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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H I S T O R I A > 2008 중국 근현대사 이야기

(1) 1834-1860 근대화의 시작 : 백련교도의 난과 영국의 자유무역체제

1800년대 근대로 넘어가는 시기 중국의 상황은 어떠했을까요?

18세기 건륭제 이래 최고의 전성기를 구가하던 아시아의 맹주 <청>은 19세기가 되면서 점차 쇠퇴하기 시작하였습니다. 그 이유는 여러 가지가 있겠지만, 가장 먼저 말할 수 있는 것은 18세기의 평화로 늘어난 어마어마한 인구를 감당할 수 있는 시스템이 전근대 사회에 없었기 때문이지요.

18세기 최고의 절정기를 맞이한 <청 왕조>의 인구는 세계인구의 1/4를 넘어서는 5억에 이르기 시작합니다. 청은 이 엄청난 인구에서 걷어들인 세금으로 국가 재정을 넉넉히 할 수 있었습니다. 청조 중기 이래의 세금을 걷는 방식은 <지정은제>에 기초하는데, 지정은제는 여러 잡세를 모두 토지로 묶어 토지에서만 세금을 충당하였고, 세금을 내지 않는 열외자도 상당수 있었습니다. 청조 재정의 넉넉함을 알 수 있는 대목이지요.

그러나, 이러한 자본을 회전시키는 능력이 청조에게 부족했던 것 같네요. 5억의 인구를 부양하는 대국이라면, 당연히 그에 걸맞는 생산력의 발전이 뒤따라야 합니다. 서양에서는 18세기 이래 꾸준히 진행되고 있던 산업혁명을 <중국>에서는 생각하지 못하였습니다. 중국사회도 양명학, 고증학 등이 발전하면서 <실용적인 기술 발달>을 생각하기는 했지만, <실용적>이라는 부분은 주로 <농업, 상업, 수공업> 등의 전통적인 기술부분에 국한되어 있었습니다. 4억을 넘어서서 5억으로 가는 인구를 먹여살릴 기술은 되지 못했던 것이지요.

19세기 중국은 인구에 비해 토지개발이나 기술력 향상 부분이 너무 뒤쳐져 있었습니다. 그래서 엄청난 재원과 국가 번영에도 불구하고 빈부차가 심해졌고, 사회적 문제에 대한 대처 능력이 현저히 떨어졌습니다.

이러한 빈부차와 기술의 부족은 <하층민>들의 불만을 가져오게 되었고, 19세기부터 중국은 잇단 반란이 일어나기 시작합니다. 거기에 각종 자연재해가 겹치면서 중국 내지인들의 불만이 쌓여갑니다. 또, 청 왕조의 전성기부터 시작된 영토 확장과 변경 지역으로의 이민 문제 역시 중국민과 토착민간의 불화를 조장하기도 하였습니다.

이러한 사회불안은 결국 <청> 왕조가 중국 전통 왕조가 아닌 <이민족인 여진족 왕조>라는 부분을 수면 위로 끌어올리기 시작합니다. 잇다른 반란과 비밀결사 단체들은 <중화민족>이라는 기치를 내걸기도 하고, 농민 결사단체들은 중국 전통 사회의 반란 형식인 <불교의 미륵불>을 내세우며 반란을 일으키기도 합니다.

이러한 시기에 가장 큰 비밀 결사단체로서 정부에 대항한 것이 바로 <백련교>였습니다. 백련교는 <미륵불이 나타나 천국을 세운다>는 이념을 가진 종교적 비밀 결사였습니다.

백년교도들이 난을 일으키다.

백련교는 원래 중국 당나라 이래 지속되어온 비밀결사단체입니다. 이 단체는 원래 불교의 정토종 계열에서 출발한 단체입니다. 백련교라는 명칭은 정토종의 시조인 석혜원(동진 사람)이 백련사를 만들어 중생의 안녕을 기원한 것에서 출발하므로, 백련교는 중생들의 평안을 위한다는 <대중적>인 모습을 가지고 있습니다.

이 백련교는 남송의 모자원이 종교결사운동을 하면서 백련종이란 종파를 만들면서 세상에 알려지게 되었습니다. 백련교는 미륵불은 아미타불을 모시면서 경건한 마음으로 계율을 지키는 종파입니다. 또 선종의 종파이므로, 딱딱한 경전보다는 <염불>을 외워는 참선을 중요시 합니다. 즉, 살생, 도둑질, 술, 여자 등을 멀리하면서 세속보다는 <이상>을 추구한다는 이념을 가졌기 때문에 탈속적인 비밀단체였습니다.

이 단체가 중국 송, 원, 명, 청이라는 중세 시기에 백성들의 반란에 종종 이용된 것은 바로 이러한 대중적이면서도 탈속적이고, 미륵불의 구원이라는 내세사상이 있으면서도, 교리가 쉬웠기 때문입니다. 원나라 때의 백련교는 몽골에 대한 반항단체로서, 명대의 백련교는 농민핍박에 대한 대항단체로서, 청대의 백련교는 여진족왕조에 대한 비밀결사단체로서 <농민반란의 진원지>가 되곤 하였습니다. 따라서, 백련교는 때에 따라 민족주의단체였고, 어떤 때에는 반정부적 테러단체였고, 또 어떤 때에는 쿠테타의 리더로서의 역할도 하곤 했죠. 백년교는 중국 농민들 사이에 불교, 도교, 백련교라는 3대 종교가 있다는 생각을 머릿 속에 각인시킨 대형 종교였습니다.

청나라에서는 끊임없이 백년교를 탄압하면서 몰아내려고 하였습니다. 그러나, 1789년 백년교도들은 더 이상 참지 않고, <청조 타도> 및 <미륵불 세상의 강림>을 외치며 10여년간의 대 정부 투쟁에 들어갑니다. 처음에는 <백련교> 중심으로 일어난 반란이 점차 농민들과 반청인사들에게 영향을 주어 <백련교의 난>은 중국 전역에 바이러스처럼 퍼졌습니다. 청나라는 백년교의 10년 난을 진압하기 위해 국가 총 예산 5년분을 쏟아부었고, 엉청난 재력을 가진 청 왕조도 결국 재정난으로 휘청이게 됩니다. 청이 영국 등 대외 국가와 효율적으로 싸우지 못한 가장 큰 이유중의 하나가 바로 백년교로 인한 국가 재정 파탄이었습니다.

백년교의 교리가 반란과 연결되는 부분을 볼까요?

우리에게 가장 익숙한 백년교도들의 이야기... 하면 바로 김용의 영웅문 3부에 나오는 <의천도룡기>의 이야기일 것입니다. 백년교는 비밀결사단체인 만큼 여러 가지 이름으로 불리었는데, 그 중 원나라의 지배에 항거하여 밝음의 단체를 지향한다는 뜻에서 <명교>라고 불린 적도 있죠.

초기 백련교의 교리는 페르시아 계통의 서역불교의 영향도 많이 받았다고 합니다. 그 교의는 조로아스터교 등에서 보이는 <선신과 악신>의 투쟁이라는 개념이 뚜렷하게 드러납니다. 세상에는 명(明), 암(暗)이라는 두 개의 세력이 있는데, 명은 곧 <광명>으로 불과 밝음을 의미합니다.(조로아스터교의 선신이 곧 불을 의미하죠.) 이 불의 세력의 대표는 지상을 구원하러 내려오는 불교의 미륵불인데, 미륵불은 암흑의 세력을 물리치고 세상을 구원합니다. 그리고 무생노모라는 늙은 부처가 속세의 사람들을 진공가향이라는 하늘 세상으로 데려갑니다. 미륵불, 석가불, 연등불 등은 무생노모가 지상이 어려울 때마다 파견한 파견된 부처들입니다.

무생노모에게 기원하기 위해 향을 피우는 것을 소향이라고 합니다. 향을 피우는 것은 미륵불과 명왕을 믿고 따른다는 것을 보여주는 의식입니다. 무생노모는 모든 이들을 사랑으로 감싸기 때문에 신분과 성별, 나이와 상관없이 모든 이들을 <백련교>의 품으로 받아들입니다.

백련교는 무생노모가 부처들을 파견하지 않은 현재 세상은 항상 암흑으로 봅니다. 그러나, 지금의 암혹세력들은 미륵불이 내려오면 모두 파괴될 것이고, 구제도의 파괴를 통해 세상은 <사랑>을 얻게 될 것이라고 말합니다.

그리고, 그 새로운 세상을 기다리는 예언자와 신도들의 단체가 바로 <백련교>입니다. 따라서 백련교의 예언자들은 무생노모의 힘을 받아 치유의 힘을 가지고 있습니다. 믿음이 강할수록 치유의 힘이 강한데, 부적, 무술, 기공, 주술 등의 힘을 갖고 있다고 믿습니다. 이 힘을 발휘하면서 사람들을 끌어모으고 스승과 제자 관계로 교단을 정비해 갑니다. 백련교는 내외에 문파가 무척 많고 세력이 방대하여 수많은 문파가 각각의 이름으로 존재하면서 백련교의 하부 지부로 활동합니다. 지도자의 이름도 각각 다르고, 선교 방법도 다르므로 일반인들은 자신들이 백련교인지 모르고 가입하기도 합니다. 대양교, 청향교, 대승교, 십자교, 분향교, 혼원교, 노군문교, 청차문교, 팔침교 등등의 명칭들은 모두 백련교의 명칭입니다. 이러한 방식은 왕조에 대항하는 비밀결사로 적합하였습니다. 또, 경문을 노래로 만들어 부른다던가 저자거리에서 주술적 힘을 보여준다는 등의 방식으로 알게 모르게 민중에게 침투해 들어갑니다.

백련교에서는 <사해의 모든 사람의 형제고 가족이다>라는 말이 있습니다. 백련교의 교주는 구제도가 파괴되고 새로운 세상이 올 때까지 모든 사람들읠 형제 가족처럼 아끼고 보호하며, 신도간 신분을 없애고, 남녀평등을 실현하는 것을 교주의 역할이라 생각하였습니다. 따라서 이 종교는 농민층에게 호응을 얻을 수밖에 없었던 것입니다.

백년교와의 10년 투쟁으로 영국과의 투쟁을 준비할 겨를이 없었다.

18세기 청조는 세계 최고의 국가라는 자부심을 가지고 있었습니다. 그러나 19세기, 그 막대한 자금을 가지고서도 사회 체제를 개혁하기는커녕 백년교와의 혈전으로 재정난에 허덕이게 된 청조는 때마침 밀려오는 서양세력의 도전을 막을 힘이 없었습니다.

18세기 영국은 조지 매카트니가 청조 건륭제에게 무역을 건의 했다가 소위 말하는 <쪽팔림>만 경험하고 떠나게 됩니다. 영국은 그 이후 계속적으로 청과의 <자유무역협정>을 맺을 것을 주장하지만 청은 영국과의 조공 관계만을 주장해왔습니다.

중국에는 물자가 풍부하여 없는 것이 없다. 우리는 애초에 외국 오랑캐의 물건에 기대어 없는 것을 얻어 편리를 도모하려는 것이 아니다.

다만, 우리나라에서 생산되는 차, 도자기, 비단은 너희 서양 각국에게 필수품이 된다고 하니, 내 그것을 불쌍하게 생각하여 은혜를 베풀고자한다. 아모이에 서양 상점을 열어 일상 생활에 도움이 되고 은덕을 입도록 했던 것이다.

지금 너희 나라의 사절은 이와 같이 정해 놓은 것 이외에 더 많은 것을 요구하는 것 아닌가? 이것은 우리가 먼 나라 사람들에게 은혜를 베풀어 사방의 오랑캐를 어루만져 기른다는 정신에 거스르는 일이다.

- 영국 사절 매카트니에게 내린 건륭제의 칙서, 1793 -

즉, 전성기의 청은 영국 등 서양이 무역을 요구할 때마다 <조공무역>을 고집합니다. 서양은 국가간 대등한 자유무역을 원하지만, 당시 세계 국가인 청은 서양의 무역체계를 이해할 필요가 없었고, 서양에서 가져다 쓸 필요한 물건도 없었습니다. 산업혁명기의 영국 양모보다 청의 수공업 양모옷이 인기있었고, 차와 도자기 등의 중국 물건은 서양인들이 원했던 것일 뿐 중국인들이 사다 쓸 물건이 많이 않았기 때문이죠.

그러나, 19세기 중국 사회의 불안으로 이러한 무역 체계가 점차 바뀌게 됩니다. 특히, 19세기 이후 영국이 삼각무역을 통해 <아편>을 중국에 팔기 시작하면서 전세가 뒤집어지죠... 자, 그럼 본격적으로 중국 근대화 과정으로 넘어가 보겠습니다. 다음 장에서 다룰 내용은 중국 최초의 근대 조약인 <남경조약>과 아편전쟁에 대한 이야기입니다.

다음 장부터는 지도와 도표를 많이 첨부해서 이야기를 해보도록 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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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김인경 2008.02.13 10:47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잘 읽었습니다.
    도움이 많이 되네요.
    참고 서적 적으신 부분이 인상적이네요.
    티스토리에서만 되는 건가요? 아니면 직접 만드신건가요?

  • 이웅규 2010.01.28 00:43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블로그의 전체적인 수준이 무척 높고 탄탄하여 놀랐습니다.
    그런데 중국사 이야기에서 명나라 부분은 아예 없고, 청나라도 근대부분밖에 없는데,
    혹시 연재 계획이 없나요?
    개인적으로 명나라 시대가 많이 궁금합니다.
    혹자는 명나라가 중국사에서 몽골족에게서 중국을 되찾은 것 빼고는 아무것도 볼게 없다고 하는데,
    히스토리아에서 연재 해주시면 안될까요?^^;;

    • Favicon of https://xn--2n1bk9rtmh26jp7fdva.com 한국빅데이터교육협회 2010.01.30 19:58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역사라는 게 범위가 너무 넓어서
      이것 저것 다 적고는 싶은데 적을 짬이 안나네요...
      명나라 이야기가
      중국 드라마에도 자주 나오고 잼나는 부분이지만
      적을 시간이 없네요 ㅎㅎ
      죄송합니다.
      나중에 중국사에 푹 빠질 때가 오면
      그 때 적어볼께요~

  • 홍시 2012.08.22 10:15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정말 잘읽고있습니다. 어려운부분도 이해가잘되고 도움많이얻고있어요 감사합니다^^

  • 홍시 2012.08.22 10:16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정말 잘읽고있습니다. 어려운부분도 이해가잘되고 도움많이얻고있어요 감사합니다^^

  • 용가리 2013.11.13 16:07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잘읽고있습니다. 중국 출장이 많다보니 자연스레 중국 관련 소설을 읽다가 역사도 궁금해졌는데.... 많은 부분 도움이 됩니다.
    감사합니다.

  • 나행복 2014.12.07 00:27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오랜 중국역사를 다른 분들도 개략적으로 기술한 것을 볼 수 있는데 이것은 시대순으로 기술되어 이해하기 좋습니다.
    그런데 우리 역사서를 생각하면 아쉬운 점이 많아요. 인정하지 않는 역사도 그렇고 일본과 중국의 조작도 그렇고 왜 우리 역사는 그렇게 기록되지 못했을까요? 삼국사기도 김부식이 금나라 황제에게 지어 바친 것이라고 무시하거나 신뢰하지 않고, 삼국 이전의 역사는 없고, 말도 많고 탈도 많아 생각할 수록 안타까울 따름입니다.