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 상고사와 신채호 선생 (1)

어둠의 시기, 역사를 바라보는 틀은 <민족>일 수 밖에 없었다.

1. 1910년 이전의 신채호....

오늘 소개할 역사책은 단재 신채호 선생의 <조선 상고사>이다. 먼저, 책의 내용을 소개하기 전에 신채호 선생이 살았던 시기를 간략히 짚어보자.

신채호 선생이 태어난 1880년은 민씨 정권에 의해 본격적인 <개화>가 시작되던 시기였다. 흥선대원군을 대신하여 <일본>으로부터 선진 문물을 받아들이기 시작한 개화 정책으로 인해, 조선 사회는 술렁이고 있었다.

개화가 사회의 큰 화두가 되었던 그 시기, 동학농민들이 개혁을 외치다 총탄을 맞고 쓰러진 그 시기, 구체제의 모든 것을 버리고 서구식 새 옷을 마련한 1894년의 갑오개혁이 일어난 바로 그 때의 조선... 

그 변화의 한가운데에서 신채호는 19세의 나이로 성균관에 입학하여 유학을 공부하였다.

약관의 나이로 독립협회에서 활동한 그는, 훗날 삼균주의의 아버지라 불리는 조소앙과 함께 <항일 성토문>을 발표하여, 친일파를 규탄하는 운동을 시작했으며, 산동학원을 만들어 교육자로서 독립운동을 시작하였다.

그는 1905년에 성균관 박사가 되었으나 자진 사퇴하고, 장지연의 황성신문사에 들어가 활동하였다. 그는 객원논설 위원으로 활동하면서 계몽사상을 전파하려고 했으나, 장지연이 을사조약 반대를 표명한 <시일야 방성대곡>을 발표하면서 신문사 자체가 일본에 의해 탄압받게 되었다. 이후, 황성신문은 무기한 정간당하였고, 역사에서 사라지게 된다. 

1906년, 양기탁과 베델이 이끌어가던 대한매일신보에 들어가 주필로 활약하면서 일본의 침략에 대한 부당함을 다양한 글로 적어 내었다. 초창기 그의 작품들은 다음과 같다.

역사논문

   독사신론(讀史新論)

신문논설

   일본의 삼대충노     한일합병론자에게 고함    역사와 애국심과의 관계
   한일합방의 부당       대한의 희망   등...

연재시론

   천희당시화

영웅전기

   을지문덕전    이순신전     이태리 건국 삼걸전

다양한 영웅전기는 그가 <민족주의>를 선호했음을 보여주는 증거이다. 역사 속의 <민족>이란, 생명체와 같은 것으로 나라는 주체(아我)는 다른 모든 것(비아非我)과 구별되는 실체이다. 우리 역사 속에 살아숨쉬는 영웅들은, 민족이라는 <생명체>를 숨쉬게 한 매개체와 같은 것이다. 영웅이 제시해줌으로서 민족을 계몽하려던 신채호의 초기 계몽사상은, 일제 강점기에 <좌절감>을 느끼던 대중들에게 반항의 힘을 주기 위한 어쩔 수 없는 선택이라고도 할 수 있다.

반대로 <독사신론>은 위대한 민족의 역사를 부정하면서, 일본에 의지하려는 편협한 개화주의자들을 비판하기도 한다. 개화와 매국은 뭐가 다른 것인가? 일본에 의지해서 선진문물을 받아들이자는 이들이, 일본과의 조약에 서명하고 나라를 일본에 넘기는 것까지 선진문물과 개화로 연결시킨다. 이것은 로마제국에서 노예로 살면서 로마를 찬양한 이들과 무엇이 다른 것인가?

독사신론은, 단군에서 출발한 우리 민족은 <부여>, <고구려>로 이어지는 위대한 시기를 구가했었다고 주장한다. 일본보다 위대한 역사를 가진 민족이 노예근성으로 타락해서는 안된다고 역설한다.

하지만, 1908년 무렵 대한매일 신보에 연재된 이 글들은, 신채호가 민족의 위대함만을 강조하기 위해 적은 글이 아니다. 일본에 의지하여 모든 것을 해결하려는 노예근성이 망국으로 이어졌다는 현재의 상황을 직시하고자, 고대사 이야기를 계속 꺼내고 있는 것이다. <독사신론>의 이야기는 그 이후, 조선상고문화사, 조선사연구초, 조선상고사 등에서 계속 반복되고 있다.

신채호는 한일합방이 이루어진 1910년까지, 국내에서 다양한 독립운동단체에 가입하거나, 직접 주도하여 친일파들과 항전하였다.

1905년 장지연의 <황성신문>, 1906년 양기탁의 <대한매일신보>에서 일본의 만행을 규탄하는 논설을 지속적으로 실었고, 1906년 대한자강회에서 활동하면서 조선인의 교육분야에 관심을 가지고 계몽운동을 전개하였다. 또 국채보상운동을 장려하기 위해 직접 활동에 참가하였으며, 윤치호, 안창호와 같이 결성한 청년학우회의 창립취지문을 작성하기도 했다.

링크 : 신채호가 대한협회 원보에 올린 글(1906) http://historia.tistory.com/189

그러나, 1907년 일본에 저항하기 위해 만든 비밀결사단체인 신민회가 한일합방 무렵부터 일본에 의해 탄압받으면서, 일제강점기 시기 내내 망명 생활을 할 수밖에 없었다. 그는 중국으로 망명하면서도 안정복의 친필이 담긴 <동사강목>을 품에 꼭 안고 있었다고 한다.

링크 : 신민회의 설립 취지문 http://historia.tistory.com/188

2. 1910년 이후의 신채호

1910년, 31살의 신채호. 그의 30대는 너무나 암울하고 어두운 시기였다. 독립을 위해 발버둥칠수록 더욱 암담한 현실의 벽에 부딪힐 수밖에 없었다고나 할까?

1910년 안창호와 같이 산둥지방으로 도망간 신채호는 독립운동가들의 모임인 <청도회의>에 참여한 뒤, 독립운동자금을 모아 무관학교를 세우고 <무장독립투쟁>을 할 것을 결의한다.

링크 : 청도회의 <daum 신지식인 검색>

1911년 이동휘와 함께 광복회를 조직하여 부회장을 역임하면서, 청구신문 등 민족신문에 끊임없이 글을 기고하였다. 1913년에는 상하이에 <동제사>를 건립하여 신규식, 조소앙, 박인식, 정인보 등 민족주의 학자들과 함께 조선 독립운동을 알리는 역할을 하고 다녔다. 30대의 신채호가 독립운동과 계몽활동을 위해 노력한 흔적들은 다음과 같다.

1910년

  대동공보 주필, 청구신문 발행

1911년

  광복회 부회장으로 활동

1912년

  권업신문 주필로 국외 조선인 계몽활동

1913년

  동제사 활동 - 박은식, 조소앙, 정인보, 문일평 등과 민족주의 저술활동

1914년

  대종교 동창학교 교사 활동, 조선사 집필 착수, 광개토왕릉비 현지 답사

1915년

  신한혁명단 조직 후 무장독립운동 활동 시작(일본에 의해 실패)

1916년

  소설 <꿈하늘> 집필, 도제사언문 집필(나철 추모)

1918년

  <조선사> 집필, 무오독립선언 33인에 참가

1919년

  3.1운동 국외 참가, 대한민국 임시정부 의원 활동, 신대한 주필 활동

1920년

  만주 독립군 단체를 통합한 군사통일촉진회 발기

  1910년대 신채호는, 망명 생활을 하면서도 틈틈이 글을 지었고, 독립운동과 계몽에 대한 이야기를 계속 적어나갔다. 특히 1915년에는 무장독립활동이 독립에 필요하다는 전제하여, <신한혁명당>을 조직하여 1차 무장독립운동을 시도하였으나, 일본의 철저한 감시로 실패하였다.

일찍이 민족 영웅을 통한 애국심 고취에 관심이 많았던 신채호는 직접 광개토대왕릉비를 답사하여, 비석을 일본이 위조했다는 것을 밝혀내고, 그 비석이 가진 의미를 재발견하기도 하였다. 신채호의 노력으로 광개토대왕릉비를 위조한 일본의 만행을 논리적으로 지적할 수 있게 되었다.

링크 : 광개토대왕릉비 비문 조작설(출처 : 조선상고사) http://historia.tistory.com/323

 

 

다음 장에서는 3.1운동이 신채호에게 어떤 의미로 다가왔으며, 신채호의 사상이 3.1운동 전후로 어떻게 바뀌었는지를 이야기 해본 뒤, 당시 민족주의자들이 생각한 3.1 운동과 독립에 대해 간단히 이야기하자. 신채호의 일대기를 정리한 뒤, 3-4편부터는 대표작인 조선상고사에 나오는 신채호 사상을 정리해보면서 마치도록 하겠다. (블로그에 적는 주관적인 글이기에 일부 다른 견해가 있어도 이해를 부탁드립니다.)

p.s : 요즘 백범 김구선생의 기념관을 짓는 것, 김구선생을 모델로 한 10만원권을 발행하는 것 등이 전면 중지되었다. 신채호는 무정부주의자이고, 김구는 건국을 반대한 빨갱이라고 말하는 이들이 있다. 홍경래, 전봉준은 내란을 일으킨 좌파 빨갱이이고, 안중근, 윤봉길은 테러리스트에 불과한 사람들이라고 말한다. 황당함과 짜증을 넘어 색다른 이론을 창조적으로 만드는 그 분들에게 경의까지 표한다.

단, 근현대사 교과서는 만든 사람끼리만 읽어주세요.. 제발..

링크 : 그 분들이 수험을 출제한다면 이런 문제가???

 

역사 이야기 <히스토리아 > http://historia.tistory.com    by 히스

 

 

자세한 내용은 이 책을 참조하세요 ...

조선상고사
카테고리 역사/문화
지은이 신채호 (비봉출판사, 2006년)
상세보기

늘 푸른 역사가 신채호
카테고리 아동
지은이 김남일 (창비, 2007년)
상세보기

단재 신채호:그생애와 사상
카테고리 시/에세이
지은이 임중빈 (명지사, 1990년)
상세보기

조선상고문화사(외)
카테고리 역사/문화
지은이 신채호 (비봉출판사, 2007년)
상세보기

신채호의 역사사상 연구
카테고리 역사/풍속/신화
지은이 신일철 (고려대학교출판부, 2007년)
상세보기

단재 신채호 평전
카테고리 시/에세이
지은이 김삼웅 (시대의창, 2005년)
상세보기

단재 신채호문집(사르비아문고 29)
카테고리 시/에세이
지은이 신채호 (범우사, 1999년)
상세보기

Posted by 히스토리아 기업부설연구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