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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호 16국 시대의 개막 - 5호가 내려와 진을 몰아내다

이번 장에서는 5호 16국 시대가 시작된 배경은 5호의 중국 진출에 대한 내용을 포스팅 해보겠습니다. 5호란 흉노, 선비, 저, 갈, 강족을 말합니다.

1. 만리장성을 사이에 두고 끊임없이 다투다

5호는 고대 사회 이래 중국이 선진 문물을 수용하지 못한 미개민족으로 분류한 <오랑캐>를 말합니다. 주나라 시대 <중화사상>의 기틀이 마련된 이후 <황하문명>에 소속되지 못한 비문명 지역을 <오랑캐>로 규정하였습니다. 그러나 춘추시대 이후 양자강 유역의 개발이 시작되면서, 양자강 유역의 오, 월, 초 등이 중화문명에 소속되었고, 서방의 진이 중국을 통일하면서 중화 문명권은 서방의 진 ~ 남방의 양자강 ~ 북부 황하유역을 경계로 삼게 되었습니다.

따라서 이 문명권을 벗어난 지역은 모두 <오랑캐>의 지역이라고 규정하였고, 진시황, 한무제 등은 오랑캐 문화권인 북방 흉노족과 끊임없이 전쟁을 벌였습니다. 때로는 이 흉노 원정이 국가 멸망을 단축시키는 결과를 초래하기도 합니다. 진의 만리장성 축조, 한무제의 무리한 흉노 정벌 등은 당시 통일된 중화 제국에 분열을 초래하기도 합니다. 하지만, 어떠한 강력한 중국의 통일왕조도 이들 유목문화권을 완전히 정벌하지는 못하였습니다.

즉, 만리장성을 두고 북방문화권의 유목민족과 중화문화권의 중국왕조는 끊임없이 대립하였습니다. 그리고, 중화문화권에 강력한 왕조가 있던 시기에는 두 문화권이 충돌하는 경우가 잦았습니다. 하지만, 후한의 멸망 이후 서진 시대의 혼란한 중화민족의 사회상은 이 두 문화권의 주도권이 완전히 북방으로 넘어가게 되는 계기를 마련합니다.

북방 문화권의 유목민족들은 중국의 혼란을 틈타서 따뜻한 농경사회로 침투하기 시작합니다. 이미 유비, 조조 등의 이민족 이용 정책으로 중화지역에 진출한 유목민들은 용병으로서 활약한 경우가 있었습니다. 그리고 서진 시기에는 이제 대놓고 만리장성을 넘어 중화지역에 터전을 잡기 시작합니다. 이러한 이민족의 중화진출에 신호탄을 쏜 민족은 가장 치열하게 중화민족과 대립하였던 <흉노>민족이었습니다.

2. 후한기에 이미 장성을 넘은 이민족들이 많았다.

5호의 진출이 후한 멸망 이후에 본격화 되었지만, 실제로는 후한기에 이미 5호가 중국 내부에 거주하고 있었습니다. 이미 전한의 멸망과 신의 건국 및 멸망으로 지방분권적 호족사회로 나아가고 있었던 한 제국은 후한기에 접어들면서 이민족의 중화 거주에 대하여 확실하게 통제하지 못하였습니다. 특히, 남흉노가 중국에 복속하면서 만리장성 이내에는 오랑캐 민족이 거주하는 특이한 현상이 발생하였습니다.

특히 삼국시대의 호족들은 자신들의 세력을 넓히기 위해 적극적으로 이민족들을 활용하기 시작합니다. 끊임없이 남방을 괴롭혔던 강족은 회유책으로 중국내 거주를 인정받았고, 저족도 중국내지로 이동하였습니다. 이 저족과 강족이 중국 서북방의 중요 거점인 관중일대에 정착하면서 이민족은 쉴세없이 밀려들기 시작합니다.

물론 강통과 같은 지식인들은 이민족을 만리장성 밖으로 몰아내어 훗날의 화근을 막아야 한다며 선견지명이 있는 주장을 하기도 하였습니다. 이것을 보통 <사융론>이라고 하지만, 당시 혼란했던 시대상황 속에서 이민족을 이용해야 했던 국가세력은 이러한 주장을 묵살하였습니다. 즉, 이민족은 5호 민족이 중국내에 거주하면서 한민족과 이민족이 섞여 이민족 중심의 <새로운 국가>를 건설하게 됨으로서 새로운 시대가 개막됩니다.

역사에서는 이것을 <호한체제 : 오랑캐와 한족의 공존체제>라고 부릅니다. 실제 이후 중국사에서는 당, 송, 명과 같은 중국 전통 왕조와 요, 금, 원, 청과 같은 이민족 왕조들이 서로 주도권을 잡으면서 중원을 장악하는 형국으로 흘러갑니다. 실제 중국사에서 절반은 이민족 왕조가 주도권을 잡고 있었습니다. 현재 중국 정부는 이러한 이민족 왕조를 자국사로 편입하여 <중국사 내의 소수민족 시대>라고 규정하는 움직임이 있습니다. 이것도 동북공정, 서북공정, 티벳정복 등의 중국 역사 왜곡과 맞물려 <중화 중심 세계주의>를 구성하는 하나의 이데올로기가 되고 있네요.

3. 5호는 국가를 세우다

5호란, 중국문명권이 약해진 틈을 이용하여 중국 북방을 점령한 이민족을 일컫는 말입니다. 5호는 <흉노, 저, 갈, 강, 선비> 등 유목민족을 말합니다. 이 5호의 국가들이 중국 북방을 점령하고 각각 16국을 건국하는데, 이 시기를 북방 5호 16국 시기라고 합니다.

5호 16국 시기의 시작은 316년 서진이 망하여 동진 정권으로 이동한 것을 기점으로 합니다. 중국 왕조인 서진은 흉노 추장의 반란(영가의 난)으로 멸망하게 되는데, 이 때부터 이민족들이 북방의 정권을 잡아 각각 다양한 왕조를 건설하였으며, 439년 북위가 북방을 완전 통일할 때 까지의 시기가 5호 16국 시기입니다.

먼저 5호 중 주도권을 잡은 것은 흉노의 한족입니다. 흉노는 중국 영토에 선이주한 흉노 지배층과 결탁하여 <한화된 흉노>를 바탕으로 <한>이라는 나라를 건설합니다. <한>의 명칭에서도 알 수 있듯이, 철저한 한화정책을 실시하여 중국 한나라의 민족을 규합하려고 했습니다. 하지만, 서진의 멸망으로 선비, 저족 등이 중국에 물밀 듯이 들어오게 됩니다. 서진이 망한 뒤 사마예는 사마씨의 2번째 정권인 동진 정권을 양자강 유역에 건설하여, 중화 민족은 남부에서 다시 세력을 규합하기 시작합니다.

<한>이 내분으로 망한 뒤 다시 정권을 잡은 것은 갈족의 <전조>였습니다. 전조는 북중국을 통일하고 중국 남조를 토벌하여 중국을 통일하려고 했지만, 내분으로 멸망합니다. 이후 저족의 <전진>이 화북을 통일하였고, 이 전진의 위세는 남부 중화 국가를 바로 토벌하고 중국을 통일할 듯이 보였습니다. 그러나, 전진의 유명한 황제 부견은 어이없게도 <비수의 전투>라는 역사상 유명한 전투에서 패하고 맙니다.

부견은 유리한 위치에서 기습, 야습, 매복 등으로 쉽게 이길 수 있었음에도, <싸움은 정당해야 하므로, 평지에서 정당하게 군사력으로 싸워야 한다>라는 이론을 내세우다가 패한 것이지요. 결국 부견은 전쟁에 지고 이후 살해됩니다. 부견의 <전진>이 망한 다음 북방 이민족 국가는 북위, 후연, 후진 등이 각축을 벌이다가 선비족의 <북위>가 통일하여 5호 16국 시대가 끝나게 됩니다.

이 5호 16국 시대가 북방에서 지속되는 동안 남방의 중화국가들은 동진 - 송 - 제 - 양 - 진으로 이어지는 남조 국가 시대를 열어갑니다. 그럼 다음 포스트에서는 동진 정권부터 시작해서 5호 16국 시대의 남방 정권들을 살펴보도록 하죠. 북위가 북방을 통일한 이후에는 5호 16국이 끝났으므로, 북위 vs 남방정권의 <남북조>시대라고 부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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