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토막 역사 11화. 인도에서는 소도 카스트 등급이 있다
1. 소를 숭배하게 된 배경 인도의 현재 대다수 종교는 힌두교입니다. 힌두교도들이 소고기를 먹지 않는다는 것인 익히 알려진 상식입니다. 그렇다면 왜 소를 먹지 않을까요? 먼저 소를 숭배하게 된 것은 고대 인도가 유목생활을 했기 때문이라는 설이 많습니다. 인도는 약 2억마리의 소가 존재합니다. 소가 2억마리라.... 우리나라 인구의 4배 이상이네요. 인도의 소는 세계 소의 1/6에 이릅니다. 고대 인도인들은 유목생활의 주요 재산으로 소를 숭상하였는데, 인도의 최고 카스트 등급인 브라만의 주요 업무 중 하나가 소를 다른 자보다 많이 확보하고, 소를 죽여서 성대한 제사를 지내는 일이었다고 합니다. 이 소를 제사지내는 고대 종교가 브라만교입니다. 소를 많이 보유한 브라만과 제사에 소를 많이 사용한 브라만이 곧 경제력을 가진 사회의 지배자였고, 소는 곧 권위의 상징이었죠. 그러나, 이렇게 형식적인 제사에 소를 이용하여 경제력을 낭비하는 브라만의 형식주의에 대항하여 불교와 자이나교에서는 이 브라만의 의식을 비판합니다. 불교와 자이나교를 창시한 성인들이 인도의 왕자라는 사실을 볼 때 이 새로운 종교들은 1계급인 브라만(제사장)에 대항한 2계급 크샤트리아(왕족, 귀족)과 3계급 바이샤(상인층)이 주도했음을 알 수 있습니다. 불교의 교리는 생명이 있는 것을 죽이지 말라는 불살생입니다. 이 생명을 죽이지 말라는 사실 소를 죽이지 말라는 뜻과 상통합니다. 따라서 소를 재산으로 여기는 세속계급과 평민들은 불교에 대하여 호의를 가지고 있었습니다. 그리고 석가모니 자체가 공화주의자였던 만큼, 브라만 계급의 절대적 권위를 비판하곤 하였죠. 석가가 말한 <만민평등>은 사실 당시 공화제를 지지한 석가의 사상에서 비롯됩니다. 석가가 속한 국가 자체가 공화정을 지지한 지역이었습니다. 불교에서 불살생을 주장하면서 입지가 좁아진 브라만교의 제사장들은 소를 제사지는 것이 아니라 신성한 동물로 격상시키면서 새로운 종교 체계를 마련합니다. 여기서 힌두교 체계가 등장합니다. 즉, 힌두교는 고대 브라만교의 교리를 이어 카스트 제도를 계승하면서도 소라는 동물을 신성시 하였던 것이지요. 힌두교가 성립되면서 인도 고대 국가를 완성한 굽타왕조의 라마야나, 마하바라타 등의 힌두교 경전에는 모두 <소를 신성시하는 인도의 신들 이야기>가 나옵니다. 특히 힌두교의 최고신 중 하나인 비슈누 신의 화신인 끄리슈나는 <소를 보호하는 목자신>이었습니다. 재미있는 것은 끄리슈나 설화에 성경에 나오는 <노아의 방주>이야기가 들어있다는 점입니다. 인도에서 <제사의 신>으로 여겨지는 인드라가 고대 관습대로 소를 제물로 바치려고 하자, <목자의 신> 끄리슈나는 이 소들을 모두 풀어주려고 하였습니다. 열받은 인드라는 세상에 홍수를 내려 모든 생물을 죽이려 하였지만, 끄리슈나는 홍수를 피해 소들을 안전하게 대피시킨다는 이야기입니다. 즉, 이 이야기는 노아의 방주와 비슷한 맥락이지만, 고대 소를 죽여 제사지내던 브라만교의 전통이 소를 보호하는 힌두교 전통으로 넘어갔음을 보여줍니다. 인도에서는 끄리슈나가 소를 보호한 것을 기념하는 디왈리 데이가 있는데, 디왈리는 <소를 보호하여 번영시킨다>는 의미가 있다고 합니다. 2. 인간도 소도 모두 카스트 등급이 있다. 인도의 카스트 신분제도는 초기에는 4등급이었습니다. 브라만, 크샤트리아, 바이샤, 수드라 계급이었죠. 그러나 사회가 분화되면서 지금은 수많은 카스트 등급이 존재합니다. 아직도 카스트 제도는 인도사회에 영향력을 가지고 있고, 같은 신분이 아니면 결혼하는 것 조차 꺼린다고 합니다. 인도에서 남편이 죽으면 부인도 같이 태워죽이거나, 산채로 묻는 사티 풍습이 남아있는 지역도 있다고 합니다. 현재 인도 정부는 카스트 제도가 21세기 10억 이상의 인도 인구가 세계적인 강국으로 발전하는 분위기에 찬물을 뿌리는 제도라 생각하여 카스트 제도의 완화를 위해 애쓰고 있다고 합니다. 하지만, 인간만 카스트 제도가 있는 것이 아닙니다. 소도 카스트 등급이 있어 나눈다고 합니다. 일단 인도에서 가장 신성시 하는 것은 우유를 잘 짜내는 성우(성스런 영물)입니다. 인도에서는 암소가 생산하는 5가지 성물이 있다고 하여 암소를 숭상합니다. 그 중 대부분은 우유와 관련있습니다. 우유는 소 자체를 제사지내는 대신 제사음식으로 이용되며, 인도 사람들의 식생활에 큰 비중을 차지하고 있습니다. 또 요구르트, 버터 같은 우유 활용 음식은 인도인에게 필수품이죠. 그러나, 우유가 잘 나오지 않는 암소는 성우로 대우받지 못하고 고문 가까운 학대를 받기도 합니다. 우유가 나오지 않는 소는 암소 성기에 파이프를 넣어 소 젖을 쥐어 짜기도 한다고 합니다. 황소는 소의 등급 중에서 하급입니다. 황소는 생산력을 가진 존재가 아니라 카스트로 따지면 노예와 같은 존재입니다. 항상 무거운 짐을 나르면서도 인도인들에게 욕을 먹어가면서 일을 합니다. 인도인들이 신성시하는 소는 생산력을 가진 암소이지 황소가 아니니까요. 3. 소의 등급에 따라 카스트의 직업도 결정된다. 인도에서 성스런 암소를 다루는 계급은 브라만입니다. 암소에서 나오는 성스런 우유와 암소의 생산력은 브라만 계급이 다를 수 있습니다. 반대로, 하급 소인 황소는 바이샤 계급이 주로 다룹니다. 상공업에 종사하는 만큼 황소가 필요하기 때문이죠. 하지만, 황소는 브라만이 암소를 다루는 만큼 곱게 대우받지 못한다고 합니다. 인도에서 가장 낮은 계급으로 <접촉하는 것조차 불결하다>라고 하여 이름지어진 <불가촉 천민>들은 소를 다룰 수 있을까요? 그들도 소를 다룰 수는 있습니다. 그러나 그들이 소와 관련된 직업을 갖는 경우는 소가 죽었을 경우입니다. 즉, 죽은 소의 가죽으로 물건을 만들거나, 소의 시체를 이용하여 뭔가 제품을 만드는 일을 불가촉 천민이 합니다. 불가촉 천민이란, 신성한 소의 죽음 속에서 살아가는 더러운 존재들로 여기고 있으니까요. 인도에서 소는 그 자체로 등급이 있을 뿐 아니라, 그 소를 다루는 계급도 등급이 정해져 있습니다. 카스트 제도 속에서 힌두교의 교리가 정리된 일면에는 소라는 동물에 대한 설화적 인식과 현실적 인식이 들어가있고, 소라는 동물 자체가 인도의 역사 속에서 중요하게 자리잡고 있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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