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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일수호조규 ~ 조청상민수륙무역장정까지의 조약 이야기 (3)

1. 조청상민수륙무역장정

자, 지금까지 조일수호규칙과 부록 등 일본과 맺은 조약을 확인하고, 조미통상조약의 핵심내용을 보았죠? 이제서야, 원래 다루려고 했던 조청상민수륙무역장정(이하, 조청장정)을 이야기하겠네요.

그럼, 먼저 이 길고 긴 이름부터 한번 살펴볼까요?

조청장정에는 청나라가 장정을 맺기 위해 의도한 것들이 다 포함되어 있기 때문에, 이름만 보아도 의미하는 것이 무엇인지 알 수 있답니다.

한마디로, <조선과 청나라간에 장사꾼들이 개인적으로 장사하는 데 있어서, 육지든, 바다든, 모든 곳에서 무역을 할 때 적용되는 것들을 정리해서 조선에 통보한 규정> 이라는 것입니다. 지난 장에서 설명했죠? 장정(章程)이란, 글로 적어서(章) 올리면 그냥 법도가 되는 것(程)을 말합니다.

그럼, 내용을 보면서 정리해 볼까요?

먼저, 전문을 보면 위와 같은 내용이 적혀있습니다. 본문보다 앞서 다급히 적은 <전문>이네요.

한마디로 말하자면, <조선은 대대로 우리 중국이 주도권을 가진 국가니깐, 그것부터 좀 인정해줄래?>입니다. 따라서, 중국과 남다른 관계인 조선이기에, 제국주의 국가와 맺은 최혜국 대우 따위의 특권은, <조선과 청국 사이>에는 통하지 않는다는 거죠. 최혜국 대우는 국가와 국가간 대등한 관계인 <조약>에서 발휘되는 것입니다. 하지만, 이건 조약이 아니라, 청이 은혜를 베풀어 마련한 <장정>이라는 것입니다.

지금부터, 조약의 하나 하나를 파헤칠 것인데, 조약 전체를 보고 싶으시다면, 제 블로그에 있는 아래 포스트를 참조해주세요.

조청상민수륙무역장정의 전체 내용 보기 : http://historia.tistory.com/2223

자, 그럼 가장 핵심 내용인 4조를 제외하고, 나머지 1-8조의 핵심 내용들을 한번 살펴볼까요?

자, 먼저 1,2,3,5조의 내용입니다. 1조를 보면, 딱 조약의 성격이 나오죠? 황제와 국왕이 대상이 된 국가간의 <조약>이 아니네요. 어디, 일개 대신이 와서 국왕이랑 맞먹는다니요. 대신과 국왕이 대등하다는 것을 바꿔말하면, 청국의 황제와 조선의 국왕은 상하관계라는 것을 역설적으로 설명한 것입니다.

2조와 3조, 5조는, 장사를 하겠다는 내용입니다. 조선에서 미국도 장사하고, 일본도 장사하는데, 경제면에서 조선과 우방 + 속방 + 보호국을 자청하는 청나라 역시 그보다 더한 <불평등 조약>이 있어야 조선의 주도권을 잡을 수 있었겠죠?

즉, 청나라 상인들이 조선에서 자유롭게 무역하겠다. 육지까지는 아니지만, 바닷가에서는 자유롭게 물고기를 잡고, 사고 팔겠는 것입니다. 또, 중국과는 고려시대부터 국경 무역을 해왔으니, 그 무역을 더 활성화 시키고, 합리적인 세금안도 마련하겠다. 뭐 이런 것들이죠. 나머지 6, 8조는 뭐 세금은 몇 %를 붙이겠다니, 홍삼을 팔겠다느니 하는 것들입니다.

7조는 좀 눈에 띄는데, 청나라 병선, 즉 전쟁을 할 수 있는 배가 조선 연해에 왕래할 수 있다라는 조항입니다. 이건, 일본 때문에 들어간 내용이죠. 강화도 조약 이후, 일본이 장사꾼들을 조선에 보내면서, 장사가 원할하지 않을 경우, 개항장에 군함을 떡~ 들이대면서 협박아닌 협박을 하고 있으니, 청나라 역시 일본에 맞춰 무력 시위가 필요했을 거에요.

자, 그럼 조청장정의 <핵심포인트>.... 제 4조를 한번 볼까요?

자, 4조의 내용은 먼저 <개잔무역>이란 말을 한번 볼께요.

원래, 일본이나 미국과 맺은 통상 조약에서는 항상 <개항장>이 문제거리였습니다. 개항장, 즉 항구를 얼마나 많이 열고, 항구에서 장사할 수 있는 거리를 얼마나 많이 확보하느냐가 조약을 맺을 때, 서로 신경쓰는 부분이었죠.

지난 장에서 조일수호조규의 부록 내용 중 <간행이정 10리>라는 내용 기억하시나요?

간행이정은 개항장에서 몇 리까지 일본인들이 활동할 수 있느냐에 대한 규정이었습니다. 일본은 강화도 조약으로 부산, 인천, 원산(3개 항구)를 열었는데, 항구를 여는 것보다 중요한 것은 항구에서 얼마까지의 거리까지 침투해서 장사를 할 수 있냐였죠.

조선 정부와 줄다리기 협상끝에 간행이정이 10리로 일단 확정된 것이랍니다. 그럼 이게 뭐 그리 중요하냐구요?

간행이정은 조선 상인들의 밥줄과 관련있답니다. 만약 항구에서 100리까지 일본인들의 장사범위를 넓혀준다고 생각해보세요. 농촌의 물건을 사서 도시에 팔거나, 도시의 물건을 사서 항구에 파는 조선의 상인들은 10리, 20리라는 범위 하나로 죽고 산답니다.

예로, 조선시대에 항구나 포구에서 중계무역 같은 것을 하던 객주, 여각 같은 전통 상인들 있죠? 일본인들이 직접 내륙에 무역을 한다면 이들 중계상인은 모두 몰락합니다. 또, 조선 내륙에서 물건을 가져와 수출상인에게 팔던 보따리 장수(보상), 등짐장수(부상)들도 망하겠죠. 보상과 부상을 합쳐 부보상, 또는 보부상이라고 하는데, 이들이 망하면 조선 유통업은 완전 몰락한다고 보시면 됩니다.

아무튼, 조청장정 4조의 그림을 다시 보세요. 개항장이 아니라, 북경(청국 수도) - 양화진(서울 마포, 즉 조선의 수도)에서 청국인이 점포를 개설한다는 내용이 들어가있죠? 즉, 청나라의 장정은 개항장이 문제가 아니라, 아예 서울로 치고 들어온다는 내용인 것입니다.

이것을 막기 위한 내용이 바로 <내지채판>입니다. 내지채판이란, 양국의 상민들이 절대, 지정된 거리보다 더 내륙으로 들어올 수는 없다는 것입니다. 즉, 청나라 상인들은 양화진, 즉 지금의 마포 근처의 나루터에서만 장사를 하고 점포를 열 수 있다는 것이죠. 이것은 조선 상인들을 보호하기 위한 최후의 안전 장치였답니다.

그러나, 조선 정부는 여행이 꼭 필요한 경우, 육지에서 장사를 꼭 해야만 하는 특별한 경우에 <호조>라는 것을 발급해 줍니다. 호조는 <여행증명서> 같은 것이죠. 요즘으로 따지면, 다른 나라에서 자유롭게 활동할 수 있는 <단기간 여권>이라고 할까요?

이 호조를 가진 상인은, 개항장을 벗어나 내륙에서 장사를 하고, 바닷가에서 연안무역을 할 수 있게 된답니다. 비록, 일부이긴 하지만, 호조를 확보하는 것으로서 조선 내륙 무역을 할 수 있는 기반을 마련한 것이지요.

그런데.... 바로 1년뒤, 영국과의 조약에서 간행이정이니, 내지채판이니 하는 것들이 전부 다 <휴지조각>이 되어 버린답니다. 이유는 조영통상조약의 내용 때문이었어요.

자, 이제 간행이정이 확대되면서 조선 상인들이 몰락하기 시작합니다. 조청장정으로 청국은 서울(양화진)에 점포를 세우고, 조일부록으로 일본은 강행이정이 10리로 한정되었죠? 그런데, 영국과 맺은 1883년의 조약에서 양화진도 개방하고, 간행이정도 100리로 확대되면서 난리가 난거죠. 영국과 맺은 조약은 청국과 맺은 <장정>이 아니라 공식 조약이었기 때문에, 앞에서 말한 최혜국 대우라는 조항이 모든 다른 조약에서 똑같이 발동된답니다. 최혜국 조항에 의해 다른 모든 국가와의 조약에 영국과 맺은 조약의 내용이 추가되면서, 조선의 상인들은 몰락하게 된 것이지요.

자, 그럼 여기까지 마무리하면서 조청상민수륙무역장정까지의 조약 내용을 훝어보았습니다. 그런데, 1883년의 2차 통상장정이나, 이후에 일본과 맺은 조약들은 빠져있죠? 모든 부분을 다루기엔 지면이 한정되어 있어서 어쩔 수 없답니다.

제가 10월 이후에 적을 고려사 노트를 끝내면, 조선사 노트, 근현대사 노트를 언젠가(?) 적을 텐데, 그 때에 모든 조약을 자세하게 다뤄 볼께요. 혹시, 특별히 꼭~ 알고 싶은 조약이 있으시면, 방명록이나 질문게시판에 글을 남겨주시기 바랍니다.

오늘도 즐거운 하루 되세요~~~

Posted by 히스토리아 한국빅데이터교육협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