근현대사 이야기 (NO.7)
번외편 : 마르크스로 <독일철학>과 <사회주의> 이해하기 (2)
- 마르크스 이전의 독일 역사 : 칸트, 피히테, 헤겔 - 자, 그럼 이제 <마르크스>가 깊게 감명을 받았다는 <헤겔>의 철학을 한번 살펴볼께요. 마르크스는 <본> 대학에 입학했지만, 헤겔 철학을 배우고 싶어서 헤겔이 몸 담았던 <베를린> 대학에서 두 학기 동안 공부를 할 정도로 헤겔의 광신도였답니다. 학위도 헤겔이 교수였던 <예나> 대학에서 받을 정도였죠. 자, 그럼 이제, <헤겔>을 좀 알아야 마르크스 철학을 좀 쉽게 이해하겠죠? 근데, 말이죠... 이넘의 헤겔철학은 피히테 철학에서 영향을 받았고... 피히테 철학은 칸트에서 영향을 받았고.... 에휴... 그래서 어쩔 수 없이 <마르크스> 철학을 알기 위해, 쫌쫌쫌~ 위로 올라가서 헤겔 - 쉘링 - 피히테 - 칸트... 등등의 독일 철학자 계보를 좀 살펴봐야겠어요. 하지만 <독일>, 당시에는 <프로이센>이라고 불린 이 동네의 심오하고 방대한 모든 철학을 다 이야기할 수 없으니, 간단히 훝고 지나가볼께요. 그럼, 칸트, 헤겔, 마르크스가 살았던 <독일> 동네 이야기를 한번 간단히 해보죠. 이 동네는 19세기 이전까지만 해도 분열... 분열... 분열... 의 연속인 지역이였습니다. 도무지, 이 동네 아이들은 정상적으로 통일국가를 이룬 적이 없었답니다. 19세기 전에는 <독일 제국>이란게 없었죠. 휴.... 독일 지방은 고대 시대에는 로마 제국의 영토에 있었답니다. 그리고, 중세 초기에는 중부유럽을 통일했던 <프랑크 왕국>에 속해 있었던 지역이죠. 중세시대, <기사도>니, <장원>이니 하는 말 들어봤나요? 독일 지역이 바로 수많은 영주, 기사들이 각각 내 땅이요~ 라고 영토를 나눠가져서 분열되어 있었던 지역이랍니다. 그 영주들 중에서 그나마 힘이 좀 있는 제후가 나라의 짱 역할을 하면서 리더 역할을 했답니다. 그 리더가 이끄는 독일 지역의 나라가 바로 <신성로마제국>이라는 나라였죠. 하지만 분열은 끝이 없었답니다. 15세기가 되었더니, 루터라는 인물이 짠 하고 나타나서~ 종교개혁을 한답시고 전쟁을 일으켜서 독일 지역의 영토가 풍비박살이 났어요. 에휴... 또 얼마 안되서 칼뱅이 종교개혁한다고 하더니만, 이번엔 30년 짜리 전쟁을 하는거에요. 그것도 유럽에서 잘나가는 국가가 다 건너와서 막장 전쟁을 해버렸으니... 전 유럽이 독일 땅에서 피터지게 전쟁을 하는 <1차 유럽 대전>?... 뭐 이런 걸 해 버렸지요. 그러니 이 땅에 평화란 남의 이야기가 되 버린 거랍니다. 그러고 백년 후... 종교 전쟁을 쫌~ 정리하고, 흩어진 동네 기사들이 쫌쫌 제발~ 뭉쳐야지.. 라고 생각할 무렵 동네에서 힘 좀 쓰는 <프로이센>이라는 국가가 독일 지역의 작은 연방국가들을 통솔해서 짱~을 먹으려고 했답니다. 하지만, 쉽지 않았죠. 나폴레옹이라는 걸출한 영웅을 배출한 프랑스와 틈틈이 전쟁을 했기 때문이에요. 생각해보세요. 뭉치기만 하면 잘 나갈 것 같은 지역인데도, 맨날 전쟁만 하면서 피곤하게 살고 있으면 짜증나지 않겠어요? 그래서 이 동네 <지식인>들은 <프로이센>을 무능력한 국가로 생각하기 시작했답니다. 실제로, <프로이센>의 관리들은 상대적으로 도덕적이지 못했어요. 19세기 프로이센이라는 나라의 관리들은 선진국인 <영국, 프랑스>에 비해서 제도나 법률적으로도, 도덕적으로도 수준이 많이 낮았거든요. 나폴레옹이 독일 지역에 있던 <신성로마제국>이란 나라를 멸망시킨 후, <프로이센>이란 국가의 관료들은 개판 5분전 상태였죠. 그래서인지, 독일 지방의 <지식인>들은 도덕, 양심, 이성, 법률, 국가통일... 이런 단어들을 많이 사용했답니다. 그런 지식인 중에서 <도덕과 이성>이라는 말을 직접적으로 던진 사람은 18세기 <칸트>라는 철학자였죠. 자, 그럼 칸트가 생각한 <도덕, 이성, 양심, 국가>라는 말을 <칸트>의 생각으로 한번 읽어볼까요? 칸트 : 거참... 왜 <국가의 역사는 위대하다>라는 교과서의 내용을 그대로 외워야하지? 그리고, 하나님의 말씀이라면서 무조건 <외워고 믿어라> 라고 말하는 종교 지도자들의 말을 왜!!! 들어야하지? 무조건 충성해라, 무조건 믿어라... 라고 말하는 건 <도덕적>인 것이 아냐. 그건 그냥 <절대 복종>하는거지. 우리는 인간이고, 인간은 스스로 생각하는 힘이 있잖아? 즉, 우리는 스스로 생각하는 <이성적>인 존재야. <도덕>이란 것은 우리 스스로 올바르다고 생각하는 걸 지키는 거잖아? 스스로 옳다고 여기는 것을 믿고, 그것이 옳다는 것을 민중에게 알리는 것... 그것이 바로 <계몽주의> 라는 거야. 자, 생각해봐. 우리는 양심에 따라 행동하는 사람들이잖아? 그리고, 양심에 따라 행동하는 <이성>을 가진 사람들이 <도덕>적인 사람들이야. 내가 <순수이성비판>이라는 책을 적었는데, 그 핵심도 바로 이거야. <이성>은 맹목적인 추종이 아니라 <도덕적>으로 행동하고 판단하는 거야. 즉, <도덕>이란 말은, <권력이나 신앙> 이라는 말보다 <이성>이라는 말에 더 가까운거야. 한마디로, 우리가 경험할 수 없는 <천국>의 이야기는 그냥 <신앙>일 뿐이지, 도덕은 아니야. 그리고, <신앙이나 천국>은 지금 살고 있는 세상에서 경험할 수 없는 이야기니깐, 이 세상 이야기가 아니지? 따라서 <신앙>은, 인간이 세상을 살아가면서 배워나가는 <철학>과는 관계없는 이야기야. 자, 이런 칸트의 생각에 좀더 살을 붙여볼까요? <영혼, 우주, 신의 사랑>과 같은 단어들은 우리가 직접 체험할 수 없는 단어들입니다. 그런 고차원적인 것들을 연구하는 것을 <형이상학>이라고 하는데, 그건 과학적으로 증명되지 않고, 우리의 생각, 즉 <이성>으로 알 수 없는 것들이죠? 그래서 칸트는 이렇게 말한답니다. 우리가 과학적(이성적)으로 알 수 없는 것이라면 그 무엇이 되었든 그건 <철학>이 될 수 없다. 그럼, 우리가 직접 알 수 있는, 즉 이성적으로 확인할 수 있는 것은 무엇일까요? 그건 우리가 살고 있는 시간, 공간과 그 속에서 이루어지는 여러 가지 <경험들>이랍니다. 내 스스로의 의지에 의해서 약속하고, 행동하고, 경험한 것들이 곧 내 <이성>으로 판단한 것들이고, <도덕>적으로 옳은지 판단할 수 있는 행동들이지요. 그래서인지, 칸트는 아주 엄격하게 시간을 지킨 사람으로도 유명하답니다. 그는 항상 매일 아침 정각 5시에 일어났고, 오후 3시 30분이면 산책로를 뛰고 있었던 사람이라고 해요. 그리고 자신에게 맹세한 것은 꼭 지켜야 했고, 자신이 경험한 것들에 대해서 <도덕적으로 옳은지 판단하는 시간>이 있었답니다. 그럼, 칸트의 생각대로라면 철학이 해야 할 일은 무엇일까요? 당연히 신에 대한 복종이나, 사후세계에 대한 이야기 같은 건 절대 아니겠죠? 칸트가 생각한 철학은, 그의 책에 따르면 최소한 3가지가 있어야 한답니다. 그럼 이 철학자의 이야기를 가상으로 엮어서 들어볼까요? no 1 : 음... 철학이란 말이지...인간의 생각, 즉 이성으로 파악할 수 있는 것을 대상으로 한단다. 우리가 <이성>으로 판단할 수 있는 것은 수학이나 물리학처럼 과학적으로 이해할 수 있는 것들이지. 따라서 철학의 첫 번째 조건은 <과학 또는 이성>으로 증명할 수 있는 현상을 아는 거야. no 2 : 그럼 철학의 두 번째 조건은 무엇일까? 철학은 <과학적>으로 증명되어야 하기 때문에, 우리가 살아가는 시간과 공간에서 이루어지는 거야. 그럼 우리가 살아가는 공간은 신의 공간이 아닌 현실의 공간이겠지? 그럼 이 현실 공간에서 우리가 <도덕>이니, <이성>이니 하는 것들을 이야기한다면, 그건 우리 스스로 <양심적인 것이다> 라고 판단할 수 있는 이야기를 말해. 즉, 도덕적 판단은 신이 아닌 인간이 하는 것이지. no 3 : 마지막으로, 철학은 <천국이나 신앙>의 이야기가 아니라 현실의 이야기이기 때문에, 현실의 아름다움에 대해서 이야기 해야 돼. 따라서 현실에 대한 아름다움을 이야기하고, 그것을 판단하는 학문들도 철학의 범위에 들어가는 거지. 그럼 칸트의 말대로 과학적으로 무엇인가를 증명하고, 도덕적 양심을 지키며, 아름다움을 판단하는 것은 누구일까요? 바로 인간 자신이겠죠. 그래서 칸트의 철학에서는 <자아>라는 말이 나온답니다. 자아, 즉 내 자신이 바로 철학적 삶을 살아가는 유일하고도 절대적인 원리가 되는 거죠. 자, 이런 칸트의 철학은 그 이전에 세상을 살았던 <기독교 철학자>들의 주장과는 많이 다르답니다. <신의 은총>이나 <천국과 지상의 조화> 등등의 말들은 칸트 철학에서 빠져 있죠. 그냥 있는 현실을 말하고 비판하는 입장을 가지고 있었기 때문에, 이 사람을 <계몽주의>, <비판주의> 사상가라고 말한답니다. 또, 이 사람부터 <현실적이고 과학적인 사고>를 철학의 주제로 삼았기 때문에 칸트를 <독일 고전철학의 아버지>라고 부르기도 하죠. 자, 이번에는 칸트 철학을 좀더 확장시킨 철학자를 한번 볼께요. 이 사람의 이름은 <피히테>랍니다. 피히테는 칸트를 너무나 존경해서, 칸트의 관심을 끌어보겠다고 4주일만에 <모든 계시에 대한 비판적 시론>이라는 책을 쓴 사람이랍니다. 요즘 말로 칸트 빠~돌이었죠. 근데 말이죠. 출판업자의 실수였는지는 모르겠지만, 이 책은 저자 이름이 찍히지 않고 출판되었답니다. 그런데, 유럽 사람들은 책의 내용만 딱~ 읽고 <아~ 칸트가 쓴 책이구나>라고 생각해 버린 거죠. 책을 읽을 사람들은 다 읽고, 이 책이 칸트 책이 아닌 피히테 책이라는 것이 알려지자, 피히테는 졸지에 유명인사가 되 버렸답니다. 이 책의 핵심은 이거에요. 피히테의 주장을 한번 살펴볼까요? 피히테 : 나는 <종교>는 철학이 아니니깐 일단 빼고, 현실 속에서 인간 스스로 <이성>을 갖고 판단해야 한다는 칸트의 생각을 믿고 있어. 근데 말야. 한가지 궁금한게 있어. 대체, 종교라는 건 현실적인 이야기도 아닌데, 어떻게 긴 시간동안 사람들에게 믿음을 주었을까? 아마도, 죽은 뒤에도 천국에서 행복하게 살 수 있다는 믿음이나 계시가 있기 때문이겠지? 그럼, 하나님의 계시가 정당하다는 믿음은 어떻게 갖게 된 것일까? 실제로 신을 만났기 때문에? 신은 무조건 옳기 때문에? 아냐. 그건, <하느님의 말씀> 즉, 종교의 내용이 우리 현실에 살아가는 인간의 <윤리>나 <도덕>과도 딱 맞기 때문이야. 신이 아무리 절대적이라고 해도, 우리가 살고 있는 세상의 법칙에도 맞아야만, 우리가 믿을 수 있을 거야. 신이 세상을 법칙을 무시하고, 인간에게 불행을 가져다 준다면 우리는 그것을 신이 아니라 <악마>라고 부르지 않겠어? 결국, 하나님이란 존재를 인간들(자아)이 <이성>적으로 판단해서 도덕적이고 정의롭다고 판단하기 때문에, 신의 존재를 믿고 신의 계시를 당연하다고 생각하는 거야. 즉 결론적으로 말하자면 피히테는 칸트보다 더 <현실적>인 사람이었답니다. 피히테는 교회에 대해 칸트보다 더 비판적이었죠. 종교를 순수한 믿음으로 파악하지 않고, 현실 <윤리>라는 틀에 집어넣어 버린거에요. 잘 생각해보세요. 피히테는 종교를 이야기하는 것처럼 보이지만, 사실 하고 싶은 이야기는 종교도 결국 현실을 살아가는 인간들이 생각하는 <도덕>에 맞아야 한다.... 그거잖아요? 인간에게 가장 필요한 것은 <도덕(윤리)>이고, 인류의 존재 근거나 모든 지식의 근거가 바로 <도덕>이다... 라고 말하고 있는 거죠. 그리고, 이 절대적인 윤리를 실천하는 것은 바로 인간의 자아이기 때문에, 모든 절대적 진리의 출발점은 나 자신, 즉 자아인 것입니다. 즉, 칸트가 말하는 <순수이성비판>이니, 피히테가 말하는 <이성국가>니 하는 말에서의 <이성>이란 말은 걍... <하늘의 종교>보다는 <현실의 도덕>이란 말 쪽에 훨씬~ 가깝답니다. 그래서일까요? 그 말이 맞아요~ 라고 믿은 피히테의 제자 한명이 <모든 믿음은 순전히 도덕일 뿐이다>라고 논문을 적어 버린거에요. 그래서 피히테는 제자 덕분에 종교인들에게 비난을 듣게 되죠. 피히테는 하나님을 무시하는 <무신론자>라는 비난을 들었고, 그를 옹호하려고 했던 문교부장관 <괴테> 선생만 <피히테는 그런 사람 아니에요~> 라고 말하면서 고생을 했다고 하네요. 그런데 그 무렵.... 독일연방을 이끌던 <프로이센>이 나폴레옹의 군대에게 박살이 났어요. 피히테를 비롯한 독일의 철학자들은 부패한 조국이 전쟁에 진 것을 오히려 환영했답니다. 왜냐면, 부패한 조국 <프로이센>보다도, 자유-평등-박애의 정신으로 무장한 프랑스 혁명군이 좀 더 <도덕적>인 군대라고 생각했거든요. 베토벤이라는 음악가도 나폴레옹을 인류의 자유, 평등을 실현해주는 영웅이라고 생각하고 <영웅 교향곡>을 지었다는 일화가 있잖아요. 그런데 어느 날.... 그 인류의 구원자 나폴레옹이 자유와 평등 사상과는 전혀 관계없이, 지가 직접 황제가 되겠다고 왕관을 써 버렸답니다. 독일인들을 분노했죠. 결국, 나폴레옹은 황제가 되려는 야심가에 불과한 인간일 뿐이었으니까요. 뭐, 베토벤도 짜증을 내면서 <영웅 교향곡>을 찢어 버렸다나 하는 일화가 있어요. 구체제와 부패한 귀족관리들을 무찌른 줄 알았던 프랑스의 영웅이 사실은, 욕심에 가득차서 조국 프로이센을 침략한 망나니에 불과했던 거죠. 그리하여 <피히테>는 <독일 국민에게 고함>이라는 유명한 연설을 하고, 부인과 제자들을 이끌고 <프랑스에 대한 해방전쟁>에 참여했답니다. 그러다가 부인이 전쟁중에 장병들 간호하다가 장티푸스에 걸렸는데, 그걸 극진히 간호하던 피히테는 오히려 자신이 병에 전염되서 죽고 말았어요.... 이 무렵 피히테는 이런 생각을 하게 되었죠. 세상의 절대적인 <자아>를 지키기 위해, 인간이 꼭 누려야 할 자유와 평등, 그리고 인류의 해방을 위해서는 참된 국가가 필요하다는 생각 말이죠. 부패한 프로이센 관리의 국가가 아니라, <도덕>이 지배하는 이상적인 유토피아 국가말입니다. 칸트와 피히테는 도덕이나 윤리를 인간의 <이성>이라고 이야기했어요. 그래서 피히테는 <이성국가>만이 독일인들의 국권회복과 민족의 영광을 가져올 것이라고 생각한 것이랍니다. 그래서 일까요? 피히테는 <자아, 윤리, 이성, 개인해방>이라는 칸트의 이야기를 하고 있으면서도, <이성국가, 국가주의>라는 이야기도 동시에 하게 되었네요. 모순적인 철학자가 되고 만 거죠. 자, 그럼 이제, 칸트와 피히테의 철학을 받아들였지만, 결국 자신만의 독창적인 철학을 완성시킨 위대한 독일의 철학자 <헤겔>에 대해서 이야기해 볼께요. 다음 장에서 헤겔과 마르크스의 철학 이야기를 하다보면, 독일 철학의 계보가 어느 정도 완성될 거라고 생각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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