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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토막 역사 10화. 글래드스턴과 아편전쟁에 대한 투표

초중고방/짧은 역사 이야기 한토막 2007/07/31 22:57

한토막 역사 10화. 글래드스턴과 세계사를 바꿔놓은 아편전쟁에 대한 투표

1. 영국에 양당정치가 시작되었다.

오늘 이야기는 영국의 정당정치를 이끌어간 글래드스턴의 일화입니다. 산업혁명 이후, 19세기 영국 사회는 보수당과 자유당이 서로 경합하면서 진정한 정당정치를 이끌어 갔습니다. 보수당의 대표는 디즈레일리였고, 글래드스턴도 원래는 보수적인 성향을 가진 정치인이었습니다. 그러나, 실제 영국 자유당의 대표자를 글래드스턴으로 뽑습니다. 그 이유가 무엇일까요?

영국의 양당제도는 민주주의 역사상 획기적인 모범 사례였습니다. 민주주의는 서로 다른 의견을 존중하면서 발전해야 한다는 철학이 이 때부터 보편화되었고, 이 양당제도의 정착으로 영국사회는 발전하였습니다. 19세기 영국은 2차 선거법개정으로 도시 노동자들에게 투표권을 주었습니다. 소위 말하는 차티스트 운동과 인민헌장의 정신을 19세기 양당정치에서 받아들인 것이지요. 3차 선거법 개정으로 농촌노동자까지 선거권이 부여되었고, 20세기에는 여자들까지 선거권을 얻어 진정한 보통 선거가 완성됩니다. 그리고, 영국의 이러한 양당제도와 보통선거의 완성은 세계사적으로도 민주주의의 확산에 기여하였습니다.

2. 글래드스턴은 보수적이지만, 자유주의적인 개혁주의자였다.

글래드스턴은 원래 보수당의 의원이었습니다. 그러나, 그는 영국이 거대한 식민 제국을 유지하기 위해서는 식민지에게 많은 자치권을 주어야 하며, 여성과 노동자들의 인권을 보호해야 하며, 언론과 출판의 자유까지도 주어야 한다고 주장합니다. 그는 4차례나 영국의 총리를 지내면서, 식민지 총독까지 겸임하였고 식민지에 대한 비인격적인 대우에 불만을 토로하기도 하였습니다.

실제, 그가 자유당의 거두로서 자유주의를 대변하다가 은퇴하게된 결정적인 원인도, 카톨릭적인 아일랜드를 영국령으로 강제통합한 것에 대한 비판 때문입니다. 그는 아일랜드에도 자치권을 부여해야 대영제국의 장기적인 미래가 있음을 역설하였고 그것은 보수적인 영국사회에서 금기시된 이야기를 공공연하게 꺼낸 것이었습니다. 당시 영국사회에서는 유산계급층에 대한 과세는 아무도 언급하지 못한 금기사항이었지만, 자유당과 글래드스턴은 국가의 발전을 위해서는 지배층의 희생이 필요했음을 강조하기도 합니다.

그렇다고 글래드스턴이 자유주의자라고 볼 수도 없습니다. 글래드스턴이 식민지에 대한 자치권 인정, 아일랜드인의 종교 자유 인정, 노동자들과 여성의 권익 보호를 외친 것은 그러한 정책이 대영제국의 앞날에 필요했기 때문입니다. 글래드스턴은 영국이 식민지를 가지고 있는 것을 반대하지 않았습니다. 여성의 선거참여가 진정한 민주주의를 가져온다고 생각하기 보다는 여성이 선거에 참여함으로서 진정 단합된 대영 제국의 앞날이 보장된다고 믿었기 때문입니다.

3. 아편전쟁은 영국의 명예를 손상시킨 전쟁이 될 것이다.

1840년, 영국에서는 중국과 전쟁을 해야 하는가를 놓고 국회의원들이 투표를 하였습니다. 당시 국회에서는 보수당과 자유당이 치열하게 논쟁을 하였는데, 그 논쟁의 핵심은 중국과의 아편전쟁이 과연 영국에게 어떤 효과를 가져다 줄 것인가에 대한 것이었습니다.

아편전쟁은 중국과의 무역에서 적자를 면하지 못하던 영국이 대중국 무역에서 흑자를 내기 위해 인도산 아편을 중국에 판매하면서 이득을 챙겼기 때문에 비롯되었습니다. 중국에서는 임칙서를 광저우 공행에 보내 아편을 금지시켰는데, 이것을 빌미로 영국은 전쟁을 계획한 것입니다.

이 때 영국의 지도자 글래드스턴은 유명한 연설을 하였습니다. 그 내용을 잠깐 볼까요?

중국 청나라에게는 아편을 금지시킬 정당한 권리가 있습니다. 그들은 아편의 무서움을 알고 있으니까요. 하지만, 우리 영국의 외무장관은 청나라의 정당한 권리마저 짓밟으며 이 부정한 무역을 정당화하고 있습니다. 세상에 이렇게 부정하고 치욕스러운 일이 될 수밖에 없는 전쟁은 들어본 적도 없습니다.

대영 제국의 깃발은 항상 정의의 편, 압제의 적, 민족의 영광, 공명 정대한 상업을 위하여 싸워왔습니다. 그것은 옛날의 일이 되어 버릴 것입니다. 지금은 저 추악한 아편 무역을 보호하기 위해 영국의 깃발이 나부끼고 있습니다.

국가의 명예는 더럽혀졌습니다. 국가의 불의는 국가의 몰락을 앞당기는 가장 확실한 지름길입니다. 이 전쟁의 승리와 그 이득인 확실합니다. 그러나 아무리 이득이 크더라도 그로인해 영국의 국왕과 대영제국이 입을 명예, 위신, 존엄성의 손실은 비교할 수가 없습니다.

지금 우리의 국기는 더럽혀졌습니다. 그들이 우리의 깃발을 끌어내리고 우리의 배를 불태울 때, 우리는 분노하였습니다. 그러나 지금 우리는 대영제국의 국기가 펄럭이는 것을 보아도 피가 끓어오르는 것을 느낄 수도 없으며, 가슴이 두근거리는 감격을 느낄 수가 없게 되었습니다.

그러나 이 연설이 직후, 영국 의회는 찬성 271표, 반대 262표라는 9표 차이로 중국과의 전쟁을 선포하였습니다. 아시아의 미래와 중국의 역사가 9표 차이로 뒤집어지는 순간이었습니다.

글래드스턴이 주장한 내용은 청나라에 대한 대변이 아니였습니다. 그가 주장한 것은 인간들이 당연히 누려야 할 권리에 대한 이야기였고, 보편적인 상식이였습니다. 아편 판매를 강요하면서 일으키는 전쟁은 명예로운 영국에서 있을 수 없는 일이었으니까요. 결국 그는 인간에 대한 기본적 권리를 지키지 못함으로서 <국가의 명예, 국가의 존엄성이 훼손되는 것>을 참을 수 없었던 사람입니다.

결국 자유주의자이면서도, 국가 지상주의적이기도 한 애국자(?)이고, 영국이라는 국가의 엘리트로서 살아간 제국의 귀족이었습니다. 그가 주장한 자유는 제국의 영광을 위한 자유였고, 제국의 명예를 위한 자유였으니까요.

그러나, 글래드스턴과 자유당이 발전시킨 민주주의는 19세기 전 세계적인 식민지를 확보한 영국의 사상이 곳곳에 전파되면서 세계적인 민주주의의 모델로 작용하였습니다.

자유당이 만든 노동법, 지배층에 대한 세금 입법, 국민보험법, 교육법, 선거법, 언론출판법 등은 영국 식민지 정치에 모델로 적용되었으니까요. 지금도 유럽법의 모델은 독일의 바이마르 공화국에서 제정한 것을 기초로 하는 대륙법과 영국을 기초로 하는 영국법이 2대 공법으로서 법체계상의 기본으로 적용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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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임지영 2007/08/05 09:54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아편전쟁은 누가 봐도 추악한 전쟁이였습니다.
    영국의 자존심이라는 건 그 전쟁에 존재하지 않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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