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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사에서 호족의 개념과 성립 배경

이번 장에서는 호족이란 무엇이며, 이들이 어떻게 등장하였고, 어떻게 발전해나가는지, 후한 말기부터의 역사적 상황을 배경으로 다뤄보겠습니다. <호족>이라는 개념은 동아시아사에 공통으로 적용되는 개념이나, 한국, 일본에서는 <일족을 거느린 대토지 소유자> 정도로 이해하면 됩니다. 중국사에서 자세히 다루는 이유는 이 짧은 개념의 배경을 좀 더 상세히 알기 위함입니다.

1. 토지를 가진 자들이 사회세력화 하다

한 무제가 강력한 경제 통제책을 사용하여, 국가 재정과 황실 재정을 늘려나가자, 대상인들은 그들이 가진 부를 <토지>로 돌려 버리는 현상이 나타났습니다. 따라서 <토지>가 곧 재산이라는 인식이 늘어나서, 대토지를 가진 자들이 사회전반에 확산되었습니다.

실제 한무제기에는 장건의 서방 실크로드 개통, 농업과 수공업의 발전, 오수전 등 국가 신용화폐제도의 성립 등으로 상업이 발전하였고, 상홍양 등 대상인이 정계에 진출해 있기도 했습니다. 그러나, 한무제가 강력한 경제통제로 상업을 통제하자, 결국 상인들은 상업의 이익을 <토지투기>로 전환하여 일반 백성들의 땅을 잠식하기 시작합니다.

한무제의 신하였던 동중서는 대토지 억제책을 내놓지만, 대토지를 가진 지주와 상인 관료들이 반대하여 그 뜻은 이루지 못합니다. 이후 애제기에는 토지제한법은 <한전법>을 실시하려고 하였습니다. 그 내용은 사전과 노비 소유에 상한선을 두어 토지소유자를 견제하려고 한 것인데, 역시 실패하였습니다.

이렇게 대토지를 소유하면서, 자신들의 일족을 이끌어 나가는 지방세력을 호족이라고 합니다. 이 호족들의 세력이 점점 커지면서 자영농은 몰락하고, 한나라 시기에는 점점 농민 반란이 많아집니다. 실제, 후한이 망할 때, 장각의 태평교도들은 국가에 대한 반란을 일으킨 것이라 주장하기도 하지만, 주 공격대상은 원소, 조조 등의 대토지 소유 호족들이었습니다.

부자의 땅은 천백경에 이르는 데, 가난한 자는 송곳 하나도 꽂을 땅이 없으니 어떻게 해야 하는가?

- 한서 식화지 -

농업으로 얻는 부는 가장 휼륭한 것이고, 상공업은 다음이지만, 불법으로 거두어 들이는 부는 최악의 것이다.

- 사기 식화지 -

2. 호족은 대토지를 점점 더 늘이는 방법을 찾다

호족들이 토지를 늘이는 방법은 두가지입니다.

첫 번째는, 일정 수확을 보장하는 토지를 직접 매입하여 대토지를 소유하는 방법인데, 이것은 귄력과 결탁하여 이루어지는 경우가 많았고, 불법적인 경우도 많았습니다. 농민들은 강제로 토지를 빼앗기거나, 강제 매매를 당하는 경우가 많았다고 합니다. 실제로, 농민에게 돈을 빌려준 뒤 높은 이자를 책정하여 토지를 빼앗는 경우가 많았습니다.

둘째는, 호족들이 직접 황무지를 개간하거나, 자신의 재력을 투입하는 경우입니다. 이 경우 상인들이 직접 돈을 투자하는 경우도 있겠지만, 자신의 권력을 동원하여 농민, 노비 등을 사역하는 경우도 많았습니다.

이렇게 하여 <호족>들은 토지를 늘여갔습니다. 전한 말기가 되면, 이 호족들의 세력이 중앙의 외척, 환관에게까지 영향력을 행사하는 지방 권력으로 자리잡게 됩니다. 외척과 환관들은 중앙에서 투쟁할 때 호족들에게 재정적 지원을 부탁하는 경우도 있었다고 힙니다. 왕망이 신을 건국할 때 왕망은 외척이기도 했지만, 권력투쟁에 밀려 낙향했을 경우에는 호족과 같은 행세를 하기도 했다고 합니다. 또 후한이 건국할 때 광무제 역시 화북의 남양 호족으로서 <호족연합정권>을 수립하였습니다. 후한은 실제 호족 세력이 중앙에 진출하여 이끌어간 호족정권으로서, 외척, 환관과 함께 국가를 주도하게 됩니다.

그들은 지방에서 교양학문으로 소양을 닦았는데, 이것은 곧 한대 관료 등용제도인 <향거리선제>와 직결됩니다. 시간이 지날수록 그들은 중앙 관계와도 연줄이 닿게 되고, 위진남북조 사회의 혼란기로 넘어가면 그들이 곧 중앙의 <귀족> 세력으로 자리잡게 되는 것이죠. 또, 그들은 대토지라는 경제력 위에서 사병을 먹여살릴 능력을 보유한 만큼, 토지가 많을수록 개인 병사가 많아지고, 자신의 집에서 일하는 식객이 많아지게 됩니다. 이러한 사병과 식객들이 곧 호족 가문의 든든한 울타리가 되곤 하죠.

3. 호족의 역사

호족은 전한기에 대토지를 사요하면서 발전한 재력가이자, 대토지 소유자를 말합니다. 이들은 일족을 거느리고, 사병을 가진 무력가입니다. 따라서 호족 구성의 3요소를 말하라면 <대토지, 무력 소유, 일족>이라고 말할 수 있습니다.

그러나, 후한을 창업한 왕망은 이들 호족을 국가가 철저히 통제하려는 주례체제적 통제 정책을 실시합니다. 이것은 성장하는 호족 세력에 커다란 반발을 사게 되어, 왕망 정권은 20여년의 짧은 왕조로 단명합니다. 이후 호족들은 <한>왕실을 받든다는 명분으로 호족연합정권인 <후한>을 창건하였습니다. 그리고, 이들은 사회 경제의 주체세력이 되어 엄청난 대토지를 소유하게 되는데, 이것은 곧 후한 말 황건적의 난 등 민란이 발생하는 원인이 됩니다.

호족들이 지방에서 세력화되었다는 것은 다른 말로 하자면, <한>나라 시기에는 아직 호족이 중앙의 핵심에 이르지는 못한채 지방에서 호족 연합적 성격에 머물렀다는 것을 상징합니다. 그러나, 이 황건적의 난을 진압한 조조, 조비 일가는 후에 왕조를 창업하면서, 호족들에 의한 새로운 사회가 등장하였습니다. 따라서 호족이 중앙에 진출하여 <귀족화>된 것은 바로 위진시대 이후였고, 수에 의해 중국이 <강력한 황제지배체제>로 통일될 때까지의 사회는 곧 <귀족화된 호족 사회>라고 말할 수 있습니다.

즉, 한나라시기에 지방호족이 관료화되고, 중앙관료가 대토지 호족화되는 현상이 시작된 이래, 후한에서는 지방 유력자인 호족이 호족을 추천하는 <향거리선제>가 정착되어 호족의 관료화가 심화되었고, 위진남북조에서는 호족에 의한 사회가 열린다는 뜻입니다.

7차 세계사 교과서에서는 호족의 정의를 다음과 같이 내리고 있습니다.

1. 한의 왕실이나 귀족 중 분가하여 지방에 내려가 대지주가 된 자
   2. 농촌의 자작농이나 지주 중에서 대토지를 소유하게 된 자
   3. 무제의 억상정책으로 상인들 중에 토지를 사서 대지주가 된 자

4. 호족 내부의 구조

그렇다면 호족들은 어떤 내부적 구조를 가지고 있는지를 마지막으로 간단히 다루겠습니다. 호족의 구성원은 <종족, 영호, 노비>라는 3계층으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종   족

종족은 호족 사회의 중심이 되는 <가문>으로 독자적인 토지를 가지고 있는 집단을 말합니다. 종족은 혈연으로 이루어지는 <조 - 부 - 손> 등의 친족 가족집단을 말합니다. 호족의 토지는 <종족 소유>로서 관혼상제, 전쟁, 천제지변 등이 있을 경우 <종족>들이 뭉쳐 그 일을 해결합니다. 쉬운 말로 우리 나라의 <뼈대있는 족보>를 가진 가문집단 같은 것입니다.

영   호

영호란 <종족>들을 모시던 하부 계급들을 말합니다. 원래 주인과의 친분을 빌미로 주인의 장원에서 <예속민>으로 사는 <객>, 호족과 사제관계이거나 호족의 행정업무를 보던 <문생>, 호족과 연결된 관료들과의 친분으로 이루어진 <고리>, 호족의 사병인 <부곡> 등을 말합니다.

노   비

노비는 <종족>의 경제권을 보장하기 위해 호족의 가사와 잡역을 담당하는 가내노비를 말합니다. 그러나, 호족들이 대토지를 늘려가면서 노비들은 점차 장원의 생산에 투입되었으며, 노비 노동은 소작농 노동과 함께 호족 장원의 생산요소로 작용합니다. 그러나, 당시 노비는 너무 비싸서 그리 많은 편이 아니였다고 합니다.

이상으로 호족이라는 개념을 짧게 정리해 보았습니다. 한국사, 일본사를 할 때는 다른 각도에서 호족의 개념을 정리하겠지만, 중요한 점은 호족이라는 용어는 <대토지 소유 개념, 일족 개념, 사병 개념>을 가지고 있었다는 점입니다. 보통 이러한 개념을 가지고 있는 집단을 동아시아사에서는 <호족>이라고 정의내리는 경우가 많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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