로 믿고 있습니다.

우리 모두 일치단결하여 이 기원이 성취되는 그날까지 힘차게 전진을 계속합시다.

그리하여 통일조국의 영광 속에서 민주와 번영의 꽃을 영원토록 가꾸어 나아갑시다.

1972년 10월 17일

대통령 박정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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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72. 7.4 남북 공동 성명

최근 평양과 서울에서 남북관계를 개선하며 갈라진 조국을 통일하는 문제를 협의하기 위한 회담이 있었다. 서울의 이후락 중앙정보부장이 1972년 5월 2일부터 5월 5일까지 평양을 방문하여 평양의 김영주 조직지도부장과 회담을 진행하였으며 김영주 부장을 대신한 박성철 제2부수상이 1972년 5월 29일부터 6월 1일까지 서울을 방문하여 이후락 부장과 회담을 진행하였다.

이 회담들은 쌍방은 조국의 평화적 통일을 하루빨리 가져와야 한다는 공통된 염원을 가지고 안고 허심탄회하게 의견을 교환하였으며 서로의 이해를 증진시키는데서 큰 성과를 얻었다.

이 과정에서 쌍방은 오래동안 만나지 결과로 생긴 남북 사이의 오해와 불신을 풀고 긴장의 고조를 순화시키며 나아가서 조국통일을 촉진시키기 위하여 다음과 같은 문제들에 완전한 합의를 보았다.

1. 쌍방은 다음과 같은 조국통일원칙들에 합의를 보았다.

첫째, 통일은 외세에 의존하거나 외세의 간섭을 받음이 없이 자주적으로 해결해야 한다.

둘째, 통일은 서로 상대방을 반대하는 무력행사에 의거하지 않고 민족으로서 민족적 대단결을 도모하여야 한다.

셋째, 사상과 이념, 제도의 차이를 초월하여 우선 하나의 민족으로서 민족적 대단결을 도모하여야 한다.

2. 쌍방은 남북사이의 긴장상태를 완화하고 신뢰의 분위기를 조성하기 위하여 서로 상대방을 중상비방하지 않으며 크고 작은 것을 막론하고 무장 도발을 하지 않으며 불의의 군사적 충돌사건을 방지하기 위한 적극적인 조치를 취하기로 합의하였다.

3. 쌍방은 끊어졌던 민족적 연계를 회복하며 서로의 이해를 증진시키고 자주적 평화통일을 촉진시키기 위하여 남북 사이의 다방면적인 제반 교류를 실시하기로 합의하였다.

4. 쌍방은 지금 온 민족의 거대한 기대 속에 진행되고 있는 남북적십자회담이 하루빨리 성사되도록 적극협조하는데 합의하였다.

5. 쌍방은 돌발적 군사사고를 방지하고 남북 사이에 제기되는 문제들을 직접 신속 처리하기 위하여 서울과 평양 사이에 상설 직통전화를 놓기로 합의하였다.

6. 쌍방은 이러한 합의 사항을 추진시킴과 함께 남북 사이의 제반문제를 개선 해결하며 또 합의된 조국통일원칙에 기초하여 나라의 통일문제를 해결할 목적으로 이후락 부장과 김영주 부장을 공동위원장으로 하는 남북조절위원회를 구성하기로 합의하였다.

7. 쌍방은 이상의 합의사항이 조국통일을 일일천추로 갈망하는 온 겨레의 한결같은 염원에 부합된다고 확신하면서 이 합의사항을 성실히 이행할 것을 온 민족 앞에 엄숙히 약속한다.

서로 상부의 뜻을 받들어 1972년 7월 4일   이후락, 김영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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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의 투쟁은 멈출 수 없다. (1969.9.3 : 3선 개헌반대)

1. 비상대권을 부여하고 임기조항을 완전히 철폐함으로써 또다시 이 땅에 일인독재체제를 완벽하게 소생시키려던 망국 개헌음모는 당내 민주세력의 완강한 저항과 국내외의 압도적인 반대여론에 봉착하여 일시적인 형식적 후퇴를 하지 않을 수 없었으며 그리하여 현재와 같은 3선연임 개정안을 불법 발의하였다.

그러나 이것은 일인집권을 일회만 더 연장하겠다는 것이 아니라 교활하게도 당장 그들의 음모를 표면상 합법적으로 일보라도 관철할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이 그것밖에 없다는 것을 인식했기 때문이며, 따라서 그것은 국민대중의 반대와 불만을 회유 미봉하려는 기만적인 책동에 불과한 것이다.

왜냐하면 그들이 내세우고 있는 개헌구실은 앞으로 몇 년 후에도 변함없이 그대로 존속할 것이며 앞으로 오히려 보다 새로운 위기위식을 조성해내고 집권자를 보다 강력한 카리스마로 대두시킬 것은 그들의 행적으로 보아 필연적인 사실이기 때문이다. 그뿐 아니라 나치스와 볼셰비키의 게슈타포를 방불케 하는 확대일로를 걷고 있는 그들의 정보 경찰기구는 이미 국민대중의 모든 조직과 생활영역에 침투 지배하고 있다.

보라! 이미 대중의 소리는 철저히 봉쇄되어가고 언론은 하나씩 격파되어 그들의 주구로 변모해가고 있지 않은가?

조만간 국민대중의 일체의 정치적 자유를 마비, 질식시키는 공포의 병영국가가 이 땅에 탄생하리라는 것은 벌써 현실에서 입증할 수 있는 단계에 돌입하였다. 닥쳐올 장래의 이와 같은 암담한 상황에서는 단순한 집권 연장을 위한 개헌만이 아니라 어떠한 보다 가공할 범죄와 테러도 거리낌없이 수행될 수 있다는 것은 이미 인텔리의 예견을 넘어서고 있다.

2. 목하 이 땅에는 자유당 말기 증상과 너무나도 흡사한, 아니 이를 능가하는 일련의 사태가 진행되고 있다. 악몽과도 같은 자유당 독재가 타도된 지가 바로 엊그제 같은데 어찌하여 불과 몇 년 사이에 이보다 더욱 무섭고 악랄한 파쇼의 망령이 이렇게 거대하게 성장하여 활보하게 되었는지 우리들 자신들도 어안이 벙벙하다.

4월 혁명의 피는 어디로 갔는가?

4월의 정신은 언제 어디서 사라지고 말았는가? 우리는 5,16 찬탈이 후진국가에서 흔히 발생하는 반민주적 군부 쿠데타라는 것을 직감하면서도 4,19 혁명을 계승하기 위하여 등장하였다는 그들의 강변에 기대를 걸어 보기도 하였던 것이다.

그러나 대중을 착각에 빠뜨린 그들의 창당이념이 얼마나 급속하게 퇴조하기 시작하였는가를, 또한 그들에 동조하였던 민주적 이상주의자들이 얼마나 형편없이 탈락되어가고 있는가를 똑똑히 목격하였다. 그들이 찬란한 구호와 이들 이상주의자들은 그들의 성장을 위한 하나의 장식품에 불과하였던 것이다. 어제 독재를 위한 경제적 폭력적 토대를 완벽하게 구축한 그들은 노골적으로 그들의 정체를 노출하기 시작하였다.

우리는 사상 유래가 없을 만큼 부정과 권력이 난무한 6,8 선거가 바로 이들에 의하여 계획된 개헌을 위한 예비음모였다는 것을 참으로 이제서야 깨닫게 된 것이다. 우리는 6,8 부정선거를 타도하기 위하여 궐기하였다. 그러나 우리의 유일한 희망은 남아 있었다. 우리는 헌법에 의한 그들의 자연적 도태와 그리하여 민권의 회복을 기다릴 수 있었던 것이다.

그러나 개헌을 결코 하지 않겠다던 재차에 걸친 그들의 공약이 대중을 기만하기 위한 술책에 지나지 않았다는 것이 이제야 완전히 입증되었다. 이미 집권욕에 불타올라 충혈된 그들의 안중에는 대중에 대한 신의나 민주주의나 준법이란 말은 한갓 가소로운 숙식어로밖에 보이지 않는 것이다. 드디어 그들은 민주주의 최후 저지선을 공략하기 시작하였다. 바야흐로 조국의 민주주의는 사멸의 문턱에 도달하였다.

3. 한국도 결국 일반 후진국가가 겪고 있는 악순환의 구렁으로 빠져 들어가고 말았다. 아니 이미 그 부류에 속하고 있었다는 것을 이제야 참담하게 자각시켜주었다. 우리들의 기대는 이제는 하나의 환상으로 바꾸어버린 것이며 우리들의 소망은 산산이 부서졌다.

이 땅에 민주주의는 가능하고 일보 전진해가고 있다는, 그리고 그것을 우리의 힘으로 이룩하였다는 긍지는 무참히도 짓밟히고 만 것이다. 참으로 우리는 자신을 과대평가 하였고 참으로 엄청난 요행주의에 빠져 있었던 것이다.

역사의 법칙은 준엄하다. 민주주의는 주어지는 것이 아니라 피를 흘리며 전취하여야 한다는 것, 민주주의는 지식의 산물이 아니라 투쟁의 결실이라는 것, 그리하여 민주주의가 불과 수백명의 피로 그렇게 간단히 달성될 수 있는 것이 아니라는 것, 민주주의 단 한번의 대중 봉기로 획득될 수 있는 그렇게 수월한 것이 아니라는 것, 그것을 이제야 우리는 피부로 통감하게 되었다, 이제야 우리는 역사의 의미를 진정으로 터득해가고 있는 것이다.

학우여! 왜 우리는 오늘날 이와 같은 불행한 현실을 맞이하게 되었는가. 왜 우리는 창부의 역사를 우리의 민족사로 갖지 않으면 안되었던가? 비겁한 이기주의 바로 그것이 아니었던가? 바야흐로 우리의 선배가 피흘려 투쟁한 4월 혁명은 유산되어가고 있다.

우리는 빛나는 그들의 전통마저 계승하기를 두려워하는 못난 후배가 될 것인가? 우리의 부모는 우리가 이 투쟁에서 물러설 것을 호소하고 있다. 오직 자기만 손해 볼 뿐이라고! 그렇다! 이 투쟁이야말로 오로지 형극의 길이다. 단지 자기 희생이외에 어떠한 보상도 없다. 4, 19의 희생자를 보라. 이제 누가 그들을 거들떠보기라도 하고 있는가?

그러나 학우여! 우리들만이 알고 있다. 이 투쟁이, 이 희생이 어떠한 가치를 주는가를! 독재의 음모에 광분하고 있는 자들은 우리의 투쟁을 갖은 방법으로 제어하며 분쇄하고 있다. 그리하여 그들의 정치정보경찰은 우리들의 탄압에 총출동하고 있으며 이미 수많은 우리 동료학우는 불법적인 처벌을 받았고 일부는 학원으로부터 완전히 추방당했으며 학원은 폐쇄의 위기에 처해 있다.

그러나 무자비한 공산독재, 나치스 치하에서도 생명을 바쳐 항거한 서구의 지식인을 보라! 오늘날 체코에서 항쟁하고 있는 그들을 보라! 이 조국에서 민주주의를 뿌리심기 위한 우리의 투쟁에 일보의 후퇴도 있을 수 없다.

학우여! 비장한 각오로 대열을 정비하자!

민권의 유일한 보루, 학원을 사수하자!

독재의 음모를 분쇄하자!

- 전국대학생 반독재투쟁 민주동맹 서울대 투쟁위원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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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71. 김대중의 후보연설(4.27 장충단 유세문)

서울시민여러분, 그동안 나는 전국 방방곡곡을 돌아다녔다. 모든 국민들이 이번에야말로 기어이 정권교체를 이룩하자고 경상도에서, 전라도에서, 그리고 충청, 경기, 강원지방에서 궐기하고 있는 것을 보았다. 나는 필승의 신념을 가지고 싸웠지만 여기 장충공원에 모인 1백만 명을 넘는 세계에 유래가 없는 시민의 함성을 보고 우리의 승리는 이미 결정됐다는 것을 확인했다.

만일 이번에 정권교체를 이루지 못한다면 이 나라는 박정희씨의 영구집권의 총통체제로 바뀐다. 공화당은 이미 지난번 개헌 때 박정희씨를 남북통일이 될 때까지 대통령으로 있게 하려고 하였으나 당내의 반대, 야당 및 국민의 반발이 두려워 우선 3선 허용 정도로 끝났다. 나는 그들이 재집권하면 앞으로는 선거조차 없는 총통체제가 온다는 확실한 증거를 가지고 있다.

야당 또한 이번 선거에서 지면 더 이상 싸울 힘이 없다. 따라서 이번 선거는 이 땅에 민주주의가 존속하고 발전하느냐의 마지막 기회다. 나는 집권하면 독재체제를 단호히 일소하겠다. 헌법을 고쳐 대통령은 2선 이상 못하도록 환원시키겠다.

그들의 주장대로 박대통령이 없으면 이 나라는 반공도, 국방도, 건설도 안된다면 만일 박대통령에게 내일이라도 무슨 일이 생긴다면 대한민국은 간판 내리고 문 닫아야 하지 않겠는가.

나는 여기서 민주주의의 근본을 이야기하고 있지만 당선되면 또 알 수가 없다. 청와대라는 곳이 터가 나쁜지 그곳에 들어가는 사람마다 약속을 어기고 3선개헌을 했다. 박대통령의 4년 전 나의 선거구인 목포에 와서 "내가 3선개헌을 하려 한다느니 하는 것은 야당사람들의 모략이며 3선개헌은 절대로 안한다"고 말하더니 2년도 못돼 절대로 안한다던 3선개헌을 절대로 해버렸던 것이 엄연한 사실이다.

또 대통령이 되면 주위에 아부꾼이 생겨 논이 어두워질 수도 있다. 마치 공화당의 윤 모씨처럼 이승만 박사 때는 그분을 보고 '건국 이래의 영웅' 이라더니 박정권에서도 박대통령을 가리켜 '단군 이래의 대통령'이라고 한 사람이 내가 집권하면 또 내게 와서 '김대중 대통령은 천지개벽 이래의 영도자'라고 말 안하리란 보장도 없다.

그렇기 때문에 나는 비록 장기집권의 욕심이 있더라도 3선금지 조항에 손을 못 대도록 헌법부칙에 3선금지 조항은 개정할 수 없다는 명문규정을 두도록 하겠다. 나는 정권을 잡으면 정보정치를 일소하겠다. 지금 이나라는 말만 백성이 주인이지 사실상 민주는 새빨간 거짓말이다. 시골에 가면 정보기관의 눈이 무서워 국민들은 야당 유세장에도 나오지 못하고 또 나왔다 하더라도 박수 한번 제대로 못 치고 있는 실정이다. 이러한 정보정치, 암흑정치의 총본산인 정보기관을 없애겠다.

그들은 언론을 장악, 사실보도를 못하도록 강압하고 있으며 부정선거를 지휘하고 야당을 분열시키고 탄압할 뿐 아니라 심지어는 여당사람까지도 갖은 박해를 가하고 있다. 지난 3선개헌 때 정보기관은 어떻게 했는가? 개헌에 반대하는 여당의원들을 정보기관의 지하실로 몰고가 발길로 차고 몽둥이로 때려 강요했다. 개헌에 반대한다면서 탈당까지 했던 김종필씨가 오늘날 유세에서 자기 마음에도 없는 소리를 하고 다니는 것도 모두 정보정치이의 한 소산인 것이다. 이것이 바로 오늘날 우리의 현실이다.

그뿐인가. 학원에 간섭하고, 경제계에도 작용, 모든 이권과 은행융자에까지 간여하고 있다. 그들은 기업인들에게 '김대중에게 정치자금을 주지 마라. 만약 주는 날이면 사업을 모두 망쳐놓겠다.'고 협박, 각서를 받고 또 '이런 사실을 밖에 나가서 말하지 않겠다'는 각서를 또 한 장 받고 있다.

나는 집권하면 잡으라는 공산당은 안잡고 국민의 자유를 짓밟고 이 나라를 암흑정치로 몰고가는 정보기관을 단호히 폐지하겠다는 것을 거듭 약속한다.

공화당은 반공, 반공하면서 마치 반공을 자기네 혼자서 하는 듯이 떠들어대고 있다. 그러나 오늘날의 독재정치는 우리가 무엇 때문에 반공을 하느냐는 의의를 상실케 하고 있다. 그것은 독재, 썩은 정치, 특권경제 등이 바로 공산당의 온상이 되며, 결과적으로 공산당을 키워주는 결과를 가져오기 때문이다.

정보기관이나 경찰의 정보과는 잡으라는 간첩은 안잡고, 전국적으로 밤잠을 안자고 혈안이 되어 잡으려는 것은 이 김대중뿐이다. 그뿐 아니라 국군을 정치적으로 악용, 군의 사기를 떨어뜨리고 전력이 저하되어 사고가 빈발하고 있다. 또 미의회나 국민간에는 '차라리 한국을 포기하자'는 여론이 일고 있으며 유엔에서는 겨우 과반수의 지지를 얻고 있는 정도이다.이러한 박정권의 여러 상황 속에서 진정한 안보란 있을 수 없다.

나는 집권하면 이러한 사태를 시정, 1년 이내에 국방태세 및 반공태세를 완비할 복안을 가지고 있다.

이 자리에서 책임있는 중요한 말을 하나 하겠다. 북괴 김일성이는 적어도 10년 내에는 절대로 휴전선을 넘어 남침을 못한다는 것이다. 그들에게 그럴 힘도 없거니와 아시아에 전쟁이 일어나는 경우 일본의 재무장이 불가피하다고 볼 때 이를 두려워하고 있는 중공과 소련이 김일성의 불장난을 제어하기 때문이다. 더욱 의미있는 것은 세계는 평화지향적이다. 최근 미국과 중공의 접근 무드를 보라. 심지어 닉슨 대통령 자신이 중공을 방문하고 싶다고 그랬고 딸의 신혼여행을 중공으로 보내소 싶다고까지 했다.

우리가 두려워해야 할 것은 다만 우리 내부의 불만, 불평, 불신 등의 사고다. 우리는 정치를 잘 해서 이 사고를 미리 막아야 하며 그것은 정권교체를 통해서만이 가능한 것이다.

나는 집권하면 향토예비군과 교련제도를 완전히 폐지하겠다. 향군이 경찰서 보초나 서고 중대장이 정보기관에 소집되어 야당 대통령후보 때려잡는 교육이나 받고, 한달에 돈 3천원, 5천원만 주면 훈련에 안나가도 다 도장 찍어주는 그런 예비군은 필요없다. 이는 오직 국민을 군사적 조직체로 묶어 반항을 못하게 하고 이 나라를 독재체제로 끌고 가기 위한 도구에 불과하므로, 또 2중 병역의무요, 헌법위반이기 때문에 단호히 전면 폐지하겠다.

교련 역시 마찬가지다. 병역 기피자가 30만명이고 제2보충역이 40만명인데 무엇 때문에 대학생을 괴롭히는가. 요즘 대학교는 학교인지, 군대인지구별을 못할 정도다. 이 역시 정의감과 민주적 신념이 강한 대학생을 군사조직으로 꽉 묶어 반항 못하도록 하기 위한 짓이다.

나는 저들이 이 교련반대 데모를 거꾸로 선거에 악용할 것을 우려한다. 공화당은 요즘 나의 정책에 대해 일일이 트집만 잡고 있다. 이것은 그들이 국민 앞에 내세울 밑천이 없기 때문이다. 내가 4대국 안전보장책을 제시한 것은 이땅에 제2의 노일, 청일전쟁, 제2의 6, 25를 초래하지 말자는 것인데 그것이 무엇이 나쁘단 말인가.

또 남북교류문제만 해도 김일성 파괴분자를 남침 안 시키고 침략 야욕을 포기한다면 동포끼리 기자, 체육 등 분야에서 서로 교류하고 편지라도 주고받자는 것이다. 세계에서 같은 민족끼리 편지조차 못하는 나라는 우리뿐인 것을 알아야 한다.

박대통령은 70년대 후반기에 신의주까지 고속도로를 놓는다느니, 금강산을 공동 개발한다느니 운운하고 있는데 무슨 잠꼬대 같은 솔직히 알 수가 없다. 지금 국제정세는 급속도로 변하고 있다. 미국의 저명한 학자, 정치인들도 나의; 이러한 안보론에 적극 찬의를 표하고 있으며 닉슨 대통령도 이미 지난 연초의 연두교서에서 아시아의 안보는 이 4대국에 달려 있다고 지적한 바 있다. 적어도 대통령이라면 국내정치에 안보를 악용하려 하지 말고 국제정세가 어떻게 돌아가는지, 세계정세가 앞으로 10년, 20년 후에는 어떻게 될 것인지 앞을 내다보는 대통령학을 공부해야 될 것 아닌가.

공화당은 '중단 없는 전진'을 내걸고 있지만 민주주의도, 남북통일도 농촌, 중소기업들 모두가 후퇴하고 있는데 오직 전진하는 것이 있다는 것은 부정부패다. 나는 되도록 박대통령의 개인인격에 관한 것은 말하고 싶지 않지만 다만 박대통령은 부정부패에 아무 책임이 없고 주위사람이 썩었다는 말은 참을 수가 없다.

박대통령은 부정부패에 관한 법적, 행정적 책임만 있는 것이 아니라 사실상의 책임까지 지고 있다. 바로 박대통령의 측근들이 몇십억원, 몇백억원씩 축재하고 있는데 어째서 박대통령이 책임이 없다는 말인가. 게다가 신문, 방송, 대학교등 5백억원의 재산을 가진 5, 16 장학회가 개인 것이라는 것이 그 사정을 아는 사람들의 이야기이다. 이 장학회는 말만 장학회지 갖은 특혜를 다 받으면서도 실제 장학금은 5백억원 재산의 5백분의 1인 1억원의 정기예금 금리 2천4백만원뿐인 것이다.

또 부정부패해서 긁어모은 돈은 일단 집권자의 손으로 들어갔다가 다시 부정선거하는 데 쓰여지고 있다. 청와대에서 지난번 2억원이상 350억원까지의 부정축재 공직자를 조사했더니 여당 정치인이 3백명이나 나왔다. 박씨는 지금 그 명단을 손에 쥐고 있지만 손을 댔다가는 공화당이 머리에서부터 꽁지까지 결딴이 날 것이기 때문에 손도 못대고 있다.

나는 대통령이 되면 내 단독으로 부정부패에 대한 전책임을 지겠다. 나의 재산을 공개등록하고 부정부패 추방법을 만들어 전국에 민간인이 참여하는 부정부패 적발위를 두고 정치와 행정의 부정을 적발하겠다. 이렇게 해서 나는 국민 여러분의 협조 아래 이 부정부패를 이 땅에서 뿌리째 뽑아 없앨 것을 여러분께 제의한다.

나는 정권을 잡으면 국내외에 걸친 민주거국 내각을 구성하겠으며 군대를 완전히 장악하겠다. 나는 내가 이번 선거에 승리했을 때 군대가 전면적으로 나를 지지하고 3군 총사령관이 나의 명령에 복종하도록 국내외의 완전한 보장을 받고 있으니 국민 여러분은 그런 말에 현혹되지 말기 바란다.

또 어떤 사람들은 신민당의 집권능력을 운위하고 있다. 5, 16 당시 국민은 박정희 소장의 이름조차 몰랐다. 그런 사람이 지난 10년동안 정치를 해왔다는 것은 말이 안된다. 공화당은 인위적으로 경쟁자를 없앤 채 독주하고 있는 것이다.

반면에 우리 신민당을 보라. 우리의 위대한 지도자 유진산 당수께서 작년 지명대회에서 나를 후보로 밀지 않았지만 일단 결정이 내려진 뒤 70노구를 이끌고 전국대도시를 자식 같은 나와 함께 순회했고, 나와 경쟁했던 김영삼, 이철승 동지는 지금 이 나라에서 합석을 못하면서 경상도에서 전라도에서 뛰고 있다.

이제 부정선거 해볼 테면 해보라. 부정선거 할 테면 해보란 말이다. 만일 끝까지 부정선거를 포기하지 않는다면, 이 열화 같은 국민의 열망을 짓밟았다가는 제2의 이승만 정권의 말로를, 제2의 4,19를 각오하라는 그말이다.

4,19는 학생이 일으켰다. 5, 16은 군인들이 일으켰다. 그러나 4, 27혁명은 학생도 군인도 아닌 전국민의 협력으로 이루어질 것이다. 그리하여 5천년 역사상 처음으로 평화적 정권교체를 이룩하자는 이러한 나의 뜻에 마음을 같이하는 국민이여 박수를 보내달라.나는 기어코 승리할 것이다. 그리고 여러분은 나와 함께 승리할 것이다. 여러분, 오는 7월 1일 새로운 대통령의 취임식에 청와대에서 만납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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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태일 유서(대통령과 근로감독관에게 보내는 공개장)

'대통령과 근로감독관에게 보내는 공개장'

존경하는 대통령 각하.

옥체 안녕하시옵니까? 저는 의류제품 계통에 종사하는 재단사입니다. 각하께선 저희들의 생명의 원천이십니다. 혁명 후 오늘날까지 저들은 각하께서 이루신 모든 실제를 높이 존경합니다. 그리고 앞으로도 길이길이 존경할 것입니다. 삼선개헌에 관하여 저들이 아직 못하는 참으로 깊은 희생을 각하께선 마침내 행하심을 머리 숙여 음미합니다. 끝까지 인내와 명하신 용기로 또 한번 밝아오는 대한민국의 무거운 십자가를 국민들은 존경과 신뢰로 각하께 드릴 것입니다.

저는 서울특별시 성북구 쌍문동 208번지 2통 5반에 거주하는 22살 된 청년입니다. 직업은 의류계통의 재단사로서 5년의 경력을 가지고 있습니다. 저의 직장은 시내 동대문구 평화시장으로서 의류전문 계통으로선 동양최대를 자랑하는 것으로 종업원은 2만 여명이 됩니다. 큰 맘모스 건물 4동에 분류되어 작업을 합니다. 그러나 기업주가 여러분인 것이 문제입니다만 한 공장에 평균 30여명은 됩니다. 근로기준법에 해당이 되는 기업체임을 잘 압니다.

그러나 저희들은 근로기준법의 혜택을 조금도 못 받으며 더구나 2만여 명을 넘는 종업원의 90% 이상이 평균연령 18세의 여성입니다. 기준법이 없다고 하더라도 인간으로서 어떻게 여자에게 하루 15시간의 작업을 강요합니까? 미싱사의 노동이라면 모든 노동 중에서 제일 힘든(정신적, 육체적으로) 노동으로 여성들은 견뎌내지 못합니다.

또한 2만 여명 중 40%를 차지하는 시다공들은 평균 연령 15세의 어린이들로서 육체적으로 정신적으로 성장기에 있는 이들은 회복할 수 없는 결정적이고 치명적인 타격인 것을 부인할 수 없습니다. 전부가 영세민의 자녀들로서 굶주림과 어려운 현실을 이기려고 하루에 90원 내지 100원의 급료를 받으며 1일 16시간의 작업을 합니다. 사회는 이 착하고 깨끗한 동심에게 너무나 모질고 메마른 면만을 보입니다. 저는 여기에서 각하께 간구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저 착하디착하고 깨끗한 동심들을 좀더 상하기 전에 보호하십시오. 근로기준법에서는 동심들의 보호를 성문화하였지만 왜 지키지 못합니까? 발전도상국에 있는 국가들의 공통된 형태이겠지만 이 동심들이 자라면 사회는 과연 어떻게 되겠습니까?

근로기준법이란 우리 나라의 법인 것을 잘 압니다. 우리들의 현실에 적당하게 만든 것이 곧 우리의 법인 것입니다. 잘 맞지 않을 때에는 맞게 입히려고 노력을 하여야 옳은 것으로 생각합니다. 그러나 현기업주들은 어떠합니까? 마치 무슨 사치한 사치품인양 종업원들에겐 가까이 하여서는 안된다는 식입니다.

저는 피끓는 청년으로서 이런 현실에 종사하는 재단사로서 도저히 참혹한 현실을 정신적으로 받아들이지 못합니다. 저의 좁은 생각 끝에 이런 사실을 고치기 위하여 보호기관인 노동청과 시청 내에 있는 근로감독관을 찾아가 구두로 감독을 요구했습니다. 노동청에서 실태조사도 왔었습니다만 아무런 대책이 없습니다. 우리는 1개월에 첫주와 삼주 2일을 쉽니다. 이런 휴식으로썬 아무리 강철같은 육체라도 곧 쇠퇴해버립니다. 일반 공무원의 평균 근무시간 1주 45시간에 비해 15세의 어린 시다공들은 주 98시간의 고된 작업에 시달립니다.

또한 평균 20세의 숙련여공들은 6년전후의 경력자로서 대부분이 햇빛을 보지 못한 안질과 신경통, 신경성 위장병 환자입니다. 호흡기관 장애로 또는 폐결핵으로 많은 숙련여공들은 생활의 보람을 못 느끼는 것입니다. 응당 기준법에 의하여 기업주는 건강진단을 시켜야 함에도 불구하고 법을 기만합니다. 한 공장의 30여명 직공 중에서 겨우 2명이나 3명 정도를 평화시장 주식회사가 지정하는 병원에서 형식상의 건강진단을 마칩니다. X레이 촬영시에는 필름도 없는 촬영을 하며 아무런 사후지시나 대책이 없습니다. 1인당 3백원의 진단료를 기업주가부담하기 때문입니까? 아니면 전부가 건강하기 때문입니까? 나라의 경제발전을 위해서는 어쩔 수 없는 실태입니까?

하루속히 신체적으로 정신적으로 약한 여공들을 보호하십시오. 최소한 당사자들의 건강에 영향을 끼치지 않는 정도로 만족할 순진한 동심들입니다. 각하께선 국부이십니다. 곧 저희들의 아버님이십니다. 소자 된 도리로써 아픈 곳을 알려드립니다. 소자의 아픈 곳을 고쳐주십시오. 아픈 것을 알리지도 않고 아버님을 원망한다면 도리에 틀린 일입니다.

저희들의 요구는 1일 14시간의 작업시간을 단축하십시오.

1일 10-12시간으로.1개월 특(휴)일 2일을 일요일마다 휴일로 쉬기를 희망합니다. 건강진단을 정확하게 하여 주십시오.

시다공의 수당 현 70-100원을 50% 이상 인상하십시오.

절대로 무리한 요구가 아님을 맹세합니다. 인간으로서의 최소한의 요구입니다. 기업주 측에서도 지킬 수 있는 사항입니다.

여러분, 오늘날 여러분들께서 안정된 기반 위에서 경제번영을 이룬 것이 과연 어떤 층의 공로가 가장 컸다고 생각하십니까? 물론 여러분의 애써 이루신 상업기술의 결과라고 생각하시겠습니다만은 여기에는 숨은 희생이 있다는 것을 명심하셔야 합니다. 즉, 여러분 자녀들의 힘이 큰 것입니다.

성장해가는 여러분의 어린 자녀들은 하루 15시간의 고된 작업으로 경제 발전을 위한 생산계통에서 밑거름이 되어 왔습니다. 특히 의류계통에서 종사하는 어린 여공들은 평균연령이 18세입니다. 얼마나 사랑스러운 여러분들의 전체의 일부분입니까? 가장 잘 가꾸어야 할 가장 잘 보살펴야 할 시기입니다. 정신적으로 육체적으로 어느 면에서나 성장기의 제일 어려운 고비인 것입니다.

이런 순진하고 사랑스러운 동심들을 사회생활이라는 웅장한 무대는 가장 메마른 면과 가장 비참한 곳만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메마른 인정을 합리화시키는 기업주와 모든 생활형식에서 인간적인 요소를 말살 당하고 오직 고삐에 매인 금수처럼 주린 창자를 채우기 위하여 끌려 다니고 있습니다.

곧 그렇게 하는 것이 현사회에서 극심한 생존경쟁에서 승리한다고 가르칩니다. 기업주들은 어떠합니까? 아무리 많은 폭리를 취하고도 조그마한 양심의 가책을 느끼지 않습니다. 합법적이 아닌 생산공들의 피와 땀을 갈취합니다. 그런데 왜 현사회는 그것을 알면서도 묵인하는지 저의 좁은 소견은 아지를 못합니다. 내심 존경하는 근로감독관님. 이모든 문제를 한시바삐 선처 있으시기를 바랍니다.

1969. 12. 1

전태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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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근현대사 사료

역사 앞에 선언한다.(1969. 3선개헌반대)

우리 나라는 해방과 함께 38선을 경계로 공산독재체제와 자유민주체제의 세계사적 대결의 최전선이 되었다. 그러므로 대한민국이 자유민주체제를 확립 신장시켜야 한다는 것은 우리 나라 역사뿐만 아니라 자유진영 전체가 요구하는 지상 명령이다.

이북 4백만 동포가 모든 소유를 버리고 생명을 모험하면서 남하한 것은 이남에는 '자유가 있다'는 사실을 동경한 까닭이었으며 남하 후 극도의 곤경 속에서도 후회하지 않는 것은 자유민주의 가능성이 아직도 이 땅에 남아있다는 희망 때문이다. 우리가 외치는 것은 반공을 위한 반공이 아니라 자유민주체제의 확립과 신장을 위한 승공인 것이며, 우리가 염원하는 통일 역시 자유민주체제에서의 통일인 것은 우리 국민의 고귀한 불문율이다. 6,25 공산침략에 대결하여 세계 자유진영 16개국의 젊은이들과 함께 우리 국민이 피흘린 것도 이 자유민주의 제단이었으며 4월 혁명의 정신도 이 자유민주에의 헌신이었다. 그러므로 이 땅의 자유민주체제의 방향을 경시, 왜곡 또는 역행하는 정권이나 운동은 결코 용납될 수 없는 민족사의 이단이다.

박정권은 10년의 집권기록은 어떠한가? 자유민주체제의 마비와 말살을 지향하고 있다.

1. 학원은 세밀한 데까지 정부의 지시에 굴종하게 되고, 구김살 없는 민족정기의 기수인 젊은 학생들은 바른 외침은 무장경찰의 폭력 밑에 무자비하게 유린되고 있고, 국민의 자녀교육과 인재육성에 무리한 제재를 가하여 인물한국의 장래를 위태롭게 하고 있다.

2. 언론은 취재와 비판의 자유를 대폭 상실하였고 특히 정부에 대한 솔직한 비판은 거의 함구에 가까운 형편이다.

3. 국회는 부정선거에 의하여 선출된 절대 다수의 여당의원과 소수의 야당의원으로 구성되었고 정부의 시녀화한 무력한 허수아비로 전락하여 변칙, 횡포의 의사진행 등으로 민주헌정의 미덕을 상실한 지 오래다.

4. 사회는 대체로 공법이 집권자의 도구로 악용되고 자금이 매수의 만능약으로 신봉되는 오염기류에 덮여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정의가 침묵 속에 감금되고 사찰이 악의 진원지를 건드리지 못하는 실정이므로 이제 절대 권력의 절대부패 현상이 각 방면에서 드러나고 있다.

5. 박정권이 가장 과시하는 '경제건설'은 어떠한가. 부패, 의혹 및 특혜로 말미암아 중소기업과 농촌은 거의 전적인 몰락과정을 밟고 있다. 소수의 특혜기업도 속속 부실기업화하여 도산이 속출하는 가운데 수삼의 정상재벌이 남을 지 모르나 관의 과대겸병 때문에 전국민의 원부로 화하고 있다.

고속도로, 고층건물, 공업단지 등이 견실한 경제이론보다도 정권연장을 위한 전시효과를 앞세우며 무리하게 결행되어 종내 국가경제의 파탄을 초래하고 있으니, 이것은 과잉의욕과 시행착오 정도로 눈가림하기에는 너무도 심각한 저주를 우리 역사에 심어 놓은 경제민주화의 역행이다.

이런 상황임에도 불구하고 집권자는 자존망대하여 1인의 장기집권을 위한 3선개헌을 추진하고 있다. 만약에 이와 같은 배신과 우롱에 주권자인 국민이 묵종한다면 그것은 자유민주 한국의 임종을 재촉하는 것밖에 다른 아무것도 없을 것이다.

우리는 합법적인 법절차에 따라 헌법을 고친다는 것을 문제삼지 않는다. 우리의 문제는 그 이전에 있다. 누가 무엇을 위해 개헌하려는 것인가 하는 근본을 문제삼는 것이다. 특정인의 장기집권을 위한 3선개헌의 종장은 무한전술에 의한 무한독재임이 자명하다.

박정권은 북괴침공이 위협을 선전한다. 그러나 박정권 자신이 민주국민의 충고를 무시하고 헌정을 말살하는 3선개헌을 강행하여 국론 분열과 사회의 격동을 조장한다면 그것이야말로 북괴의 흉계에 호기를 제공하는 것이다.

우리는 이제 3선개헌을 감행하여 자유민주에의 반역을 기도하는 어떤 명분이나 위장된 강변에도 현혹됨 없이 헌정 20년 간 모든 호헌세력들이 공통된 신념과 결단 위에서 전국민의 힘을 뭉쳐 단호히 이에 대처하려 한다. 집권자에 의해서 자유민주에의 기대가 끝나 배신당할 때, 조국을 수호하려는 전국민은 요원의 불길처럼 봉기할 것이다. 우리는 날로 그 우방을 확장시키고 있고, 선악의 대결과 진부의 결전에서 용솟음치는 결의를 가지고 있다.

자유국민의 조국은 영원하다.

영원한 조국을 가진 국민은 용감하다.

전국민이여! 자유민주의 헌정수호 대열에 빠짐없이 참여하라.

- 3선개헌반대 범국민투쟁위원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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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근현대사 사료

국민교육헌장(1968)

'국민교육헌장'

우리는 민족 중흥의 역사적 사명을 띠고 이 땅에 태어났다. 조상의 빛난 얼을 오늘에 되살려 안으로 자주 독립의 자세를 확립하고 밖으로 인류공영에 이바지할 때다. 이에 우리는 나아갈 바를 밝혀 교육의 지표로 삼는다. 성실한 마음과 튼튼한 몸으로 학문과 기술을 배우고 익히며 타고난 저마다의 소질을 계발하고 우리의 처지를 약진의 발판으로 삼아 창조의 힘과 개척의 정신을 기른다. 공익과 질서를 앞세우며 능률과 실질을 숭상하고 경애와 신의에 뿌리박은 상부상조의 전통을 이어받아 명랑하고 따뜻한 협동정신을 북돋운다. 우리의 창의와 협력을 바탕으로 나라가 발전하여 나라의 융성이 나의 발전임을 깨달아 자유와 권리에 따르는 책임과 의무를 다하여 스스로 국가건설에 참여하고 봉사하는 국민정신을 드높인다. 반공민주정신에 투철한 애국 애족이 우리의 삶의 길이며 자유세계의 이상을 실현하는 기반이다. 길이 후손에 물려줄 영광된 통일조국의 앞날을 내다보며 신념과 긍지를 지닌 근면한 국민으로서 민족의 슬기를 모아 줄기찬 노력으로 새 역사를 창조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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