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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사 이야기 19 - 에도막부의 등장과 문물 정비

1. 에도 막부의 철저한 신분제도

에도막부를 창립한 도쿠가와 이에야스와 그 자손들은 막부를 창립하고 바로 영주(다이묘)들에 대한 통제정책에 들어갔습니다.

일단, 막부 자체를 에도라는 수도에 세움으로서 중앙에서 막부가 지방을 총괄하는 식으로 통제하고, 반발하는 자들을 찍어눌러 전국시대와 같은 혼란이 다시는 일어나지 않도록 하였죠. 1,2,3대 막부의 쇼군들은 정치, 경제, 사회, 문화 등 모든 분야에서 철저한 통제정책을 실시하였습니다.

일단 에도막부는 일본판 카스트 제도라고 할 만큼 철저하게 신분과 계급을 구분해 놓았습니다. 막부의 계급은 4계급으로 최고 계급은 무사, 다음으로 생산자인 농민, 그 밑으로 수공업자, 상인층이 존재하는 계급구조였죠.

무사는 지배층, 농민은 사회를 이끌어가는 생산자였지만, 수공업자와 상인은 농업생산물을 부수적으로 이용하는 계급이라고 인식하여 천대하였습니다. 실제 막부 재정의 핵심이 농민들이 내는 세금이었거든요.

2. 막번체제 : 명목상 중앙통제와 실제적인 지방 분할의 조화

에도막부를 창립한 도쿠가와 가문은 막부를 중심으로 한 중앙집권을 추구했지만, 전국시대 이후 성장한 각 지방의 다이묘들을 모두 찍어누를 수 없었습니다.

실제, 막부 집권 초기에 다이묘들을 모두 막부에 굴복시키려는 의도로 다이묘들을 탄압하였다가 엄청난 반란인 <유이 쇼세츠의 난>이 발생하기도 했거든요. 초창기 쇼군들은 다이묘의 자식들을 인질로 잡는 <산킨고타이 제도>라던가, 다이묘들의 토지세를 엄격하게 시행하였지만 반발만 사고 맙니다.

막부의 4대 쇼군부터 도쿠가와 막부는 지방 다이묘들의 권한을 인정합니다. 다이묘에 대한 산킨고타이 제도를 완화하고, 다이묘(영주)들의 영지를 인정하게 된 것이죠. 이렇게 쇼군이 전국토의 1/4 정도만 지배하고, 나머지 영지는 각 지방의 다이묘들이 각각 지배하는 체제를 막번 체제라고 합니다.

막은 중앙집권을 하는 쇼군의 <막부>, 번은 지방 다이묘들의 <영지>를 말하는데, 합하여 <막번>이라고 부르죠.

그러나, 한없이 지방 세력에게 권한을 주면 막부가 오래가지 못합니다. 도쿠가와 막부는 지방의 다이묘들에게 많은 권한을 주는 대신 이들을 통제할 수 있는 다양한 제도 장치들을 마련합니다.

가장 유명한 제도는 참근교대제도라고 한자로 읽는 <산킨코타이 제도>입니다. 이 제도는 에도 막부기 실시된 가장 강력한 다이묘 통제책이었죠.

그 내용은, 다이묘의 반란을 막기 위해 다이묘가 자신의 영지(본국 : 번)과 수도(에도 : 막)를 1년씩 교대로 왕복하면서 머물게 하는 제도입니다. 다이묘는 식구들을 중앙에 머물게 하면서 지방과 중앙의 물자 유통을 원할하도록 책임지게 됩니다.

이 제도는 구두 계약이 아니라 에도와 번 사이를 오가며 군역을 한다는 조항을 성문법으로 만든 제도입니다. 신라시대에 본인이 수도에 머문 상수리 제도, 고려시대에 호족의 아들을 중앙에 머물게 한 기인제도와 비교가 되네요.

다음으로 막부의 지방 통제책은 <공역부담제도>입니다. 원어로는 <후신야쿠제도>라고 하죠. 이것은 국가가 원하는 공공 시설을 지방에서 돈을 부담하여 만드는 것을 말합니다. 지방에서 이루어지는 댐이나 치수공사, 군사거점의 구축 등을 지방 다이묘가 책임지고, 그 성과를 판단함으로서 중앙의 재정 부담을 덜고 지방은 중앙의 위세를 확인하게 되죠.

또 <일국일성령>제도도 있었습니다. 이것은 지방 다이묘가 자신의 본성을 제외한 그 어떤 곳에서도 성벽을 지을 수 없다는 제도로, 성벽을 지어 중앙에 위협을 주는 것을 법으로 금지한 제도입니다. 이 법의 시행으로 지방 다이묘들은 자신의 영역에서 군사활동을 효율적으로 할 수 없게 되었고, 중앙에 대한 반란이 쉽지 않게 되었습니다.

또 하나, <가신고소의 관례>도 있었습니다. 원래 막부의 위계질서와 사무라의 정신에서는 절대 가신이 주군을 고발하거나, 부하가 장군을 모함할 수 없었습니다. 조선에서도 백성이나 향리가 수령을 고발하지 못하게 하는 <부민고소법>이 있었죠.

그러나, 조선에서의 부민고소법은 성리학 윤리를 어긴 강상죄와 국가반역죄는 누구든 고발할 수 있게 하였습니다. 그 대상이 부모건, 수령이건 고발할 수 있었죠. 일본에서도 마찬가지였습니다. 에도막부에서 관학화된 성리학 윤리에 의해 다이묘를 고발할 수 있는 특수한 경우가 있었는데, 그것은 중앙에 반역을 꾀하는 다이묘는 누구든 고발할 수 있게 조치한 것입니다. 에도 막부에서는 이 조항을 이용하여 많은 정적들을 죽이는 행위에 이용하기도 합니다.

3. 건국 초기 : 행정 조직의 체계화가 이루어지다.

일본에서의 새로운 정권의 등장은 건국이라는 말을 사용하기 어렵습니다. 우리 역사처럼 신라 건국, 고려 건국, 조선 건국이라는 용어는 낯선 말이죠. 그 이유는 일본에서는 왕조가 바뀐 적이 없고, 천황가가 계속 유지되었기 때문입니다.

바뀐 것은 지배층으로 권력을 가진 쇼군의 가문이 계속 바뀐 것이지요. 무사 가문인 막부가 바뀐 것일 뿐, 왕조의 변화라는 우리 식 개념과는 좀 다릅니다.

에도 막부는 아예 천황이 있는 수도인 에도에 살림을 차리고, 이전 막부와는 다르게 강력한 중앙, 지방 통제 정책을 실시하려고 노력하였습니다.

일단, 막부의 최고 권력자는 쇼군입니다. 그러나, 가마쿠라 막부는 쇼군 밑의 호죠씨 가문이 다 해먹었고, 무로마치 막부는 지방 다이묘들의 힘이 너무 강해서 쉽게 망했습니다. 즉, 가마쿠라 막부는 중앙체제가 부실했고, 무로미치 막부는 지방 통제가 부실했죠.

따라서 앞에서 말한 것처럼 에도 막부는 <산킨고티이 제도>등을 통해 지방을 통제하려고 무척 노력하였습니다. 그럼, 중앙은 어떻게 통제했는지 볼까요?

일단, 쇼군은 있으나 쇼군이 모든 정무를 처리하지 않습니다. 쇼군은 행정 전문가인 <로츄>를 등용하여 그가 중요한 정무를 처리하고 쇼군의 허락을 받게 하였죠. 조선으로 보면 재상, 현대 개념으로는 대통령 밑에 총리같은 거죠. 로츄는 쇼군의 두뇌같은 역할을 합니다.

또 쇼군의 일을 돕는 와카도리요시가 있었는데, 이것은 현대개념으로 공무원, 일선 비서관과 같은 역할을 하는 자리입니다. 요즘으로 보면 국가 행정의 일선에서 뛰는 장관직이나 차관, 공무원 같은 다양한 직함들을 말하죠.

또 쇼군에게는 쇼군을 지키면서 행정관들을 감시하는 <하타모토>의 직책이 있었습니다. 요즘으로 말하면 청와대 비서실과 같은 역할을 했죠. 하타모토는 행정관 뿐 아니라 유력 영주인 <고케닌>들의 동향을 쇼군에게 전달하기도 하고, 지방 영주 무사인 <다이묘>들의 근황을 보고하기도 했습니다.

재미있는 사실은 이렇게 쇼군에 충성하는 부하들이 한 직책을 오래 가지고 있는 것이 아니라, 권력에 집착하게 될 쯤에서 자리를 옮기게 했다는 점입니다. 중앙 고위직들은 모든 직위를 서로 돌아가면서 담당하고, 국가의 중요한 정책은 같이 모여 <합의>로 결정하였습니다.

즉, 이전 막부의 실패를 거울삼아서 쇼군이 최고의 위치를 점하고 중앙 정치를 통제하는 효율적인 제도였죠.

다음장에서는 에도막부의 쇄국 정책과 농업정책을 이야기하고, 그 다음이야기로 에도 막부기 상공업 정책을 다뤄보기로 하죠. 일본사는 깊이 있게 들어가지 않고, 핵심적인 것들만 간단간단하게 기술하는 것을 원칙으로 가볍게 적고 있습니다. 하지만, 에도 막부는 조선역사와 깊이 있게 관련된 부분들이 있어서 그 부분들은 다루고 넘어가야 할 것 같네요. 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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