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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제의 건국 설화(삼국사기 편)

한국사사료모음/3.백제사료 2007/01/13 21:49
 

백제의 건국 설화

백제 시조 온조왕(溫祚王)의 아버지는 추모(鄒牟)로서 주몽(朱蒙)이라고도 하는데, 북부여(北扶餘)로부터 난을 피해 졸본부여(卒本扶餘)에 이르렀다.  졸본부여의 왕에게는 아들이 없고 단지 딸만 셋이 있었다. 왕이 주몽을 보더니 보통 사람이 아님을 알고 둘째 딸을 시집보내었다.

얼마 지나지 않아 졸본부여의 왕이 죽자 주몽이 왕위를 잇고 두 아들을 낳았다. 맏아들을 비류라 하고 둘째 아들을 온조라고 하였다. 주몽이 북부여에 있을 때 낳은 아들이 와서 태자가 되매, 비류와 온조는 태자에게 용납되지 못할까 두려워하다가 마침내 오간(烏干)·마려(馬黎) 등 10명의 신하와 함께 남쪽으로 가니 백성 가운데 따르는 자가 많았다. 드디어 한산(漢山)에 이르러 부아악(負兒嶽)에 올라 살만한 땅을 바라보았는데, 비류는 바닷가에서 살고 싶어 하였다. 10명의 신하가 간언하기를 "생각컨대 이곳 하남(河南)의 땅은 북쪽으로 한수(漢水)를 끼고, 동쪽으로 높은 산악에 의지하며, 남쪽으로 기름진 들을 바라보고, 서쪽으로 큰 바다에 막혀있으니, 그 천혜의 험준함과 땅의 이로움은 좀체로 얻기 어려운 지세입니다. 이곳에 도읍을 만드는 것이 좋겠습니다"고 하였다. 그러나 비류는 신하들의 간언을 듣지 않고 그 백성을 나누어 미추홀(彌鄒忽)로 가서 살았다.

온조는 하남위례성(河南慰禮城)에 도읍하였다. 10명의 신하로 하여금 돕게 하고 나라 이름을 십제(十濟)라고 하니, 이때가 전한(前漢) 성제(成帝)의 홍가(鴻嘉) 3년이다. 비류는 미추홀의 땅이 습하고 물이 짜서 편히 살 수 없었는데, 위례성으로 돌아와 보니 도읍이 안정되고 백성들이 편안하였다. 마침내 비류가 부끄러워하고 후회하다 죽으니, 그 신하와 백성이 모두 위례성으로 돌아왔다.

백성들이 올 때 즐거이 따라왔다 하여 나중에 국호를 백제(百濟)로 바꾸었다. 그 세계(世系)가 고구려와 마찬가지로 부여에서 나왔으므로 부여(扶餘)를 성씨로 삼았다.

- 삼국사기 -

어떤 이들이 이르기를, <시조는 비류왕으로서 아버지는 우태>니 북부여왕 해부루의 서손이며, 어머니는 소서노이니 졸본 사람 연타발의 딸이다. 처음에 우태에게 시집가서 두 아들을 낳아 맏아들을 비류라 하고 둘째를 온조라고 하였는데, 우태가 죽자 졸본에서 과부로 살았다. 뒷날 주몽이 부여에서 용납되지 못하고 전한 건소 2년 봄 2월에 남쪽으로 달아나 졸본에 이르러 나라를 세워 이름을 고구려라고 하였다. 이 때 주몽은 소서노를 취하여 왕비로 삼았는데, 기초를 닦아 나라를 세우는 데 자못 내조한 공이 크므로 주몽의 총애가 특히 두텨웠으며 비류 등을 마치 자기 친아들같이 대우하였다.

주몽이 부여에 있을 때 예씨에게서 낳은 아들인 유유(유리)가 오지 그를 태자로 세워 왕위를 잇게 하였다. 이에 비류가 온조에게 말하기를 <처음 대왕이 부여에서 재난을 피하여 여기로 도망해 오자 우리 어머니께서 집안 재물을 죄다 쓰면서까지 도와 나라를 세우는 데 크게 기여하였다. 그런데 대왕이 세상을 떠나자 나라는 유유가 차지했으니 우리는 한갓 여기에 있어 쓸데없는 물건과 같아 답답할 뿐이다. 차라리 어머니를 모시고 남쪽으로 가서 땅을 택하여 따로 나라를 세움만 같지 못하리라.>하고는 드디어 아우와 함께 무리를 거느리고 패수(시대에 따라 다르지만 이 때는 예성강)와 대수(임진강)의 두 강을 건너 미추홀(인천이라는 설이 다수설)에 이르러 자리를 잡았다.

- 삼국사기, 백제본기 -

13년(기원전 6년) 봄 2월에 서울에서 늙은 할멈이 남자로 변하였고, 다설 마리의 범이 성안으로 들어왔다. 왕의 어머니가 죽었는데 나이가 61세였다. 여름 5월에 왕이 신하에게 말하였다.

<우리 나라의 동쪽에는 낙랑이 있고 북쪽에는 말갈이 있어 영토를 침략하므로 편안한 날이 적다. 하물며 이즈음 요망한 징조가 자주 나타나고 국모가 돌아가시니 형세가 스스로 편안할 수 없도다. 장차 꼭 도읍을 옮겨야 하겠다. 내가 어제 순행을 나가 한수 남쪽을 보니 땅이 기름지므로 마땅히 그곳에 도읍을 정하여 길이 편안할 수 있는 계책을 도모하여야 하겠다.>

가을 7월에 한산 아래로 나아가 목책을 세우고 위례성의 민가들을 옮겼다.    

- 삼국사기, 백제본기 -


사료분석 : 백제는 나라의 이름, 곧 국호(國號)를 몇 차례 바꾸 었으며, 또 기록에 따라 여러가지 별명으로 소개되기도 하였는데 시대를 떠나서 가장 일반적인 이름은 역시 백제(百濟) 입니다. 백제라는 국호의 의미에 대해서는 기록에 따라 설명이 조금씩 다릅니다. 먼저, 한국고대사 연구의 기초자료인 삼국사기(三國史記)에는, 백제의 시조 온조왕(溫祚王)이 그의 형인 비류(沸流)가 다스리던 백성을 합쳐 더 큰 나라를 만들 때 비류의 백성들이 모두 즐거워 하여서 나라 이름을 백제로 고쳤다는 설명이 있습니다.

한편, 중국측의 역사서인 수서(隋書)에는 백제를 간략하게 소개한 [백제전(百濟傳)]이 있는데, 거기에는 처음에 백여 호(戶)가 바다를 건너[百家濟海] 남하하여 나라를세웠기 때문에 백제라고 하였다고 쓰여 있습니다.

백제의 국호에 대한 삼국사기와 수서의 설명 가운데 어느 쪽이 맞는 것인지는 아직 가려내기 어렵습니다. 양쪽 모두 설화에 입각한 설명이기에, 어쩌면 양쪽 모두 잘못된 설명일지도 모릅니다. 그것은 백제가 처음부터 백제(百濟)라는 국호를 사용하지는 않았다는 사실을 통해서도 어느 정도 유추할 수 있습니다. 삼국사기에 처음 나오는 백제의 국호는 십제(十濟)입니다

삼국사기 [백제본기(百濟本紀)] 온조왕 즉위년조. 위의 기록은 내용상 백제의 건국설화라고 하여도 무방한데, 고구려·신라의 그것과 비교한다면, 매우 특이하다고 할 만합니다. 즉, 백제의 건국설화-온조설화(溫祚說話)에는 묘하게도 신비라든가 기적과 관련된 부분이 전혀 없다는 것입니다.

매우 사실적이고 소탈한 방법으로 백제 건국을 설명하고 있습니다. 이는 백제의 건국 설화가 뒤늦게 채록되었거나 중국화된 합리주의적 시각에서 채록되었기 때문인 듯합니다. 바로 이러한 점에 주목하여, 백제의 건국설화가 고구려, 신라의 그것에 비해 상대적으로 더욱 사실에 가깝다고 보는 시각도 있습니다. 여하튼, 위의 삼국사기 기록에 의하면, 백제의 국호는 애초 십제(十濟)였으며, 나중에 국력이 더욱 커지자 백제(百濟)로 바꾸었다는 것입니다.

'십(十)에서 백(百)으로' 바뀌었다는 것인데, 이와 같은 설명이야말로 중국화된 시각, 곧 한자(漢字)에 입각한 해석이자 설명이라고 하겠습니다.

또, 그렇기에 인위적인 분위기도 함께 지니고 있습니다. 즉, 나라가 성장함에 따라 '십(十)'에서 '백(百)'으로 나라 이름을 바꾸었다는 설명은 마치 '백'을 염두에 두고 숫자논리에 입각하여 '십'을 지어낸 듯한 느낌이 드는 것입니다. 그래서 보다 많은 사람들이 주목하는 기록은 중국에서 진수(陳壽)라는 이가 3세기 후반에 편찬한 역사서 삼국지(三國志)입니다.

중국 삼국시대의 역사를 정리한 삼국지에는 [한전(韓傳)]이라 하여 우리의 삼한(三韓)에 대해 간략하게 소개한 부분이 있는데, 그중 마한(馬韓)에 속한 54개 소국의 이름을 열거하던 가운데 백제국(伯濟國)이라는 국호를 적어놓은 대목이 있어 우리의 눈길을 끕니다.

백제(伯濟)와 백제(百濟)는 한자만 약간 다를 뿐 같은 음(音)으로 된 글자이며, 또 백제국의 위치가 한강유역으로 추정되기 때문에 여러모로 백제와 일치하고 있습니다. 따라서 상당수의 학자들은 보통 백제국을 백제의 초기 단계로 이해하고 있습니다.

즉, 백제국이 국력을 신장한 결과 국호를 한자 뜻이 더 좋고 세련된 백제(百濟)로 바꾸었다는 것이지요. 한편, 일본 정부에 의해 서기 720년에 편찬된 역사서 일본서기(日本書紀)에는 '위례국(慰禮國)'이라는 명칭이 나오는데, 이는 위례성(慰禮城)에 도읍한 백제를 가리키는 것으로 생각됩니다.

고대에는 도시의 명칭을 그대로 나라 이름으로 사용한 예가 적지 않았음을 감안하면, 위례국이라는 이름도 그다지 어색한 것은 아닙니다. 따라서 만약 일본서기의 위례국이라는 표현이 어떤 근거를 가진 것임을 인정할 경우, 그것이 백제라는 국호보다는 앞선 시기의 국호일 가능성이 높다고 보아도 될 듯합니다. 다만, 그것이 정식의 국호였는지, 아니면 별명과 같은 것이었는지는 아직 가리기 어렵습니다.

삼국사기 [백제본기]의 기록에 따르면, 백제는 성왕(聖王) 16년(538)에 도읍을 웅진(熊津) 곧 지금의 공주지방에서 사비(泗 ) 곧 지금의 부여지방으로 옮기면서 국호를 남부여(南扶餘)로 다시 한번 바꾸었다고 합니다. 그러나 '남부여'라는 국호는 다른 기록에 별반 남아있지 않은 점으로 미루어 보아, 국제사회에서는 물론 백제 내부에서도 그리 오래 사용된 것 같지는 않습니다. 아마도 도읍을 옮길 때 국가 분위기를 새롭게 한다는 뜻에서 국호도 바꾸었지만, 백제라는 국호가 지니는 전통적 이미지가 이미 국내·외에 널리 퍼져있어 오래지 않아 환원시킨 것이 아닌가 생각됩니다.

지금까지 소개한 국호들처럼 널리 알려진 것은 아니지만, 매우 특징적인 명칭도 있었습니다. 바로 응준(鷹準)과 나투(羅鬪)라는 이름입니다.

고려시대의 저작인 제왕운기(帝王韻紀) 에는 "후대의 왕 때에 국호를 남부여라고 한 적이 있으며, 또 응준 혹은 나투라고 칭하기도 하였다"라는 대목이 있는데, 응준과 나투는 모두 조류(鳥類)의 일종인 '매'를 지칭하는 것이라고 합니다. 그렇다면, 응준과 나투는 정식 국호라기 보다는 다른 나라에서 백제를 지칭할 때 사용한 일종의 별명이라고 보아야 할 것입니다. 마침 삼국유사(三國遺事)에는 신라가 선덕왕(善德王) 14년(645)에 건립한 황룡사(皇龍寺) 9층탑의 제5층에 신라의 경계해야 할 적대국으로서 응유(鷹遊)를 적어놓았다는 기록이 있는바, 여기의 응유를 앞서의 응준과 같은 것으로 해석하기도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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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국설화, 낙랑군, 마리, 미추홀, 백제, 비류, 소서노, 십제, 오이, 온조, 온조왕, 위례성, 유리왕, 졸본부여, 주몽, 추모, 해부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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